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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온 너에게 ㅣ 웅진 세계그림책 217
세실 메츠게르 지음, 이세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2월
평점 :

요즘 아이의 사랑고백에 달콤한 하루를 보내다가 아이의 말도 안 되는 고집에 씁쓸한 하루를 보내기도 하는데요. 제목을 보고서는 3월에 태어난 아이와 함께 꼭 읽어보고 싶었어요.
표지에서 하얀 곰과 예쁜 꽃이 그려져 있고, 파스텔톤으로 따뜻한 은은한 내용을 예상해 볼 수 있었어요.
내용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외딴곳에 사는 커다란 하얀 곰은 하얀 게 아니라 투명하다고 표현하고 있고요, 투명해서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어요.
어느 날 친절하고 밝은 오데트라는 이름을 가진 아주머니가 이사 오고 나서는 곰의 하루하루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불편하고 싫었지만 곰은 어떤 사건을 마주하게 됩니다. 감정 표현에 서툰 곰은 아주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내용이죠.
그렇게 곰은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오데트 아주머니와 함께 예쁜 색깔로 물들게 된답니다.
저는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고 난 뒤, 혼자서 아 이런 내용이구나! 하고 감명받았어요.
여기서부턴 저의 개인적인 해석임을 말씀드립니다 :-)
사실 곰은 불특정 다수의 '나 자신'을 의미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우리가 어떤 사람과의 관계를 맺을 때 좋은 영향이던 나쁜 영향이던 자연스럽게 물들게 되어 있잖아요.
오데트 아주머니처럼 나의 세상을 아름다운 꽃밭으로 피어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인연을 만날 수도 있었을 테고요!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아이가 질문을 했어요.
아이들은 항상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지니까요.
"그래서 오데트 아주머니는 어디로 갔어요?"
"하늘 높이 올라간 오데트 아주머니는 훨훨 나비가 되어서 가지 않았을까?"
아이가 제 대답에 만족했을지는 모르겠네요.

갑자기 스쳐 보았던 책의 맨 앞장의 한 문구가 생각났어요. 저자가 실제로 오데트라는 인물을 설정한 게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줬던 여러 인물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나를 이끌어 주는 친구, 아낌없이 응원해 주는 친구, 힘들 때 다독여 주는.. 꼭 친구가 아니더라도 부모님이나 지인들도 될 수도 있겠죠? 지금 당장 떠오르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해 줘야겠어요.
그리고 나도 다른 누군가에게 따뜻한 꽃을 피워주는 오데트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웅진주니어 세계 그림책 "꽃으로 온 너에게" 아이에게 가볍게 읽혀줘야지 했던 책이었지만 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긴 그림책이었어요.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