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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13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2년 1월
평점 :
동의 여부는 별도로 하더라도
황동규 시인의 덧붙인 말은 확실히 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금과 같이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던 ˝그날을
정든 유곽에서 시작하여
나라는 일인칭과 너라는 이인칭,
아버지인 삼인칭 거기에 대해 우리가 나오며 시절을 완성하는 시편들은
봄밤과 여름산에 그해 가을과 성탄절의 겨울 사계절을 담아낸다
연애와 인생,세월을 밥과 기억의 힘으로 완성해낸다
누이와 엄마처럼 ,
비가 오거나 꽃이 피거나 돌아오지 않는 강과 그 겨울 눈까지 동반하여
정든 유곽으로 돌아온다
˝내 살아 있는 어느 날 어느 길 어느 골목에서/너를 만날지 모르고 내 눈길을 너는 피할 테지만/그날,기울던 햇살,감긴 눈,긴 속눈썹,벌어진 입술,/캄캄하게 낙엽 구르는 소리,나는 듣는다˝
거기서 사는 너는 우연이 묻는다지만
˝새는 어떻게 집을 짓는가/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풀잎도 잠을 자는가,˝
아무 것도 아닌 나는
이렇게 밖에는
˝문득 고개를 떨군 네
마음 같은,
한줌
공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