검은 고양이가 안내하는 세계 - 정선엽 장편소설
정선엽 지음 / 시옷이응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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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문득 상상력 가득하고 생기발랄한 귀여운 소설이 읽고 싶었다. 제목부터 마음에 들어 선택한 소설 '검은 고양이가 안내하는 세계' 펼쳐서 읽은 책은 기대했던 귀여움과 설레임이 있었고, 설명되지 않은 아쉬움도 있었다. 새콤달콤한데 뒷맛이 약간 아쉽다. 대체 무얼 기대했던 걸까.

등장하는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혼자만의 세계에 빠지는 나나가 있고, 미성년자의 출입을 금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DVD 대여점'과 29일의 블루문, 그리고 이 세계의 안내자. 귀여운 환상성과 귀여운 상상력이 매력적인 소설이다. 한 가지 아쉬운 건 검은 고양이가 안내하는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면을 읽으면서 어떤 상상의 세계가 펼쳐질지 여러모로 기대가 되었다. 막상 펼친 소설은 이런저런 사건사고 없이 물 흐르듯 지나간 느낌이랄까. 기대치가 컸는지 뒤로 갈수록 무언가 채워지지 않은 아쉬움이 들었다. 뒷얘기가 나와도 괜찮을 것 같은 소설.

성장과 어른이 되는 것에 대한 은밀한 호기심과 비밀을 살짝 엿보는 것 같은 소설이다. 이런류의 일본 청춘 만화를 본 것도 같은데,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과거와 멀어져서 옛날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그립긴 그립나 보다 주인공들의 대화나 이야기를 보면 엄마 미소를 짓게 된다. 시작부터 끝까지 귀엽다. 다 좋은데, 다 좋은데 왜 이렇게 자위에 집착하는 거지? 미성년자나 19금 영화로 대표되는 타란티노의 영화가 나온 걸 보면서 알 것도 같았지만, 굳이 계속 나와야 했나. 주인공도 상큼하고 캐릭터들의 대사도 귀염귀염해서 잘 어울리지도 않았고, 이해가 되지 않아 중간중간 뭔가 뒤통수 맞는 느낌이었다.

검은 고양이가 안내하는 상상의 세계를 조금 아쉬워하고 또 그리워하며,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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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려치우기의 재발견 -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야 할까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송현정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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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야 할까

표지에 있는 한 문장으로 인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매번 묻게 되는 질문, 한 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야 할까? 일본인인 저자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특유의 문화를 비판하면서 '자기중심 심리학'을 들고 나왔다. 내가 고통스럽고 힘든데 끝까지 해야 할까? 정말 그것이 옳은 것일까? 회사에 들어갔으면 3년은 다녀야 하지 않아? 커리어를 쌓아야지, 사회에서 상식처럼 통용되는 이야기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라고 말한다.

이 책의 부재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에 가깝다. 우리가 한 가지 일을 지속한다는 것은 정말 좋아서 하는 것인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라 묻는 책. 전자라면 축복받은 인생이겠지만, 후자라면 굳이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생각하라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때, 우리는 원하는 일을 보다 즐기며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때려치우기 기술'이 필요하다.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당신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끝까지 노력해도 그 끝은 없다

완벽한 상태란 언제 올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과 이야기를 전해주는 챕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우리는 보다 완벽한 삶을 지향한다. 자신의 삶을 과시하려 한다. 그러한 욕망이 낳은 SNS의 폐해, 그런데 그 욕망이 채워지기는 할까? 이때 필요한 것이 작심삼일 작전이라고 말한다. 어중간한 시점에 자신의 만족을 위해 그만두라고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뒤 일을 할 때마다 그 어중간한 지점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절대 ‘한 번의 실수’ 때문에 상대방이 싫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때그때 해결되지 않은 여러 가지 불만이 축적된 결과다.

사랑이 금방 식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존감은 낮은데 자존심이 높다는 이야기를 어떠한 심리학자가 얘기했었다. 당시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던 말들을 쉽게 풀어 주는 책이다. 처음에는 상대가 날 싫어하면 어쩌지 하나 둘 참아왔던 것들이 쌓이고 쌓여 스스로 참을 수 없는 순간을 만들게 된다.

긍정적 감정이 남은 채로 그만두면 그 감정이 다음에도 일을 계속하게 하는 동기가 된다.

더하고 싶을 때 그만두기

이 책에서 가장 큰 가르침을 준 문장, 이 책은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면서 계속할 수 있는 힘과 원동력을 주라고 말한다. 작심삼일이라고 말하지만, 삶에 완급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노력이란 무엇일까,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일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버티는 것'이 아닌지 물어오는 책. '버티다'의 이유가 스스로를 위해서인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만드는 설명까지. 최근에 읽은 자기개발서 중 한 손안에 드는 책이라 말할 수 있다.

이 책이 알려 준 가장 소중한 가르침은 '꾸준함'의 비결이 노력과 버티는 것이 아닌 '즐거움'과 '자기만족'이라는 점이다. 꾸준해지기 위해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스스로를 과로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매일 하루 분량의 일을 끝내며, 스스로에게 보람과 만족감을 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책.

괴로운 일이 있다면 당장 그만둬야 한다. 실패와는 조금 친해질 필요가 있다. 실패가 두렵다면 중도 포기를 통해 조금씩 실패와 친해지도록 하자. 실패를 두려워하는 삶은 도전을 멈추게 된다. 도전하지 않는 삶은 정체되기 마련이다.

만족감과 행복은 개인의 의지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스스로를 몰아세우고 있다면, 힘겹게 버티고 있다면, 주변을 둘러보라고 말하는 날카롭고 따사로운 시각을 전해주는 책. 정말 추천한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36496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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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문장들 - 1만 권의 책에서 건진 보석 같은 명언
데구치 하루아키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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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첫 번째 명언은 단테의 신곡 지옥에서 가져왔다. 삶의 교훈을 주는 명언에서 모든 희망을 버리라니, 충격적이기 그지없다. 저자는 삶에 대한 기대를 버리라 말한다. 인생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라고 적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배우는 것이다. 지식과 삶에 대한 지혜 모두가 필요하다. 계속해서 배우고 읽고 익혀야만 삶이 주는 편견에서 멀어지고 세상의 진짜 모습을 허심탄회하게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을 실천한다. 임원으로 잘나가던 58세의 회사원은 갑자기 퇴사를 하고, 30대 청년과 동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10년 뒤 회사는 상장이 될 정도로 성장한다. 70세 저자는 또다시 회사를 떠나 대학 학장이 되어 새로운 일에 도전 중이다. 그를 움직이고 도전하게 만든 힘과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는 책이라 말한다.

책, 사람, 여행을 통해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명언이나 지금 심정에 꼭 들어맞는 문장을 만난다면 그 문장을 자기만의 사전에 추가해보세요. 사전이 풍성해질수록 인생을 뻔뻔하게, 현명하게, 재미있게 사는 지혜도 쌓여갈 것입니다.

책을 읽는 이유란 무엇일까, 명언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불완전한 우리의 삶은 끊임없이 답을 찾고 싶어 한다. 책을 읽는 이유도 명언을 읽는 이유도 같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1만 권의 책의 이야기를 녹인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실린 책이 1만 권은 아닌 듯한데, 하나의 명언 당 여러 책들 예시로 들고 있어 저자가 얼마나 책을 많이 읽었는지, 다독의 깊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구리를 거울로 삼으면 옷차림을 정리할 수 있고,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흥망성쇠를 알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득실을 밝힐 수 있다. 일찍이 이 세 가지 거울로 나의 과실을 막았다.

이세민, 정관정요

이 책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문장, 우리는 날마다 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결과는 우리에게 귀속된다. 지금 내 삶을 선택이 쌓인 결과에 가깝다. 그 선택들은 매 순간 옳았는가, 절대 그럴 수가 없다. 우리의 삶은 선택만큼의 실수와 망설임이 겹겹으로 쌓여 있다. 이 책은 그런 선택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적어도 위의 세 가지를 따르면 실수는 안 할 것 같아 이 글을 나의 다이어리에 한 번 더 적었다.

마지막 챕터 '나를 지키는 힘'을 기대했는데, 주옥같은 사랑 명언들이 나와 놀랬다. 심지어 니체까지. 세상은 혼자보단 함께 가 더 빛이 난다는 뜻일까. 조금 더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길 바랐는데, 이 챕터가 나에겐 조금 아쉽게 다가왔다.

30대 중반을 지나면서 참 어리석게 살아왔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때 한 친구가 말했다. 매일매일 조금씩 현명해지면 되지, 그럼 나중엔 그간 한 실수를 덮고도 남을 정도로 현명해지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과거의 실수가 아쉬울 순 있지만 살 날은 아직 많이 남았다. 이제부터라도 한 걸음씩 더 끊임없이 현명해질 나에게 응원을 던지는 책이 아닐까.

60, 70이 되어서도 저자처럼 도전하는 날들로 가득하길 바라며,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멘토를 찾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그렇기에 고전과 인문학은 더 큰 가치를 가진다. 이 책의 문장을 통해 나의 길과 삶을 다듬어야겠다. 조금 더 반듯하게, 현명한 통찰을 가지도록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362052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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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헌책방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다나카 미호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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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라는 부제 때문이었다. 신기하게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무언가는 이룬 삶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자본주의에 밀리지 않기 위해 꿈을 접고 산다. 자신의 꿈과 행복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헌책방을 한다니, 이 이야기를 하면 누구든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주변머리가 없고 계산도 잘못하고 소통 능력도 별로 없어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때 이미 ‘직장 생활은 나하고 잘 맞지 않는다’고 깨달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내 가게를 차렸으면 좋겠다고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스킬들을 자신이 갖추지 못했다고 말한다. 주변머리나 소통 능력도 없기 때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자신의 가게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했다는 것이다. 직장 생활이 맞아서 하는 사람이 있던가, 저자의 선택은 부럽기 그지없으나 그 이후의 일들이 나는 너무 두렵고 무섭기만 하다.

그리고 저자는 그 많은 가게들 중 헌 책방을 차린다. 어떤 이들은 움직여야 일이 풀리고, 어떤 이들은 차분히 한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일이 풀린다고 하는데 자신은 후자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한마디로 헌책방 체질.

헌책방을 시작하면서 가졌던 구체적인 비전은 단 하나.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이었습니다.

헌책방을 열었더니 사람이 와서 신기하고 책이 팔려서 더할 나위 없다고 말하는 작가. 헌책방을 열면서 저자가 가졌던 목표는 단 하나였다. 고양이를 키우는 것. 바라는 것이 적었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만족스러웠던 것이 아닐까. 꿈을 이룬다는 자세란 마음을 비우고 하루하루 주어진 행복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모든 것에 최고를 목표로 하고 밀리지 말아야 한다고 되새긴다. 경쟁 사회에서 밀리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것처럼 군다. 어떤 이들은 이런 저자의 선택을 도태라 표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런 책들이 하나 둘 나오면서 읽히는 것은 은연중에 우리 역시 끝을 모르는 경쟁이라는 전투에 지친 것은 아닐까. 그런 것과 관계없는 삶을 살고 싶다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잘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잘못하니까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이 말은 몸과 마음 모두 성장이 더디고 느림보라고 불려온 제가 그래도 어떻게든 세상과 이렇게 타협하게 되기까지 살아오면서 얻은 제 나름의 인생철학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고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다. 모두가 최고일 수 역시 없다. 조금 내려놓음이 필요한 시대 우리가 정말 바라는 삶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진짜 행복이란 정말 무엇일까. 읽기 쉬운 문장으로 편하게 읽어 가면서 던져지는 문장 문장,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357867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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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패브릭 dear fabric - 프로세스를 이해하며 만드는 패브릭 굿즈 제작 가이드
임은애 지음 / 지콜론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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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패브릭으로 만든 많은 굿즈들, 특히 그중에서도 패브릭 포스터에 꽂혀 있어서 이런 제품들을 만들고 싶다 생각한 적이 있다. 관심 있게 보던 차에 디어 패브릭이라는 패브릭 굿즈 제작 가이드 책을 보게 되었는데, 내 손으로 패브릭 포스터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손에 들었다.

놀란 점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패브릭으로 만든 다양한 제품군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파우치, 가방, 코스터, 티셔츠, 파우치 생각한 것 이상의 다양한 제품들에 눈이 휘둥그레져진다. 뭐야 제품군이 왜 이리 많아. 실제로 쇼핑몰에서 만드는 제품들도 상당하다. 패브릭 굿즈가 아니라 패브릭 쇼핑몰 창업 안내서가 아닌가 싶을 정도의 제품군이었다.

책은 제품 기획, 원단과 부자재, 작업지시서 작성, 샘플 제작과 생산과정까지, 시작부터 끝까지 친절하고 꼼꼼하게 기재되어 있다. 기초 작업 용어부터(일본어가 많아서 읽다가 많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 샘플 원단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활용, 작업지시서 작성, 마감 처리 방법까지 친절한 용어로 설명을 해주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소화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패브릭 굿즈를 만들고 싶다면 한 번 보기를 꼭 추천하는 책이다.

특히나 작업지시서에 대해 방점을 찍고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작업지시서는 패브릭 제작 작업과 관계된 모든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도면으로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작업해야 한다고 중요성을 강조한다. 참고 원단을 붙이고 상세 사이즈를 기재하고 인쇄 색상과 자수까지 디테일하고 표현하고 있는데, 실제 작업지시서가 있어서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35516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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