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레벨 업 - 제2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17
윤영주 지음, 안성호 그림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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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책 소개

선우는 학교에서는 범호패거리들에게 돈을 뺏기고, 집에서는 부모님이 짜준 스케줄대로 살아간다.

선우에게 있어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기만 하고, 유일한 출구는 가상 VR게임인 판타지아 뿐. 판타지아에 접속하면

몸은 현실 세계에 있지만, 정신은 판타지아로 옮겨져 게임 캐릭터가 되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우연히 판타지아에서 살고 있는 원지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고,

선우와 원지는 판타지아에서 특별한 추억을 쌓고 서로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어주자 다짐한다.

그러던 중 선우는 은지의 비밀을 알게 되고

판타지아를 창조한 창조주에게 판타지에서 평생을 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게 되는데…

과연 선우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2 . '마지막 레벨업'을 읽는 두 가지 매력

                    [요즘 동화 스타일-흥미로운 전개와 소재]

 

 

어른이 된 후 동화책을 읽어 볼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번씩 보게 되는 동화책의 내용을 보면 새삼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라떼의 동화는 '착한 어린이가 나쁜 상황을 이겨내고 정의는 승리한다식'의 동화책이 대부분이었다. 아니면 백설공주라던가 신데렐라라던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라던가, 왕자 만나 팔자 고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확실히 요즘 이야기는 다르다. 아무래도 유튜브나 다른 재미있는 것들에 노출 되다 보니 이야기의 전개가 단조롭지 않고 흥미진진하고 소재 또한 독특하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마지막 레벨업'이 딱 요즘 스타일의 동화가 아닐까 싶다.

게임을 하는 이라면, 내가 직접 게임속 세상에 들어가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보았을 것이다.

맵을 선택해 이동할 장소를 선택하고, 몬스터를 사냥해 레벨업을 하고 거기다가 다치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예전에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왜 그렇게 사람들이 게임에 매다리는 줄 아느냐고. 그 대답은 이랬다.

 

게임은 열심히 하면 열심히 하는데로 그것에 상응하는 결과를 볼 수 있지만 (과금을 해야하지 않나 싶긴하지만), 현실에서는 열심히 해도 얻지 못 하는게 많다는 것이다. 취직이나 내 집 마련 같은 것들. 그래서 사람들이 더 게임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 글의 핵심이었다.

이건 살짝 큰 어른들의 입장이고, 아이들 입장에서 돌아보면 때로는 주어진 현실이 그들에게도 무겁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성적스트레스나 이 책의 주인공처럼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을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에게 게임 속 세상에 들어갈 수 있는

 

소재는 매력적으로 다가 올 것이고, 더 몰입감을 주어 동화가 전하고자 하는 부분을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도 생각하고 고민할 줄 아는 존재라규!!]

 

 

'마지막 레벨업'의 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어른인 나도 선뜻 어떤 결정이 맞는건지 착각이 들 정도로. (이 부분부터는 스포가 포함 되어 있음을 미리 밝힌다.) 게임 속 세상 판타지아의 창조주인 원지의 아빠는 딸을 위해 헌신한다.이미 죽어 뇌만 딸의 뇌를 게임세상과 연결해 그곳에서 살게한다. 그러나 원지는 그렇게 영생을 얻었지만 불행하기만 하다.

"바로 이런 거야. 통증도 느끼지 못 하고 몸에 상처 하나 나지 않는 거.…자라지도 않고, 늙지도 않고,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고아무 변화도 없는 거. 너는 이게 좋아보이니?"

원지는 울고 있었다. 아까보다 더 슬픈 표정으로.

"원지야…"

"선우아. 나는 네가 부러워. 너한테는 가능성이 있으니까. 나는 말이야. 꽃이 시드는 세상이 부럽고, 배고픔을 느끼는 네 몸이 부러워.

너는 성장할 수 있고 꿈을 꿀 수 있고, 선택할 수 있잖아. 하지만 나는…"

그리고 원지는 고민한다. 판타지아라는 세상에서 사라질 방법을.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판타지아라는 아버지의 삐뚤어진 사랑으로 만들어진 세계라도 살아있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이 아닐까.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진다는 건 누구에게나 두려운 문제 일 것이다.

결국 선우와 원지는 방법을 찾고 판타지아 서버를 파괴해 버리기로 결심한다.

결코 가벼운 문제는 아니지만, 권선징악이 선명한 라떼의 동화책 보다는 아이들이 다각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라

더 의미 있지 않을 까 생각해 본다.

지겹고 따분하기만 한 세상이지만, 몸에 느껴지는 통증조차 우리의 선택으로 바꿀 수 있는 자유만 있다면아름다울 수 있다는, 이 철학적 교훈을 어렴풋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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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
김지선 지음 / 새벽감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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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소개

 

왜 이 길을 걷고 있는지

걷다 보면 알 수 있을까.

단순한 호기심은 나를 3번의 산티아고 순례길로 이끌었다.

내가 왜 이 길을 걷고 싶었는지, 걷다 보면 길이 알려 줄 것 같아 계속 걸었다.

이 책은 두 번째와 세 번째 여정을 담고 있다.

마드리드 길에서 프랑스 길까지, 그리고 포르투 해안 길을 걸으며

많이 울고 웃고 성장했던 감정들을 엮었다.

길을 잃어 본 적이 있었나.

누군가에게 이 길이 옳은 길인지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아

잘못된ㄴ 길을 계속 걸었던 적도 있지 않았나.

살면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라면,

목적지를 몰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순간이라면,

당신도 지금,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 것일지 모르겠다.

당장 떠나지 못하는 분들에게 책으로 이 길을 전한다.

 

 

2. 담고 싶은 문장들&작은 참견

 

[마드리드 길]

2016년 4월 15일 25일까지 11일간의 기록

마드리드에서 출발해 사하군까지의 여정

약 315km의 거리를 걸으며 느낀 감정의 모음

*

p 23

비가 오지 않아도 젖어있는 것이 이상하지 않는 곳

슬픈 영화를 보지 않아도 눈물이 나는 곳

피곤하지 않아도 잠을 잘 수 있는 곳

그런 곳으로 가고 싶어졌다.

p 27

무슨 일이든,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선, 그 길로 안내하는 첫 화살표만 잘 찾으면 된다. 언제나 나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먼 미래를 바라 보느라 당장 첫 시작을 소홀히 하고 있지 않았을까. 첫화살표를 잘 찾고 차근차근 다음 화살표를 찾아 나서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에 다다를 텐데.

p 39

그런데 이상하게도 신발과 양말이 조금 젖었을 때보다 몸땅 젖어 버렸던 때가 기분이 덜 나빴다. 몽땅 젖어 버리고 나니까 오히려 물웅덩이를 첨벙첨벙 씩씩하게 밟고 건넜다. 이지 젖어 버렸으니 조금 더 젖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흠뻑 젖으니 오히려 맘이 편해진다. 시련이라는 것도 이랬을까.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덜 상처받았을 때가 더 힘들었을까. 그래서 어쩌면 말도 안 되게 큰 시련이 닥칠때 오히려 웃음이 나오는 것일까.

이후부터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하면, 가랑비에 촉촉하게 젖는 것보다 아예 펑펑내려 젖어 버렸으면 하고 생각했다. 신발이 젖고, 옷이 젖어 버리면어때. 물이야 금세 마를테니 괜찮잖아.

p 47

마을을 빠져나가자마자 화살표가 헷깔려 우리는 잠시 길을 잃었다. 하지만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도 두렵지 않았다. 길은 다시 찾으면 되고, 나는 혼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생각보다 빨리 제대로 된 길을 찾을 수 있었다. 함께 걷는다는 것은 길을 잃을 때 함께 그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 함께 걷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힘이 되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TMI 타임!! 이건 내가 미래에 만날 배우자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과 비슷했으면 좋겠다는...바람에서 적었다

 

P 95

날씨 탓인지, 공기 탓인지 안개가 자욱해서 시야가 좋지 않아 바로 앞만 보였는데 그러고 보니 보이ㅡㄴ 것이 더 집중해서 잘 보였다. 평소라면 금세 지나쳤을 것 같은 거미줄도 눈에 잘 들어온다. 안개 덕에 공기가 아직 차가워서 그런지 아침 이슬이 맞혀 있는 모습이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빛났다. 이 길에서 이런 보석을 발견하는 건 어쩌면 행운일 거라고 생각을 하니 갑자기 웃음이 났다. 맞아. 난 금을 찾으려 여기 온 걸지도 모르는데? 연금술사가 떠오른다. 이 길을 걸으며 무언가 발견 한다면, 그건 내가 가는 길에 있는 소소한 행복들일지도 모른다. 이 길을 걸으며 무언가 발견 한다면 그건 내가 가는 길에 있는 소소한 행복들일지도 모른다. 거미 줄에 달린 이슬방울을 보고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것이라고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P 113P

문득 뒤를 돌아봤다. 뒤돌아 보니, 신기하게도 해가 뜨고 있는데 달이 지지 않는 모습이 보인다. 해와 달 사이, 나는 딱 그 중간 즈음을 걷고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특이한 것이 특이하게 느껴지지 않고, 평범한 것이 평범하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해가 떠 있는데 달도 지지 않는 지금 이 풍경이 돼 평범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시간을 모르고 풍경을 봤다면, 아침인지 늦은 오후인지 모든 모홈함 속에 머물고 있었다. 빨리 걷고 싶다는 맘과 천천히 걷고 싶다는 맘이 공존하고 있었고, 혼자 걷고 싶다는 맘과 누군가와 함께 걷고 싶다는 맘이 공존하고 있었고 그냥 이쯤이면 충분하지라는 마음과 그래도 끝까지 걸어야지 하는 맘이 뒤셖여 있었다. 해가뜨면 달이지고 달이뜨면 해가 진다는 어린아이들도 아는 상식이 깨진 것 같은 이순간 나는 모든 혼란 속에서 새로운 세상 속을 걷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해와 달은 늘 세상에 공존하고 있었다

**짧은 참견**

마드리드 길 편에서는 울고싶지만 눈물이 나지 않는 채로, 요즘 말로 '노잼시기'를 맞은 저자가 여행을 결심하는 과정과

첫여행의 설렘과 흔들리는 마음, 자신이 순례길을 걷는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다.

어디론가 떠난 경험이 손에 꼽힐 정도로 나는 여행을 즐기지 않았다. 게다가 혼자하는 여행은 더더욱 마음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 쯤 다이어트 때문에 시작한 '만보걷기' 때문에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길을 걷는 동안 충만하게 채워지는 나다운 생각들과 마음들

그리고 길이 건네는 질문들에 대해 대답을 하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해할 수 있었다.

여러가지 바쁜 일들이 생기면서 잠시 만보 갇기를 멈추 었는데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 를 보고 걸으면서 느꼈던(이것도 짧은 여행이라면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이 떠올랐다.

만보를 걷던 시기에 나 또한 저자와 같은 상태였다. 마음 한 구석에 슬픔이 고여있는 상태.

그 슬픔에 절여진 내 일상은 손처럼 무거웠다. 고여있는 슬픔을 빼준 것은 걷기였다. 산과 거리, 시장같은 곳을 걸으면서 나는 내가 해야할 것들에 대한 정리를 끝냈다.

 

[프랑스 길]

2016년 4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15일간의 기록

사하군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의 여정

약 360KM의 거리를 걸으면 느낀 감정의 모음

P 129

걸어서 하는 여행이 좋은 점은 지도 속을 걸어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평범한 여행이었다면 절대로 가지 않을 대중교통도 없는 작은 마을들을 내 발로 수없이 지나 다닌다. 버스를 타거나 기차를 타면 금방 갈 수 있는 거리를 며칠이 걸려 걸어가며 생각지 못 한 특별한 도시들을 만났다.

P 133~ P 134

오늘은 문득 내 뒤에 순례길이 얼마나 많을까 뒤를 돌아본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너무도 멋진 아침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뒤돌아보지 않았으면 절대 못 봤을 풍경을 바라보며 앞만 보고 걷는 순간에도 가끔은 뒤를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앞만 보고 가기 바빴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나를 앞지르는 사람들에게 뒤쳐진 다고 생각하며 내 앞에 걷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 할 때 난오 된 것 같은 느낌을 느끼며, 뒤를 돌아 본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던 지난날을 후회했다. 잠시 누렸던 마음의 여유를 뒤로한 채 다시 부지런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늘은 30KM가 넘는 긴 길을 걸어야 하고 앞으로의 여정에 있어서 가장 높은 ㅏㄴ을 올라야 하기에 마음의 여유는 없을 것 같았지만, 여유를 누릴 만큼 이 길에 어느덧 익숙해져 왔다고 생각하며 걷는다.

P 178~179

많은 사람이 묻는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무엇을 얻었는지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 길에서 걷는 내내 많은 것들을 버렸다. 내가 사용할 물건들을 배낭에 짊어지고 걸어야 하는 긴 여정에선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했기에 내 여정에 필요한 최소한만 배낭에 넣어야 했다. 내가 평소에 없으면 안 될 거 ㅅ같던 화장품이나 생필품조차도 평소에 욕심을 부리며 살았던 것임을 느꼈다. 슈퍼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사고 싶은 것들은 많았지만 내가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최소한만 구매했다. 걸을 때도 똑같았다. 힘에 겨운데도 내가 목표한 날짜에 도착하고 싶어 무리해서 걷고 나서 많이 후회했다. 더 많이 걷고 더 빨리 걷고자 하는 것이 다 욕심이라는 것. 그리고 그 욕심이 결국 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욕심을 버리는 법을 조금도 알게 되었다.

내게 주어진 모든 환경에 불평을 가지지 않고 나를 조금 더 아끼며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힘들게 걸을수록 쉼의 여유도 알게 되고, 잠깐의 휴식에 나도 모르게 행복하다는 표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힘내라는 말보다 함께 걷는 친구의 존재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의 모든 감정을 만나며 점차 나를 알아갔다.

**짧은 참견**

결국 여행이라는 건 삶과 연결 된 것이 아닐까. 여행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은, 우리가 살면서 잊고 지냈지만 정작 삶에서 중요했던 것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마드리드 길 편에서는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 중심으로 기록이 되어 있었다.

살아가면서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무인도를 떠난다고 했을 때 우리 주변을 채우고 있는 많은 물건들은 과연 필요한 것일까.

 

멋진 미래를 생각하느라 정작 지금 내 옆에 살랑살랑 불고 있는 봄바람의 달콤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직접 여행은 한 건 아니지만, 저자가 여행을 하며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보면서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조만간 나도 길을 걸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지금은 내 주변에 너저분하게 늘어진 생각들과 마음들을 정돈할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문득 슬퍼지고, 한숨이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면.

[포르투 해안 길]

2019년 10월 3일부터 10월 13일까지 11일간의 기록 포루투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의 여정 약 280KM의 거리를 걸으며 느낀 감정의 모음

P 198

산티아고 순례길로 행하는 비행기표를 끊은 후 3개월간 쉼 없이 달려왔다. 삶에 찌는 낣은 나를 드래로 옮겨가 그것에서 휴실을 취하고 싶다. 3일 후면 비행기에 오르고 있을 나를 상상하며, 마지막 3일을 열심히 살아보자. 그리고 언제나 그렇긋, 극 전 상상하는 많은 걱정은 걱정은 걱정일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P 226~227

난 분명, 오후 3시가 되지 않는 시간에 배를 탔고, 정말 눈 깜빡 사이에 바다를 건너왔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4시가 되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오후 4시면 이미 숙소가 있을 것 같았던 오늘 하루였는데 4시인데도 여전히 길을 걷고 있는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하지만 시간을 잘못 계산했다고 생각했던 것은 포루투갈에서 스페인으로 넘어왔느니, 그 사이 1시간의 시차를 몰랐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되자 조금은 안도감이 생겼다.

우리는 모두 같은 시간을 살아 간다고 생각 하지만 사실 제각각 시차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으며, 시차는 시간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시각의 차이, 더 나아가 시야의 차이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지금 누군가의 과거 시간을 걷고 있는 것 일지도 모르고 누군가의 미래 시간을 걷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짧은 참견들**

한번 더 산티아고 길을 걷는 저자의 여정을 그렸다. 독자의 입장에서 책으로만 봤을 때 저자는 훨씬 성숙해 있었고, 행복의 기준을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처음 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던 것 보다.

 

확실히 저자는 길을 걸으며 성장했고, 행복해지는 법을 찾은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우리를 괴롭히는 건, 사회에서 정해놓은 속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이 내 인생에 필요한지 아닌지도 모른 채 나이가 되니 대학가고 졸업을 하는 사람들, 적당한 나이에 결혼을 하고 결혼을 하면 출산을 하고 이 나이쯤에는 얼만큼의 돈은 모아야 하는 거고, 집을 사야하고…무튼 사회에서 적당히 정해 놓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은 낙오자 취급을 한다.

여행의 가장 큰 성과는 내 속도를 알게 되는 일이 아닐까.

그리고 여행의 또 다른 성과를 뽑자면, 나만의 도피처가 생긴다는 것. 저자에게 산티아고 길이 그랬던 것처럼

 

힘든 순간 떠날 곳이 있다는 안도감이 아닐까.

 

짧은 감상평

한 유튜버가 있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비판적인 어조로 열심히 살 것을 강조하던 유튜버로 기억한다.

그때 당시 나도 열심히 살아가는 자기계발적 삶을 추구하던 때라 그 유튜버를 구독했었다. 그런데 그 유튜버의 구독취소를 했던 계기가

하나 있었다.

여행작가들은 책을 팔기 위해 여행지에서 있었던 일들을 과장해서 이야기 하는 뻥쟁이이고,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가는 건 미친 짓이니

현혹되지 말라는 영상을 보고 난 후였다. 그 영상을 보니 그 유튜버의 생각과 경험이 편협하고 그릇이 참 작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 또한 여행기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으나, 그 때 당시 나는 작가 지망생로서 그의 망언에 화가났다.

소심하게 그의 의견에 반박하는 댓글을 남기고, 구독을 끊고 다시는 그 유튜버 채널에 들어가지 않았다.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유튜버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이 책을 읽는다면 여행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유와, 때로는 직장을 그만두고 훌쩍 떠나야할만 할 만한 시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 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여행지를 걷는 동안 그 길이 내게 건네는 말들을 듣는 것이

어떤 답으로 인도할지 말이다.

혹시 시기가 시기라 여행 가는 것이 망설여지는 분들이라면, 가까운 동네를 산책해 보거나

이 책을 한번 읽어 보는 것도 추천을 드린다.

3. 짧은 감상평

한 유튜버가 있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비판적인 어조로 열심히 살 것을 강조하던 유튜버로 기억한다.

그때 당시 나도 열심히 살아가는 자기계발적 삶을 추구하던 때라 그 유튜버를 구독했었다. 그런데 그 유튜버의 구독취소를 했던 계기가

하나 있었다.

여행작가들은 책을 팔기 위해 여행지에서 있었던 일들을 과장해서 이야기 하는 뻥쟁이이고,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가는 건 미친 짓이니

 

현혹되지 말라는 영상을 보고 난 후였다. 그 영상을 보니 그 유튜버의 생각과 경험이 편협하고 그릇이 참 작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 또한 여행기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으나, 그 때 당시 나는 작가 지망생로서 그의 망언에 화가났다.

소심하게 그의 의견에 반박하는 댓글을 남기고, 구독을 끊고 다시는 그 유튜버 채널에 들어가지 않았다.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유튜버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이 책을 읽는다면 여행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유와, 때로는 직장을 그만두고 훌쩍 떠나야할만 할 만한 시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 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여행지를 걷는 동안 그 길이 내게 건네는 말들을 듣는 것이 어떤 답으로 인도할지 말이다.

혹시 시기가 시기라 여행 가는 것이 망설여지는 분들이라면, 가까운 동네를 산책해 보거나

이 책을 한번 읽어 보는 것도 추천을 드린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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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 스톡홀름신드롬의 이면을 추적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
롤라 라퐁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책 소개]

 

"단순한 이야기를 석불리 믿으면 안 돼요"

만들어진 진실을 도발하는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 실화 소설

 

1974년 2월 4일. 언론재벌 허스트가의 상속자인 퍼트리샤 허스트가 좌파 무장단체 SLA에게 납치된다. 두 달 뒤 퍼트리샤는 '타니아'로 개명하고, SLA의 일원이 되어 은행강도사건을 연출한다. 가해자에게 동조하는 듯한 퍼트리샤의 모습에 미국 사회는 충격에 휩싸인다. 퍼트리샤의 변호인단은 그녀가 무장단체에 세뇌되었다고 주장하고, 미국인 진 네베바와 프랑스인 비올렌은 단 17일 만에 퍼트리샤 허스트의 재판에 유리하게 작용할 보고서 작성 임무를 맡는다. 퍼트리샤의 전향은 SLA의 세뇌인가, 자신의 선택인가? 퍼트리샤의 타니아, 과연 무엇이 그녀의 진짜 모습인가?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나는 스톡홀름 증후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 또는 동조되는 과정을 그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책에서 담고 있는 메시지는 달랐다. 좌파무장단체 SLA 단체에 납치된 여성 퍼트리샤가 두달 후 이름을 '타니아'로 개명하고 SLA일원이 되어 은행강도사건 연출을 한 것을 두고,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을 다루었다.

무죄를 받기 위해 그녀의 집안에서는 SLA의 세뇌 때문이라 주장 하고, 사회에서는 단순히 흥미있는 가십거리로 다룬다. 그녀의 판단과 선택에 의한 결과라는 것에 주목하는 사회적 시점은 없었다. 여성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강요받고 이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삶을 살던 그녀가 SLA에서 강요 받지 알고 제 생각대로 살아 갈 수 있는 세계를 발견하고 변화한 것이 아니었을까.

시점을 조금 넓혀서 생각해 보자. 과연 우리는 세뇌가 없는 세계에 살고 있을까?

어린 시절에 학교 숙제로 유리병에 흙을 넣고, 산에 있는 개미를 잡아 넣은 적이 있었다. 학교에서는 개미들이 집을 만드는 과정을 관찰하라고 내준 과제였겠지만, 어른이 돼서도 병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개미들이 떠오를 때가 많았다. 자신이 지금 존재 하고 있는 곳과 이유는 생각하지 못 하고 '흙이 있으니 집을 만들자' 세뇌 된 대로 움직이는 개미들.

표정없이 출근하는 직장인들 그리고 자신의 의지 보다는 쫓기 듯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특정 사상이나 생각에 쫓겨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꼭 그 개미가 생각이 났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소설은 단순히 페미니즘 소설이 아니라,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어떤 사회적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진실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다루는 소설이 아닐까.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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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 - 닭볏부터 닭발까지, 본격 치킨 TMI
가와카미 가즈토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1. 책소개

조류학계의 빌 브라이슨, 인류를 대표하여 치킨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파헤친다!

알고 먹으면 두 배 더 재밌은 조류학자의 맛있는 식탁

◆ 닭발은 왜 단풍잎 모양일까?

◆새는 왜 목을 앞 뒤로 흔들며 걸을까?

◆닭의 대표색이 유독 눈에 띄는 희색인 이유는?

◆조류의 조상이 1억 5000만년 전 티라노사우로스?

◆마트의 닭고기 코너에서 닭가슴살이 가장 많이 진열된 진짜 이유는?

 

 

2. 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를 보는 두 가지 매력

 

 

*조류학!! 이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고백하자면 나는 뼛속까지 문과감성이다. 학창시절에도 이과냄새를 풍기는 모든 과목을 멀리했다. 그래서 내 학창시절 성적표를 보면 문과감성의 과목과 이과 감성의 과목의 성적차이는 엄청나게 심했다. 그런 내가 이과 냄새가 나는 장르를 볼 확률은 0에 수렴하는 일이 아닐까?

(좀 이과 느낌 났나? ㅎㅎ)

무튼 그런 일이 일어났으니 예쁜 책 겉표지에 속아 서평을 신청하고서였다.

아니 이 화려하고 귀염귀염한 책 표지가 이과냄새를, 그것도 듣도보지 못 한 조류학에 대한 책이라니!! 이건 배신 아닌가???

게다가 제목도 <<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

딱 유머스러운데 이과냄새를 풍길리 없지 않은가?

 

(퍽!!그건 니 생각이고!!)

 

 

 

 

                                                                                             

그렇지만 책은 이미 내 손에 들어왔고 서평을 써야 했으니 놀란 마음을 애써 진정 시키고 책장을 넘겼다.그런데 이상했다. 분명히 조류학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는데, 작가의 유머러스한 말투와 조류학에 생소한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치킨과 연결하여 설명해 주는데 지루하지 않고 흥미로웠다.

무조건 닭과 그리고 조류의 신체 구조에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흥미로운 주제를 던지고, 그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순간에 그것과 연결하여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쁜 그림체와 유머러스한 제목이 완전한 사기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재미있게 보았던 구절에 대해서 옮겨보자면 이렇다.

 

*

참 깜빡 했는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조류학이 아니라 철학의 범주에 속한다. 본인은 잘 모르니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물어 보기를.

*

인어공주는 인간의 다리ㅡㄹ 얻은 후에도 걸을 때마다 찌르는 듯 한 고통을 느꼈다고 한다. 그녀의 심장은 물론 1심방 1심실 이다. 몸이 클수록 심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작아지므로 심장의 크기는 체중이 고작 이퍼센트 정도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육상에서 활동하기에는 심장이 너무나 작아 혈액순환이 원할하지 못해 말단 신경에 장애를 일으킨 것이리라. 인어공주가 조그만 더 해부학 공부를 했더라면 행복할 수 있었을 텐데. 다음에는 마녀에게 확실하게 심장의 성늘도 향상시켜 달라고 부탁하길 바란다.

척추동물은 수중에서 태어나 내장의 기능이나 구조까지 변경 하면서 새로운 환경인 육지로, 하늘로 진출했다. 이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게 아니라 억 년 단위의 시간을 들인 진화의 결과이다. 공주님은 유명인사에 아름답다는 이유로 환경의 변화를 얕잡아 보았기에 그 꼴을 당한 것이다. 인어공주 동화에는 성급하게 표면적인 성과를 얻으려 하지 말고, 천천히 착실하게 기초를 다지는 게 중요하다는 교훈이 숨어져 있다.

*

이렇게 생각하면 닭은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람하는 상대 닭의 나체를 한번 보지 못 하고 생을 마친다. 닭껍질을 먹는 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라도 보인 적 없는 맨살을 음미하는 행위이다.

 

아직도 내가 치킨으로 보이니?

 

<<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를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 하나. 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에 대해서.책 제목 때문이 아니라도 닭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치킨이었다. (ex 교촌 레드반 간장 반)

도시에서 쭉 살아온 나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다. 내가 만나는 닭은 노란부리와 벼슬이 달린 완전한 형태의 살아있는 닭이 아닌깃털이 벗겨진 생닭의 형태라던가, 바삭바삭하게 튀김옷을 입은 형태였으니.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건 너무 인간 중심적인 입장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불편해졌다.

닭의 힘줄 때문에 치킨을 먹을 때 우리는 불편함을 느끼지만, 닭은 그 힘줄 때문에 몸을 움직이며 살아간다. 인간의 입장에서 닭똥집을 별미라 생각하지만, 닭에게 있어 닭똥집이라 불리는 '모래주머니'는 새들이 살아남기 위해 이빨을 없애고 음식을 소화 시키기 위해 만든 진화의 결과인 것이다.

이 책을 덮으며 생각했다. 닭을 떠올렸을 때 치킨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린 시절 학교 앞 문방구에서 샀던 노란 병아리의 온기를 떠올리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닭은 닭이고, 닭이라는 생명체가 완성 되기 까지 그들은 엄청나게 오랜 시간을 들여 진화의 과정을 거쳤으니 그들도 치킨이 아닌 닭으로 존중 받을 권리가 있지 않을까.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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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조혜진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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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평은 창비에서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 하였습니다*

 

1 책 소개

 

동시대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가장 빛나는 별

사만타 슈웨블린의 대표작 국내 첫 출간!!

 

★2021 공개 예정 오리지널 무비 원작소설

★2017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 셜리잭슨상 중편 부분 수상

★2015 티그레후안상 수상

 

2 . 피버드림을 읽는 세 가지 키워드

 

[사만타 슈웨블린이라는 장르]

 

글을 쓰는 사람, 직업으로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은 한번 쯤 '나만의 글' 애 대해 고민을 해보았을 것이다. 그 글에 내 이름이 들어가지 않아도 내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나만의 느낌이 나는 그런 글들 말이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 그 작가를 떠올리 수 있는 작품들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소소하지만 유쾌한 사건들과 함께 알파벳이름을 가진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윤성희 작가님과 단백하고 간결한 문체로 사회이 약자들의 모습을 그리는 황정은 작가님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글을 읽는 것만으로 작가를 떠올리 수 있는 것 또한 대단한데, 피버드림의 작가는 그 이름 자체가 하나의 장르라고 불리 정도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소설을 진행시켰다고 하니 호기심이 들었다. 그리고 조금 더 솔직히 고백을 하자면 소설을 읽기 전 마음속으로 단단한 각오를 했다. 기존에 소설이 진행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은 탓인지, 피버드림을 먼저 읽은 다른 독자들의 반응이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소설의 첫 부분을 가볍게 소개해 보자면 이렇다.

-벌레 같은 거예요.

-무슨 벌레 인데?

-벌레 같은 거요. 어디에나 있는.

내 귀에대고 속삭이는 건 남자아이다. 질문하는 사람은 바로 나다.

첫 장면부터 훅 들어오는 벌레. 이 소설에서 벌레가 상징하는 것들과 그리고 그 벌레가 전달하는 의미를 찾아내하 하는 숙제를 던져 주며 이야기는 시작했다. 그리고 소설을 진행하는 방식 또한 독특했는데, 이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아만다와 영혼인지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소년 다비드의 대화로만 소설은 진행되고 있었다.

게다가 시간이 모호하다. 분명 아만다는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마치 전생체험을 하는 사람처럼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체면술사가 뭐가 보이나요? 하면 말이 보여요. 이런식으로 말이다. 확실히 낯설고 새로운 방식이었다.

그렇지만 작가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대단하다. 다비드가 알고 싶은 '벌레(병읜원인)는 정확히 언제 생겨 났는가?와 아만다의 '딸 니나는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 서로 알고 싶은 것을 대화로서 찾아가는 방식이 흥미롭니다.

그리고 각각의 인물과 '녹색집' 같은 사물들이 상징하는 의미를 찾아보는 재미와, 또 소설 곳곳에 깔려 있는 강렬한 이미지와 공포를 느끼며 이야기를 따라가는 매력 또한 가지고 있다.

과연 그 동안 만나기 힘든 새로운 장르라는 말이 맞았다. 작가이름 작체가 새로운 장르라 불리는 이의 소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 새로운 독서 재미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라는 것을 미리 언급한다.

[내 안의 공포를 발견하는 순간]

 

이 소설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분위기는 '공포'이다.

다비드와 아만드의 대화 속에서 독자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공포의 존재를 느끼게 된다. 작가는 환경재앙을 염두해 두고 소설을 진행했다고 했지만 작가의 의도를 모르고 읽었던 나는 조금 다른 해석을 했다. 내 해석을 옮겨보다면 이렇다.

나는 소설을 읽는 동안, 여러가지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노출된 아이들을 떠올렸다. 피버드림의 사건이 시작은 카를라가 감염에 걸린 아들을 살리기 위해 녹색집의 여인에게 데려가면서 시작한다. 녹색집의 여인은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아이의 영혼을 다른 몸으로 이체 시켜야 한다는 처방을 내린다. 영혼이 이체되면서 병도 어느정도 넘어가게 되며, 한 몸에 한 영혼 밖에 존재 할 수 없으니 원래 아이의 몸에는 다른 사람의 영혼이 들어오게 된다고 했다.

"우리가 제때 다비드의 정신을 다른 몸으로 옮기면 독성고 일부 같이 옮겨간 댔어요. 두 몸으로 나뉘면 중독을 이겨낼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확실한 방법은 아니지만 효과는 볼 수 있다고 했어요."

"여인은 자기가 가족을 선택할 순 없다고 했어요." 카틀라는 말을 이었어. "다비드가 어디를 갈지 알 수 없다고요. 그리고 이체에는 결과를 따르는 거라고 했어요" 하나의 몸에는 두 정신이 머물 자리가 없고, 정신이 없는 몸도 없으니까요. 이체가 이루어지면 다비드의 정신은 건강한 몸으로 옮겨가겠지만, 한편 낯선 정신이 아픈 몸으로 옮아오겠죠. 두 정신 모두 일부가 상대방에게 남아있을테고 다비드는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았죠. 그러니 나도 아이의 새로운 모습은 받아들여 할 테고요."

이 장면을 보고 나는 아이의 영혼을 그대로 키우기 보다는 사회적 시선과 조건에 맞추어 아이를 마음대로 바꾸는 이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는데. 내 마음 속에는 이런 현상으로 어릴 때부터 영혼을 잃고 키워진 사람들에 대한 공포심을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건 나 뿐만 아니라 이 소설을 읽는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마음 속에 공포에 맞추어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다 생각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네 눈은 남편의 시선을 간절히 좇아. 하지만 너희 아빠는 안전벨트를 풀고 네 팔을 잡아 끌지. 남편은 화가 난 채 차에 올라타. 두 사람의 형체가 점점 멀어져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여. 두 사람은 멀찍이 떨어진 채 차례로 집에 들어가고, 안에서는 문이 잠기지. 그제야 남편은 시동을 걸고 내려가 시간을 허비했다고 느껴. 마을에서 차를 멈추지 않고 뒤를 돌아보지 않아. 콩밭도, 메마은 땅도 가로질러 흐르는 개천도 가축 한 마리 없이 몇킬로미터나 드넓게 펼쳐진 평원도, 별장도 쳐다 보지 않고 도시에 다다르지. 집에 가까워 질수록 점점 속도가 느껴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 하고. 수 많은 자동차가 갈수록 더 많은 차들이 아슬파트 위를 덮고 있다는것도, 교통이 정체되어 몇 시간 동안 오도가도 못 한채 뜨거운 배기가스를 내뿜고 있는 것도. 그이는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해. 어딘가에서 불 붙은 도화선처럼 나침내 느슨해진 실을, 이제 곧 분출되기 일보 직전인 움직이지 않는 재앙을.

작가는 환경오염을 외면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통해 경고를 하고자 하는 의도였겠지만 (아마도 맞겠지?) 나는 폭력에 노출 되어 있는 아이의 눈빛을 외면한 채 평온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봤다.

이래저래 오해는 했지만 이건 내 독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읽고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받아 들이는 것도 좋겠지만, 그 책을 읽는 독자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투영시켜 새로운 해석을 하는 것도, 나름의 독서의 매력이 아닐까.(라고 변명을 해 본다)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독자가 자신 안의 공포를 발견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매력이 아닐까.

 

 

[그럼 다시 작가의 의도로 돌아가서]

 

*

작가는 아리엔티나의 무분멸한 농약 살포와 그로 인한 환경 오염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이 소설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농약에 내성이 있는 유전자 변형, 조작 콩을 생산하면서 농약 남용의 부작용과 점박이 소녀까지 인간에게 실질적인 공포로 다가온 사건이 있었다. 환경문제가 심각해졌구나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작 내 발 밑에 떨어진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적절한 예시인지 모르겠지만 영화 속에서 우리는 수 천면 수 만명이 죽는 재앙을 보면 제법 담담하게 볼 수 있지만, 단 한명이 죽거나 다치는 사건이라도 실제로 나나 내 주변 가족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 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그 상황에 더 공감하고 심각하게 받아 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어떻게든 우리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당장 내 옆에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책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 작가는 우리의 무관심을,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경고를 한다.

네 눈은 남편의 시선을 간절히 좇아. 하지만 너희 아빠는 안전벨트를 풀고 네 팔을 잡아 끌지. 남편은 화가 난 채 차에 올라타. 두 사람의 형체가 점점 멀어져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여. 두 사람은 멀찍이 떨어진 채 차례로 집에 들어가고, 안에서는 문이 잠기지. 그제야 남편은 시동을 걸고 내려가 시간을 허비했다고 느껴. 마을에서 차를 멈추지 않고 뒤를 돌아보지 않아. 콩밭도, 메마은 땅도 가로질러 흐르는 개천도 가축 한 마리 없이 몇킬로미터나 드넓게 펼쳐진 평원도, 별장도 쳐다 보지 않고 도시에 다다르지. 집에 가까워 질수록 점점 속도가 느껴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 하고. 수 많은 자동차가 갈수록 더 많은 차들이 아슬파트 위를 덮고 있다는것도, 교통이 정체되어 몇 시간 동안 오도가도 못 한채 뜨거운 배기가스를 내뿜고 있는 것도. 그이는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해. 어딘가에서 불 붙은 도화선처럼 나침내 느슨해진 실을, 이제 곧 분출되기 일보 직전인 움직이지 않는 재앙을.

*

소설에서 많이 언급되는 단어 중 구조거리라는 말이 나온다. 주인공 아만다는 딸 니나를 지키기 위해 구조거리를 유지하고자 한다.

카를라에게 일어난 일이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을지 궁금해. 나는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거든. 지금 당장은 니나가 느닷없이 수영장으로 달려가 뒤어든다면 내가 차에서 뛰쳐나가 그 애한테 이르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계산 중이야. 나는 그걸 구조거리 라고 불러. 딸 아이와 나를 갈라놓는 그 가면적인 거기를 그렇게 부르는 거지.

니나가 위험에 노출되는 순간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아이가 위험에 빠질 때 구해내고자 한다. 이건 지구와 우리의 거리를 뜻할 것이다. 코로나가 발생하고 그로인해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멸종했던 동식물들이 발견 되고, 자연경관이 다시 아름다움을 찾고 있다는 기사를 종종 본다.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어쩌면 인간이 재앙 또는 오염물질이 아니었을까.

우리가 지구를 지킬 구조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고, 소설 중간중간 다비드가 하는 반복적인 말처럼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요즘이다. 환경적 제앙이 실질적으로 느껴지지 않게 의식적이든, 제도적이든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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