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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요정과 꼬마꽃벌 - 제2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ㅣ 반달문고 41
정범종 지음, 김재희 그림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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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장-
'엄마는 요정이라고 하면 귀여운 아이를 떠올린다. 그래서 마스크 요정이라는 별명을 붙여 놓고 딸을 귀여워한다. 초희가 생각하는 요정은 다르다. 사람이 모르는 마법을 부리고 어디나 날아다닌다. 그러니까 요정은 엄마가 모르는 일을 하고 아빠가 가지 말라고 하는 데도 갈 수 있다.'(p.23)
"세상일에는 해결 방법이 많아. 손톱의 봉숭아 꽃물이 계속 남아 있게 하는 방법도 어딘가에 있겠지. 내가 아는게 아니라 어딘가에 있다는 걸 말하는 거야."(p.37)
"네가 아는 줄 알았는데••••••. 혹시 그 방법을 찾아본 적은 없고?"
"나는 그럴 필요가 없지. 그걸 바라는 아이가 찾아내야지." (p.38)
제2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인 《마스크 요정과 꼬마꽃별》을 만났다.
<큰일 한 생쥐>를 쓴 정범종 작가의 작품이다. 소설과 희곡으로도 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림은 <삼촌이 왔다>를 쓰고 그린 김재희작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양이 해결사 깜냥'시리즈, '나쁜말 사전', '초등학생 이너구' 등을 그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품들이다. 그림에서 친근함을 느낀 이유다.
제목을 보고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인가?싶었다. 왜냐하면, 코로나시대에 마스크=코로나 라는 공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 많은 작품이 코로나시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인 <마스크 요정과 꼬마꽃별>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어떤 특별함이 담겨 있을까? 궁금해졌다.
주인공 초희는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부터 마스크를 썼다. 천식이 있기 때문이다. 초희에게 마스크는 갑자기 생긴 물건이 아니고, 꼭 필요한 물건이었다. 엄마의 눈에 초희는 마스크를 쓴 귀여운 요정이다.
코로나의 일상은 모두 똑같이 겪었다. 그러나 그 시기에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떻게 성장했는가는 모두 다르다.
《마스크 요정과 꼬마꽃벌》은 초희의 성장일기이기도 하고, 자연에 대한 외침이기도 하고, 어린이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린이, 동물, 꽃, 곤충, 이 모든 것이 자연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어 있다. 바로 생명이다.
초희와 친구들을 통해 우리 어른들의 이기적이고 편협한 생각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돌아보게 된다.
초희도 시골에 가면 곤충들도 무섭고, 모기에 물리는 것도 싫고 불편했다. 그런데 우연히 나무가 뽑힌 자리에 봉숭아꽃 씨앗을 뿌리고 키우면서 꽃을 피우고, 꽃을 따라 찾아온 꼬마꽃벌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게 된다.
지금껏 꽃이 어떻게 자라는지 곤충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관심없던 초희에게 일어난 일은 어쩌면 기적일수도 있다.
꽃밭을 가꾸게 된 초희에게 씨앗을 나눠주며 어떻게 키워야하는지 알려주는 할머니, 고양이의 마음을 알려주는 캣맘, 문제에 부딪칠 때마다 서로 방법을 찾아주는 친구들. 우리 삶은 자연과 친구와 연대하여 힘을 모을 때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초희와 친구들은 봉숭아꽃에 찾아온 꼬마꽃벌이 신기하고, 꼬마꽃벌을 지키기 위해 비오는날 집을 뛰쳐 나오기도 한다. 그런 봉숭아꽃밭을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아파트 관리소장이 그 곳에 다른 나무를 심기로 한 것이다. 아이들은 봉숭아꽃과 꼬마꽃벌을 지키기 위해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우리 사회는 아직 어린이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어른이 많지 않다. 그래도 초희와 친구들은 자신들의 방법으로 어른들에게 소리를 낸다. 어른들의 권위에 주눅들지 않고 당당한 모습이 대견하다. 그리고 스스로 성장해간다. 초희는 봉숭아꽃과 꼬마꽃벌을 보며 자연의 이치도 배우고 시골이 싫고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일에 반성하며 시골 할아버지 댁에 가기로 한다. 무섭다고 피하던 곤충과 친해지고 싶단다. 이 변화는 봉숭아 꽃밭과 꼬마꽃벌을 지키며 자연과 친숙해졌기 때문이다. 가장 소중한 자연과 멀리있던 아이들이 자연을 접하고, 자연의 신비로움을 배우고, 스스로 자연을 지킬 수 있는 일을 찾아가며 초희는 성장한다.
코로나 시기에 무너진 일상은 우리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어린이들은 그 강도가 더 심했을 것이다. 그 어린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우리에게 전해주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이야기에 감동받고 울컥해진다. 꼬마꽃벌이라는 벌도 처음 알았다. 나역시도 자연에 너무 관심이 없었고, 모르는 것이 많구나 느꼈다.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은 어떤 문제 상황에서도 방법을 찾기 위해 애쓰고 노력한다. 혼자가 아닌 함께 말이다. 초희가 어른이라는 상대에 맞서 친구들과 함께 했던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연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파트 주변의 화단을 한 번 돌아보았다. 무심코 지나다녔던 곳에 꽃이 피었었는데 그곳을 가꾸는 누군가의 손길, 그 꽃을 찾아온 벌과 나비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코로나 일상으로 지친 아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자연의 위대함을 잊었던 어른들에게는 자연의 소중함과 생명에 대한 관심을 갖게하고 어린이들도 문제 앞에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으면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감동을 주는 따뜻한 동화다.
@munhakdongne
에서 좋은 책 보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