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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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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트렁크

완득이,우아한 거짓말등의 김려령 작가의 글이 볼때마다 새롭다

이 책의 그의 작가의 말도 그렇다
새롭고 훈훈하고 감명깊다

기간제 결혼회사에 근무하는 주인공을 통해 접하는 우정,사랑같은 가치에서 가족,결혼 등의 제도와 그 안,밖의 인간관계까지 씁쓸하게 구현해낸 작품이다
당연히 다소간 씁쓸하고 냉소적인 면이 철저히 보여준다

물론 적당한 세상에 대한 정의와 푸념도 보이고
p68
살아남는 게 오히려 신기하고,타인의 갈증에 무섭도록 냉담한 곳이었다
~~고개를 숙이면 그 참에 목뼈를 부러뜨리려 했고,고개를 들면 날선 칼로 목을 치려 했다~~~골목대장만 됐다 싶어도 눈에 보이는게 없는 인간들이 많았다.~아주어렸을 때는 어른만 되면 세상이 나를 알아줄 것이라 믿었다.그러나 어른이 된다는 건 내가 세상을 알아버리는 것이었다.
~~저 바깥세상이 언제 우리를 두 팔 벌려 환영한 적 있었나.
P78
˝나는 그냥 늘 어딘가에 살고 있더라고요˝
--
조금 더 젊었을 적
인생을 물어보고 떠올리게도 한다
P201
내 직업에 대한 회의였다.누가 내게,당신의 이십대는 어땠나요?물으면,대답이 마땅치않다.트렁크.여행이요?그럴 수도 있겠네요.좋았겠어요.글쎄요.십대 때 원한 이십대가 아니었다.벌써 서른이다.삼십대를 마치며 또 후회하고 싶지 않다.내 삶을 꾸역꾸역 구겨넣고 다녔던 트렁크를 버려야 한다.손 안에 꼭 쥘 수 있는 금장단추.그거 하나면 충분하다
---
그러면서 교훈도 준다
P177
˝당연하지.먼저 일어나서 죄송합니다.시간이 안되네요.미안합니다.죄송한데 나가주세요.자꾸 사과하게 만들었잖아.자기가 툭 쳐놓고 사과받는 사람이야.사과와 거절이 얼마나 무거운 건데.생큐,오케이하고는 질이 달라.사람을 푹 꺼지기 해.진짜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상대가 구질구질하게 사과할 상황을 만들면 안돼˝


P159
위로는 리더십을 의심받고 아래로는 원망과 무능함으로 공격당하기 일쑤다.
대표와 이사진이 대거 출동하는 망할 송년회 자리에서는 간부면서 간부 아닌 취급을 받고,
평사원이 아님에도 평사원인 기분으로 술잔을 받는다.

몇몇 되지 않는 듯한 등장인물들에 비하면 참 많은 것을 맛깔나게 적재적소에 얘기해 놓았다

사랑 또한 그러하다
P171
이런 사랑 모두 꺼내어 볕에 널고 싶다.누구라도 보송보송 잘 마른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사랑때문에 우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P172 -문드러지게 사랑한다.됐냐?

이야기꾼은 타고나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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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구에 돈 벌러 오지 않았다
이영광 지음 / 이불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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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구에 돈벌러 오지 않았다

이영광 시인의 산문집은 시에 대한 아포리즘과 시절단상 등으로 구석구석 들여다보고 지내는 세상사와 자기 주변에 대하여 써넣은 글인듯하다

늘 조금 늦게 오는,그 때문에 생의 모든시간으로 확장되지 못하는 진심의 문제에 관해 말하고
불현듯 밝아지고 어두워지는 생으로
이유없이 우는 때가 있슴을
마취되지 않은 마음으로 털어 놓고 있는 글들의 모임이다
때문에 지나치게 솔직하고 너무 깊은 속상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우리들 살고 있는 세상의 일에 관해
-세월호,어머니,술과 시인 등-다양하게
그동안 하고싶었던 얘기를 하고 있구나

느끼게끔 말한다
이제 좀 가벼워지거나 자유로와지거나 같이 나눠 지고 내려놓을 수 있었기를 바란다

P12 사랑만큼 사람을 방심하게 만드는 건 없다

P27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그런 자세는 건강에 안 좋다
그런 움식은 건강에 안 좋다
그런 생각은 건강에 안 좋다
그런 습관은 건강에 안 좋다
그런 슬픔은 건강에 안 좋다

....건강은 나에게 안 좋다

P42 의식이란 걸 얻는 과정에
동물이란 걸 버리지 못한 것,
이게 인간의 문제 같다

P68 의문으로 가득 찬 사람을 만나면 행복하다.대답으로 가득 찬 사람을 만나는 건 끔찍하다.더구나 단 하나의 대답을 가진 경우엔

P238
봐야 한다,안 보일 때까지.
보지 말아야 한다.보일 때까지.

본다는 건 볼록렌즈로 빛을 모아 불을 일으키는 것과 비슷하다

P245 마음이란 걸 가졌기에 인간은 누구나 장애를 앓고 있다
날 때부터 인간은 우구나 장애를 앓고 있다.나는 지구에 돈벌러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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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그림 하나, 시 하나
신현림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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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건 제법 좋은 일을 하는 셈이다
그것이 일기이든 시이든 소설이나 에세이도 마찬가지인 일이다
좋은 책은
그것을 들려주는 지은이의 수고를 통해 읽고 보고 하는 읽는 이들에게
기운을 북돋워주거나 위로를 주는 일을 하는 것이니까
그러므로 그 기운을 받고 위로를 얻는
독서 또한 좋은 습관인 셈이다

˝페이지 255~256

슬퍼하지 마라 -사디-

만사가 안 된다고 걱정하거나 마음 상하지 마라
생명수는 어둠 속에 있으니
형제들이여,가난을 슬퍼하지 마라
역경 속에 기쁨이 숨겨져 있으니
세월의 모순된 변화에 슬퍼하지 말고 참아라
쓰디슨 날 뒤에 반드시 달디단 날이 오리니

나도 믿는다 쉰해 넘게 살아 보니 그렇더라.쓰디 쓴 날 뒤에는 다디단 날도 찾아오고,그칠 것 같지 않은 비가 문득 그치며,높은 파도일수록 더 산산히 부서진다.
나는 날 주기적으로 지금의 시간을 긍정하고 `괜찮다`다독이는 글들을 찾아 읽는다.인생을 살면서 나 스스로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내가 받은 위안을 누군가도 받았으면 해서다 위로는 쉽지 않으니까˝

˝페이지 275
가슴이 답답하다는 건 고인 물처럼 꼼짝없이 마음이 정체될때 그렇다.차라리 한껏 흔들리고 나면 의외로 쉽게 정리될 때가 있다˝

표지에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 잡은 그림 하나 시 하나라 써진 걸 보면 꽤 늦게 보여준 그이의 속내를 들여다 본 셈인데 보태어 궁금해진다 그를 통해 그는 위안을 얻고 마음을 다지고 나서 무엇을 또 이뤄냈을까 하는 정도의.

좋은 그림과 시로 앙상블을 만들어 내어 마음의 위안을 얻도록 하는 목적을 훌륭히 달성한 셈인데
덕택에 나도 위로를 받은 셈이다

˝사람은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노래를 듣고,좋은 시를 읽고,아름다운 그림을 좌야한다˝는 괴테의 훌륭한 말은 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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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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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을 공부하려고 미주리 대학에 입학한 시골출신 스토너는 영문학에 매료되고 그것으로 인생을 끝까지 살아낸다
그를 살게 한
문학의 힘은 위안과 위로에 있슴을 발견하게 하고 있다

우리사회에 비추어 볼때,교수라는 신분은 조금 특별한 직업이기는 하지만
그 외에는 특별할 것 없는 인생을 끝까지 조근조근하게 얘기해주는 소설은 평범하고 소박한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좋은 작품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삶은 행복할 것인데
이야기의 주인공을 통해 나를 비춰 보는 거울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농업을 공부하려 시작한 공부에서 단지 빠져든 것만으로 선택한 영문학도의 길에서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던,가능성만으로 들어선 세계에서 자신의 세계를 일궈낸,어쩌면 우연히 겪은 일과 상황으로만으로도 벅찼을 인생에서 진실하게 한 생을 살아낸 한 남자 스토너의 삶을 풀어낸 낸 이 소설은

우연과 필연처럼 보이다가도
생이 있을 수 있는 일들로만 이루어진 것 같은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공허함,막연함,기대 등도 느낄 수 있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명석한 지성과 냉정함 가운데 가리워지기 쉬운 열정 또한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신비스럽거나 자극적인 배치나 구성은 없는 편이며
누구의 삶이든 무감각, 무심함, 초연함을 넘어선 온전한 열정의 순간들이 빼곡하게 들어차있슴을 완곡하게 소설의 전체를 통해 말한다.
똑같이 실패,성공,행복과 같은 면을 그렇게 잔잔하게 정의한다

시간순으로 별다른 사건도 없는 전개를 따라가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한 주제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소박한 스토너의 삶 속에서
몇 되지도 않는 주요등장 인물들로 사회와 인간의 다양한 속성-이를 테면 편협함,완고함 등-을 밑바닥에 잔잔히 흐르게 하여 빠짐없이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시간순으로 극적인 사건없이 구성된 듯 했던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의 하나로 묘사된 드리스콜과의 만남의 장면에서
스토너가 한 말˝그렇게 걱정할 거 없습니다.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죠.세월이 흐르면 다 잘 풀릴 겁니다.별로 중요한 일도 아니에요˝
(P264)가 인상깊게 남는다

`스토너는 저녁 풍경 속을 천천히 걸으면서 그 향기를 들이마시고,혀에 닿는 싸늘한 밤공기를 맛보았다. 그가 걷고 있는 지금 이 순간만으로 충분해서 더 이상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P265)

나도 그랬다

아마도 누구나 그럴 것이다 싶은 구석이 많게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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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 / 마음산책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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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건 잘 모르겠고

제목 참 잘 붙여놓았다 싶다
진짜 웬만해선 아무렇지도 않을 세상이 되어있어서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을 이야기를 짧게짧게 모아놓아 웃음은 피식하게 되고 눈물은 찔끔할 정도의 꽁트 모음집같아서 같은 류의 성석제가 번뜩 떠올라서 내내 같이 견줘 보았다

맨 처음 이야기의 벚꽃 흩날리는 이유에 태연,최형사 그리고 남자를 등장시켜 만든 그 이야기의` 진짜 사랑은 그 사람이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법`이란 식의 결론을
다른 이야기에서도 슬쩍 슬쩍 등장시켜 `문득 문득 제법 심오하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었는데
그런식의 이야기들은 `이게 누구야 `라거나 `데이비드 로지의 일기``입동 전후`의 끝부분까지 꾸준히 이어진다

다양한 주인공으로 다양하게 이야기를 해학이라던가 유머,페이소스가 전해지는 주인공과 설정 ,전개 시키는 점에 있어서는
성석제의 번쩍이는 황홀한 순간 등에서 같은 면을 보았다고나 할까

내게는 수준급의 개그나 만화를 읽은 느낌이어서 유쾌하게 느껴진 부분의 창조성은 휴일에 딱 들어맞은 선택이였던 듯 하다
거창한 주제의식의 구현이나 큰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식이 필요없는 짧은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규정짓고 나온 태생적인 면에는 아주 아주 충실한 셈이어서
아주 짧지만 나름 툭 툭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면도 있어서

다만 아이와 중년의 등장만큼 젊음이 더 자주 소재나 주제로 쓰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는 것은 과한 욕심과 같은 내 생각이겠다 싶지만
웬만하면 그럼 더 좋지 않았을까
웬만해선 아무렇지도 않을 이야기로도 충분히 좋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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