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낯선 미먀베 미유키의 소설이다. 그 동안 읽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 대부분 추리소설 종류라 당연히 이 책도 그러려니 생각했다. 물론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중에 `고구레 사진관`처럼 추리 소설이 아닌 것도 있지만 이 책은 제목만 보고 당연히 추리소설이라 생각했다. 어찌보면 판타지 소설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주인공이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는 한 동안 유행했던 게임 소설과 유사한 면이 있다. 게임에 접속해서 그 속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의 새로운 캐릭터로 살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현실 속의 생활과 게임 속의 생활이 서로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이야기 구조. 하지만 이 책은 그것보다는 좀 더 무거운 주제를 이야기한다. 어찌보면 중학생인 주인공들의 성장 소설처럼도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책 속의 주인공들은 그 보다 훨씬 성숙한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라든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생각들은 중학생 보다는 고등학교 졸업반 정도의 느낌이다. 미스터리한 고성의 그림과 우연히 발견한 그림 속에 자신의 분신을 그려 넣으면 그림 속으로 들어 갈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여러 번 그림 속으로 들어가면서 알게된 그림과 관련한여러 사실들. 왜 이런 그림이 생기게 되었는지 하나씩 밝혀지는 사실들. 마지막으로 그림 속의 소녀를 구하기 위한 선택과 그 선택으로 인해 변화게 될 세상에 대한 책임감 등... 소설은 이런 주제들을 잘 나열하며 조금씩 소설 속으로 독자들을 유인해 간다. 생각과는 다른 내용이라 당황하기는 했지만 나름 충분히 재미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