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와 성자 성신처럼 어머니 아버지의 여전한 등장만으로 푸근함이 전해질 듯도 한데
여전히 그만큼 많이 가난하고 아프다는 걸 말하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서시가 등장하는 결연함까지 보태져 출발하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자 곁에서 서성거릴 너처럼
괴로움이나 고통이 그러할 때
해가 땅에 꺼지도록 하루 종일 걷거나
물 속의 풀잎처럼 살거나
상류로 거슬러오르는 물고기 떼처럼
그리 살아도

결국엔 헤아릴 수 없이 외로운 마음은 남을 것이다

돌에 남거나 새겨지거나
바다에 잠기거나 하늘에 떠 있거나
밤낮없이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남해 금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문학과지성 시인선 13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의 여부는 별도로 하더라도
황동규 시인의 덧붙인 말은 확실히 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금과 같이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던 ˝그날을

정든 유곽에서 시작하여

나라는 일인칭과 너라는 이인칭,
아버지인 삼인칭 거기에 대해 우리가 나오며 시절을 완성하는 시편들은
봄밤과 여름산에 그해 가을과 성탄절의 겨울 사계절을 담아낸다
연애와 인생,세월을 밥과 기억의 힘으로 완성해낸다

누이와 엄마처럼 ,
비가 오거나 꽃이 피거나 돌아오지 않는 강과 그 겨울 눈까지 동반하여

정든 유곽으로 돌아온다

˝내 살아 있는 어느 날 어느 길 어느 골목에서/너를 만날지 모르고 내 눈길을 너는 피할 테지만/그날,기울던 햇살,감긴 눈,긴 속눈썹,벌어진 입술,/캄캄하게 낙엽 구르는 소리,나는 듣는다˝

거기서 사는 너는 우연이 묻는다지만
˝새는 어떻게 집을 짓는가/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풀잎도 잠을 자는가,˝

아무 것도 아닌 나는
이렇게 밖에는
˝문득 고개를 떨군 네
마음 같은,
한줌
공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올때마다 보게 되는 작가의 작품은 점점 어둡고 유쾌하진 않은 스타일로 변해가는 느낌이라 조금 아쉽지만
이정도로 스타일을 갖추어 내놓는 것 자체로 선택을 하게 만드는 장점이 많은 작가이고 그의 작품이다

`프리데터`라 불리는 상위 1퍼센트에 속하는 사이코패스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번 책의 작가의 말에서 그는 악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악에 대한 똑바른 응시와 이해를 통한 그에 대한 제대로 된 대처이다

그러면서 나와 같은 마냥 즐겁지 않을 독자에게는 이야기 자체로 즐겨주기를 당부하고 있다

올것은 오고 벌어질 일은 벌어지는
운명이 제 할일을 다할 때처럼
본분을 다해 곡진하게 써내려갔을 이번 책은 잔인한 면의 묘사가 더 강해진 편이다

사칙 연산처럼 분명하지 않고 더 복잡한 인간의 세계를 묘사하기 위해 악을 들여다 보길 원했을 수도 있기는 해도
희망을 가진다고 절망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므로 다음번 작품은 좀 밝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벌써 한다
물론 다음에도 그 결정은 글쓰는 그의 몫이고 나는 단지 선택을 할 따름이겠지만

동물과 달리 자기 자신을 자기 안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임을 상기할 때 악과 선을 공존시켜도 되지않을까

아니면 서로 잡아먹으면서 살아남는 사슬로 엮는것만이 아니라 만물을 사랑하는 관계로 설계하는 것도 가능한 능력자일 것이니까

물론
지극히 당연하게 갈만한 곳과 할만한 일 대신에 선택한 책이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 구독감을 주었다는 것은 분명한 일이긴 해도 말이다

에둘러 인간의 선이나 희망을 말하기 위해 악을 선정하는 것이 계속되어
작가의 스타일이 한쪽으로만 고착되어 받아들여진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 않겠는가

당분간 또 다음 책을 기대하게 될터인데 벌써 아쉽다

주로 그의 표현을 가져다 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총,균,쇠`식의 이야기를 더 대중적으로 흥미롭고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으로 읽히고
번역의 힘도 잘 작용한 듯 하고
여러모로 다양한 분야와 범위를 교양의 범주로 받아 볼 수 있게끔 잘 짜여진 듯 하다

인지 혁명 -농업혁명-인류의 통합-과학혁명으로 나눈 카테고리안에서 인류를 서술하는데 이정도면 대단히 좋은 서술이었지 않을까

P135 `역사의 몇 안되는 철칙 가운데 하나는 사치품은 필수품이 되고 새로운 의무를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
P240`역사의 전반적인 방향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떤 한 순간에 지구라는 행성 위에 각기 분리된 채 공존했던 인간 세상들의 갯수를 세는 것이다`
P337 `역사상 모든 지점은 교차로다`와 같은 단정적인 자기 견해를 충실하게 펼쳐서 설득력있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저자의 노력은
참 대단하였겠구나 싶다

이 책에 관한 다양한 견해와 해석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여도

주제를 명확히 하고 논지를 설정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마무리 한 점 만으로도 누구나 읽어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숨도 힘 있을때 푹푹 내뱉어라˝
˝그늘 한점 데리고 가는게 인생`˝이니까 하시다가도
˝처음 국수틀에서 나올 때처럼 꼿꼿해야˝하고
`부지깽이`나 `반딧불`이 되어 살기를 말씀하시고

˝진짜 전망은 둥지에서 보는 게 아니고 있는 힘 다해 날개 쳐 올라가서 보는 거여˝
˝자식만한 거울이 어디 있겄냐?
도 닦는 데는 식구가 최고 웃질인거여˝ 하고 가르쳐도 주시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마라˝하시고
˝몸만 성하면 쓴다˝라고 타이르시고
˝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겄냐?
내 잘못이라고 혼잣말 되뇌며 살아야 한다.˝고 알려주신다

˝가장 힘들어서 가장˝이니까
˝슬플 땐,눈물둑이 무너져라
넋놓고 울어라.본시 남자란 게 징˝이라고 다독거려주시고
˝이러쿵저러쿵 다 인생이지 뭐.그 어떤 냉구들도
미안해,고마워,사랑해,세마디면
황토 찜질방처럼 쩔쩔 끓는 거여.˝라고 인생진리 일러주면서

˝베갯머리 잘 디밀어줘라.~~~
깜깜한 잠자리에 그런 눈길 두어번이면
자식이고 아내고 지극정성을 다하는 법이여.
잠결에도 그런건 다 느끼는 거여.˝하고 방법까지 일러주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