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95
날씨 탓인지, 공기 탓인지 안개가 자욱해서 시야가 좋지 않아 바로 앞만 보였는데 그러고 보니 보이ㅡㄴ 것이 더 집중해서 잘 보였다. 평소라면 금세 지나쳤을 것 같은 거미줄도 눈에 잘 들어온다. 안개 덕에 공기가 아직 차가워서 그런지 아침 이슬이 맞혀 있는 모습이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빛났다. 이 길에서 이런 보석을 발견하는 건 어쩌면 행운일 거라고 생각을 하니 갑자기 웃음이 났다. 맞아. 난 금을 찾으려 여기 온 걸지도 모르는데? 연금술사가 떠오른다. 이 길을 걸으며 무언가 발견 한다면, 그건 내가 가는 길에 있는 소소한 행복들일지도 모른다. 이 길을 걸으며 무언가 발견 한다면 그건 내가 가는 길에 있는 소소한 행복들일지도 모른다. 거미 줄에 달린 이슬방울을 보고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것이라고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P 113P
문득 뒤를 돌아봤다. 뒤돌아 보니, 신기하게도 해가 뜨고 있는데 달이 지지 않는 모습이 보인다. 해와 달 사이, 나는 딱 그 중간 즈음을 걷고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특이한 것이 특이하게 느껴지지 않고, 평범한 것이 평범하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해가 떠 있는데 달도 지지 않는 지금 이 풍경이 돼 평범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시간을 모르고 풍경을 봤다면, 아침인지 늦은 오후인지 모든 모홈함 속에 머물고 있었다. 빨리 걷고 싶다는 맘과 천천히 걷고 싶다는 맘이 공존하고 있었고, 혼자 걷고 싶다는 맘과 누군가와 함께 걷고 싶다는 맘이 공존하고 있었고 그냥 이쯤이면 충분하지라는 마음과 그래도 끝까지 걸어야지 하는 맘이 뒤셖여 있었다. 해가뜨면 달이지고 달이뜨면 해가 진다는 어린아이들도 아는 상식이 깨진 것 같은 이순간 나는 모든 혼란 속에서 새로운 세상 속을 걷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해와 달은 늘 세상에 공존하고 있었다
**짧은 참견**
마드리드 길 편에서는 울고싶지만 눈물이 나지 않는 채로, 요즘 말로 '노잼시기'를 맞은 저자가 여행을 결심하는 과정과
첫여행의 설렘과 흔들리는 마음, 자신이 순례길을 걷는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다.
어디론가 떠난 경험이 손에 꼽힐 정도로 나는 여행을 즐기지 않았다. 게다가 혼자하는 여행은 더더욱 마음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 쯤 다이어트 때문에 시작한 '만보걷기' 때문에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길을 걷는 동안 충만하게 채워지는 나다운 생각들과 마음들
그리고 길이 건네는 질문들에 대해 대답을 하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해할 수 있었다.
여러가지 바쁜 일들이 생기면서 잠시 만보 갇기를 멈추 었는데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 를 보고 걸으면서 느꼈던(이것도 짧은 여행이라면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이 떠올랐다.
만보를 걷던 시기에 나 또한 저자와 같은 상태였다. 마음 한 구석에 슬픔이 고여있는 상태.
그 슬픔에 절여진 내 일상은 손처럼 무거웠다. 고여있는 슬픔을 빼준 것은 걷기였다. 산과 거리, 시장같은 곳을 걸으면서 나는 내가 해야할 것들에 대한 정리를 끝냈다.
[프랑스 길]
2016년 4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15일간의 기록
사하군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의 여정
약 360KM의 거리를 걸으면 느낀 감정의 모음
P 129
걸어서 하는 여행이 좋은 점은 지도 속을 걸어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평범한 여행이었다면 절대로 가지 않을 대중교통도 없는 작은 마을들을 내 발로 수없이 지나 다닌다. 버스를 타거나 기차를 타면 금방 갈 수 있는 거리를 며칠이 걸려 걸어가며 생각지 못 한 특별한 도시들을 만났다.
P 133~ P 134
오늘은 문득 내 뒤에 순례길이 얼마나 많을까 뒤를 돌아본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너무도 멋진 아침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뒤돌아보지 않았으면 절대 못 봤을 풍경을 바라보며 앞만 보고 걷는 순간에도 가끔은 뒤를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앞만 보고 가기 바빴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나를 앞지르는 사람들에게 뒤쳐진 다고 생각하며 내 앞에 걷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 할 때 난오 된 것 같은 느낌을 느끼며, 뒤를 돌아 본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던 지난날을 후회했다. 잠시 누렸던 마음의 여유를 뒤로한 채 다시 부지런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늘은 30KM가 넘는 긴 길을 걸어야 하고 앞으로의 여정에 있어서 가장 높은 ㅏㄴ을 올라야 하기에 마음의 여유는 없을 것 같았지만, 여유를 누릴 만큼 이 길에 어느덧 익숙해져 왔다고 생각하며 걷는다.
P 178~179
많은 사람이 묻는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무엇을 얻었는지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 길에서 걷는 내내 많은 것들을 버렸다. 내가 사용할 물건들을 배낭에 짊어지고 걸어야 하는 긴 여정에선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했기에 내 여정에 필요한 최소한만 배낭에 넣어야 했다. 내가 평소에 없으면 안 될 거 ㅅ같던 화장품이나 생필품조차도 평소에 욕심을 부리며 살았던 것임을 느꼈다. 슈퍼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사고 싶은 것들은 많았지만 내가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최소한만 구매했다. 걸을 때도 똑같았다. 힘에 겨운데도 내가 목표한 날짜에 도착하고 싶어 무리해서 걷고 나서 많이 후회했다. 더 많이 걷고 더 빨리 걷고자 하는 것이 다 욕심이라는 것. 그리고 그 욕심이 결국 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욕심을 버리는 법을 조금도 알게 되었다.
내게 주어진 모든 환경에 불평을 가지지 않고 나를 조금 더 아끼며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힘들게 걸을수록 쉼의 여유도 알게 되고, 잠깐의 휴식에 나도 모르게 행복하다는 표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힘내라는 말보다 함께 걷는 친구의 존재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의 모든 감정을 만나며 점차 나를 알아갔다.
**짧은 참견**
결국 여행이라는 건 삶과 연결 된 것이 아닐까. 여행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은, 우리가 살면서 잊고 지냈지만 정작 삶에서 중요했던 것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마드리드 길 편에서는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 중심으로 기록이 되어 있었다.
살아가면서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무인도를 떠난다고 했을 때 우리 주변을 채우고 있는 많은 물건들은 과연 필요한 것일까.
멋진 미래를 생각하느라 정작 지금 내 옆에 살랑살랑 불고 있는 봄바람의 달콤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직접 여행은 한 건 아니지만, 저자가 여행을 하며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보면서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조만간 나도 길을 걸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지금은 내 주변에 너저분하게 늘어진 생각들과 마음들을 정돈할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문득 슬퍼지고, 한숨이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면.
[포르투 해안 길]
2019년 10월 3일부터 10월 13일까지 11일간의 기록 포루투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의 여정 약 280KM의 거리를 걸으며 느낀 감정의 모음
P 198
산티아고 순례길로 행하는 비행기표를 끊은 후 3개월간 쉼 없이 달려왔다. 삶에 찌는 낣은 나를 드래로 옮겨가 그것에서 휴실을 취하고 싶다. 3일 후면 비행기에 오르고 있을 나를 상상하며, 마지막 3일을 열심히 살아보자. 그리고 언제나 그렇긋, 출극 전 상상하는 많은 걱정은 걱정은 걱정일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P 226~227
난 분명, 오후 3시가 되지 않는 시간에 배를 탔고, 정말 눈 깜빡 사이에 바다를 건너왔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4시가 되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오후 4시면 이미 숙소가 있을 것 같았던 오늘 하루였는데 4시인데도 여전히 길을 걷고 있는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하지만 시간을 잘못 계산했다고 생각했던 것은 포루투갈에서 스페인으로 넘어왔느니, 그 사이 1시간의 시차를 몰랐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되자 조금은 안도감이 생겼다.
우리는 모두 같은 시간을 살아 간다고 생각 하지만 사실 제각각 시차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으며, 시차는 시간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시각의 차이, 더 나아가 시야의 차이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지금 누군가의 과거 시간을 걷고 있는 것 일지도 모르고 누군가의 미래 시간을 걷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짧은 참견들**
한번 더 산티아고 길을 걷는 저자의 여정을 그렸다. 독자의 입장에서 책으로만 봤을 때 저자는 훨씬 성숙해 있었고, 행복의 기준을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처음 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던 것 보다.
확실히 저자는 길을 걸으며 성장했고, 행복해지는 법을 찾은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우리를 괴롭히는 건, 사회에서 정해놓은 속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이 내 인생에 필요한지 아닌지도 모른 채 나이가 되니 대학가고 졸업을 하는 사람들, 적당한 나이에 결혼을 하고 결혼을 하면 출산을 하고 이 나이쯤에는 얼만큼의 돈은 모아야 하는 거고, 집을 사야하고…무튼 사회에서 적당히 정해 놓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은 낙오자 취급을 한다.
여행의 가장 큰 성과는 내 속도를 알게 되는 일이 아닐까.
그리고 여행의 또 다른 성과를 뽑자면, 나만의 도피처가 생긴다는 것. 저자에게 산티아고 길이 그랬던 것처럼
힘든 순간 떠날 곳이 있다는 안도감이 아닐까.
짧은 감상평
한 유튜버가 있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비판적인 어조로 열심히 살 것을 강조하던 유튜버로 기억한다.
그때 당시 나도 열심히 살아가는 자기계발적 삶을 추구하던 때라 그 유튜버를 구독했었다. 그런데 그 유튜버의 구독취소를 했던 계기가
하나 있었다.
여행작가들은 책을 팔기 위해 여행지에서 있었던 일들을 과장해서 이야기 하는 뻥쟁이이고,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가는 건 미친 짓이니
현혹되지 말라는 영상을 보고 난 후였다. 그 영상을 보니 그 유튜버의 생각과 경험이 편협하고 그릇이 참 작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 또한 여행기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으나, 그 때 당시 나는 작가 지망생로서 그의 망언에 화가났다.
소심하게 그의 의견에 반박하는 댓글을 남기고, 구독을 끊고 다시는 그 유튜버 채널에 들어가지 않았다.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유튜버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이 책을 읽는다면 여행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유와, 때로는 직장을 그만두고 훌쩍 떠나야할만 할 만한 시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 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여행지를 걷는 동안 그 길이 내게 건네는 말들을 듣는 것이
어떤 답으로 인도할지 말이다.
혹시 시기가 시기라 여행 가는 것이 망설여지는 분들이라면, 가까운 동네를 산책해 보거나
이 책을 한번 읽어 보는 것도 추천을 드린다.
3. 짧은 감상평
한 유튜버가 있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비판적인 어조로 열심히 살 것을 강조하던 유튜버로 기억한다.
그때 당시 나도 열심히 살아가는 자기계발적 삶을 추구하던 때라 그 유튜버를 구독했었다. 그런데 그 유튜버의 구독취소를 했던 계기가
하나 있었다.
여행작가들은 책을 팔기 위해 여행지에서 있었던 일들을 과장해서 이야기 하는 뻥쟁이이고,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가는 건 미친 짓이니
현혹되지 말라는 영상을 보고 난 후였다. 그 영상을 보니 그 유튜버의 생각과 경험이 편협하고 그릇이 참 작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 또한 여행기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으나, 그 때 당시 나는 작가 지망생로서 그의 망언에 화가났다.
소심하게 그의 의견에 반박하는 댓글을 남기고, 구독을 끊고 다시는 그 유튜버 채널에 들어가지 않았다.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유튜버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이 책을 읽는다면 여행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유와, 때로는 직장을 그만두고 훌쩍 떠나야할만 할 만한 시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 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여행지를 걷는 동안 그 길이 내게 건네는 말들을 듣는 것이 어떤 답으로 인도할지 말이다.
혹시 시기가 시기라 여행 가는 것이 망설여지는 분들이라면, 가까운 동네를 산책해 보거나
이 책을 한번 읽어 보는 것도 추천을 드린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