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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희망 - 언젠가 다다를 삶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려 본 적이 있나요
<너의 작업실> 작업인 18인 지음 / 북심 / 2026년 1월
평점 :
당신의 장례 희망은?
글쓰기 모임의 멤버들이 자신의 부고장과 장례식 초대문을 써서 책으로 엮었다.
장례 희망이라니? 천 년, 만 년 살 것처럼 아둥바둥 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드는 제목이었다. 결국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텐데 구체적으로 나의 장례식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의 부고장을 이렇게 뭉클하면서 담담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쓸 수 있는 경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지속적으로 함께 글을 쓰면 이런 경지에 이르는 걸까?
글 속에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는 게 진리다.
글쓴이들은 하나같이 담담하고 평화롭게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
"잘 살다 간다, 그동안 고마웠다,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장례 희망에는 좋아하는 음악 플레이 리스트가 있는가 하면 파티처럼, 축제처럼 장례식장을 꾸미는 경우도 있고, 아예 장례식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한결같이 남아 있는 사람들을 더 위로하고 걱정하고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여 뭉클하다. 어떤 이는 부고 자체로 놀라지 않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사를 시작한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상하게 죽음을 대하는 용기가 생긴다. 나도 잘 죽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잘 죽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잘 살아야만 한다.잘 산다는 것은 어렵지만 글을 쓰는 것도 방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글쓴이들이 남긴 내용을 종합해 결론을 내리자면, 주변인들에게 조금 더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가장 큰일을 실천하며 살아야겠다. 그전에 나의 장례 희망과 부고장을 한 번 작성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나저나 책 제목이 장례 희망이라니? 이런 제목을 지은 사람은 누구일까? 천재인 듯~~))

세상의 모든 것이 제자리에서 아름다운 날 나뭇잎이 떨어지듯 눈을 감았다네요. - P102
삶의 페이지를 덮다 부고 소식을 받고 너무 놀라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아내고 떠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당신에게 다정한 기억 하나쯤은 남겼기를 바라 봅니다. - P103
마지막 편지 뭔지도 모르면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했고 방법도 모르면서 도와주고 싶어 했으며 끝도 모르면서 시작하기 일쑤였습니다. 결국 아는 것 없이 눈을 감았지만 눈을 감기 전에 그는 행복하다고 속삭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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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울고 웃었던 좋은 분들께 고인의 마지막 말을 전합니다.
고마웠어요.
- P105
제법 괜찮은 삶이었으니 찾아오는 이에게 슬퍼하지 말라고 전하였습니다. 다만, 언젠가 낯익은 바람이 일 때 한 번쯤 고인을 떠올려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하였습니다. 고마웠고, 사랑했다고요, 아주 많이요.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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