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빙수 눈사람 펑펑 2 팥빙수 눈사람 펑펑 2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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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눈사람 안경점의 주인 펑펑이에요.
제가 만든 안경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거든요.
안경을 쓰면 무엇이든 볼 수 있어요.
이미 지나간 과거도, 미래의 모습도, 혹은
누군가의 마음속까지도." (P.16)

🔖
"나는 펑펑, 여긴 직원 스피노라고 해.
눈사람 안경점의 눈 안경으로 보고 싶은 건
무엇이든 볼 수 있어. " (P.38)

 
빙수를 좋아하는 눈사람 안경점의 주인 펑펑,
얼음덩어리로 렌즈를 만드는 북극곰 스피노.
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있는 눈 안경을 만들어
손님이 보고 싶어 하는 건 무엇이든 보여주죠.
손님의 고민에 딱 맞는 눈 안경으로 말이에요.

 

신나기만 하던 여행 기록 일이 재미 없어졌다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첫 여행지를 다시 보고 싶다던,
펑펑의 최애 잡지 '방방곡곡'의 여행 소개자 '만국'

이사로 새로운 초등학교에 다니게 된 일이 걱정돼
전학 갈 반 친구들 모습을 미리 보고 싶다던 '윤우'

지구의 온도가 매년 올라 자신이 사랑하는 펭귄이
먼 미래의 남극엔 혹시나 없을까 봐 지구의 미래가 
너무 걱정되어 미리 보고 싶다는 펭귄 러버 '주아'

 

✔️세 손님은 각자가 보고 싶은 장면들을 볼 수 있을까요?
✔️눈 안경으로 본 장면을 통해 걱정을 지울 수 있을까요?

 

설레는 마음으로 어떤 손님이 올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또 어떤 특별하고 맛난 빙수의 재료를 가져다줄지 기대하는
펑펑이와 스피노의 이야기가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가끔은 좋아하던 것에 대한 마음이 헷갈리는 순간도 찾아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을 미리 걱정하기도 하는 우리잖아요.
새로운 사람이나 순간, 시작을 마주할 때 떨림을 느끼기도 하고
마냥 불안한 미래로 안 좋은 생각이 이어지는 순간도 있고요.

어른들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더욱 그럴 거예요.
그런 떨리는 마음들을 잘 어루만져 주고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다정하고 따스한 동화가 바로 <팥빙수 눈사람 펑펑>이랍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주인공 펑펑과 북극곰 스피노의 활약,
그리고 손님들이 가져온 특별한 재료로 만든 팥빙수와,
고민 가득하던 주인공들의 멋진 고민 해결의 순간들이
잘 어우러져 아이들의 마음을 따스히 물들일 것 같아요.

 

웃음도 펑펑, 감동도 펑펑, 용기도 펑펑! 샘솟는 동화책!
우리 아이들 모두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동화책!

이 책의 주인공 펑펑에게 우리도 작은 용기를 부탁해 볼까요?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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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소리 인생그림책 41
이순옥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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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어릴 때부터 
그 소리가 있었습니다.
아침마다 들려오는 그 소리는
내 하루의 초록불이었습니다.
- 그림책 본문 중에서 -

 

아침이면 모락모락 김이 나고
코를 간질이는 맛있는 냄새가 나요.
팡팡팡! 탁탁탁! 소리마저 맛있고,
엄마 마음이 가득 담긴 오늘의 요리.

이불에서 나오지도 않은 채 상상해 봐요.
아! 이 궁금한 냄새의 주인공은 뭘까?
오늘 요리에 담긴 엄마의 마음은 무엇일까?

엄마는 내 마음을 다 아는 것 같아요.
으슬으슬 추워서 따끈한 국이 먹고 싶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더워서 시원한 게 좋은데!
노릇노릇 고소한 냄새가 나는 호박전이 당겼는데!
오늘 소풍엔 꼭 소고기 김밥을 먹고 싶었는데!
어떻게 알고 내가 좋아하는 맛으로 딱 만들었을까?

 

조그맣고 어린 나를 위해 만들었던 이유식.
신나게 뛰어노느라 바쁘던 나에게 딱인 볶음밥.
성장기 쑥쑥 자라던 나를 위해 만드신 갈비찜.
친구들과 나누어 먹고 싶었던 우리 엄마의 김밥.
밖에서 노느라 꽁꽁 얼어버린 나를 위한 계란국.

어느 하나 나를 위한 것이 아닌 것이 없던 손길.
그 따스한 손길에서 나온 엄마의 요리들은,
나를 채워주고 밝혀주고 자라게 해주었지요.

 

이제는 결혼해 아이가 있고, 나도 할 줄 아는데,
엄마는 꼭 바리바리 엄마의 음식들을 싸주어요.
이제 그만 자라도 되는데, 그만 커도 되는데
멸치 하나부터 김치 한 포기까지 꽁꽁 싸주어요.

이제는 나도 엄마가 되어 알 수 있어요.
엄마는 음식을 만들며 얼마나 행복했을지
얼마나 나를 생각했을지, 얼마나 좋았을지...

하루 종일 탕탕탕 숑숑숑 착착착 소리를 내며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얼마나 설렜을지...

 

이제는 내가 엄마에게 해주고 싶어요.
엄마가 나를 위해 내던 그 많은 요리들을
나의 심장을 뛰게 하던 엄마의 수많은 요리들처럼
이제는 엄마의 손발이 되어 엄마를 위해 요리할래요.
폭폭폭 착착착 팡팡팡 엄마 마음을 가득 채울 때까지.

엄마가 주신 사랑으로 쑥쑥 자라온 내가, 
이제는 엄마에게 내 사랑을 주고 싶어요.
 
나도 자라 엄마가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야 알았어요.
엄마의 정성을 먹고 엄마의 마음을 마시며 자랐음을,

 

 
💕
그림책 가득한 생생한 요리의 소리들이 정겨워요.
손만 그려져 있지만 어쩐지 엄마 표정이 보이는 것 같아요.
얼마나 행복한 표정일지, 얼마나 설레는 표정일지
얼마나 따스한 마음으로 만들고 있는지 느껴져요.

그림책의 색감과 요리의 모습, 맛있게 먹고 있는 아이가
어우러져 한장 한장 넘기며 절로 엄마를 떠올리게 되네요.

점점 책장을 넘기며 아이의 성장을 함께 지켜볼 수 있었고
엄마를 위해 요리하는 손길에서 또 하나의 사랑이 보여요.

 

이제 엄마를 위해 요리하는 우리들의 손길로는
작고 약해진 엄마를 자라게 할 수 없겠지만,
엄마의 마음속 따스함을 지켜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엄마가 어린 우리에게 내밀었던 그 따스한 마음을
이제라도 깨닫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지요.

나의 삶을 가득 채워주던 엄마의 날들이 떠오르는 책.
이 그림책을 엄마께 선물하고 싶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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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 디지털 폭력 위협에 맞서다 동화 매듭 1
이승민 지음, 주성희 그림 / 다른매듭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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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마 아빠 세대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주한
이른바 디지털 '이주민' 세대라고 한다면,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원주민' 세대라고 하지요?

그만큼 아주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고,
엄마 아빠 세대가 어릴 때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여러 가지 디지털의 장점들을 누리며 자라기도 하지만,
반대로 디지털의 단점들 또한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부모님들 또한 겪어보았던 일이라면 미리 준비하고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예방이나 예비를 할 수도 있지만
부모님 또한 디지털 원주민으로 자라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의 마음과 아이들의 방식을 모두 이해할 수 없어요.

그래서 여러 문제에 한 박자 늦게 대처를 하기도 하고
미처 준비를 하지 못한 채, 문제가 발생되고 나서야
뒤늦게 사태를 수습해야만 하는 날들도 참 많습니다.

 

이 책은 디지털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직접 마주한 
아이들의 여러 가지 사례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소개합니다.

- 먹방 유튜버의 영상에 내 얼굴이?  #초상권침해
- 굿즈를 사고 싶었을 뿐인데, 사기라고?  #디지털사기
- 그저 호기심에 시작했다고?  #온라인도박
- 내 일상이 감시당한다면?  #사생활감시
- 디지털 기기, 누군가에게는 처벌?  #디지털소외
- 다정한 DM의 정체는 뭘까?  #디지털성범죄
- 단톡에 공유된 합성 사진, 어쩌지?  #사이버불링

 

다른 사람의 허락도 받지 않은 채, 영상을 찍어 이익 수단으로
사용한 유튜버에게서 본인의 권리를 찾아낸 도현이의 이야기.

팬클럽의 어린 소녀들의 심리를 이용해 디지털 사기를 저지른
사기꾼 언니에게 현명하게 대처하고 판단해낸 지혜의 이야기.

우연히 나쁜 형들이 보낸 불법 도박 사이트 링크에 접속했다가
중독적인 불법 도박에 사로잡힐 뻔했었던 세민이의 이야기.

부모님의 휴대폰 감시로 불만이 있었지만 잘 조율해간 연주와
서툰 우정으로 사생활의 중요성을 배운 윤희와 이수의 이야기.

누군가에게는 편리한 문물인 키오스크나 스마트 기기들 사이,
소외되고 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음을 보여준 순규 이야기.

유행이었던 피노키오 월드 가상 공간에 우연히 발을 디뎠다가
다정함 뒤에 본색을 드러낸 범죄자를 만났던 지유의 이야기.

단톡을 통해 괴롭힘과 따돌림을 하고 심지어 영상과 사진을
합성해 괴롭혀던 아이들로부터 용기를 낸 한철이의 이야기. 

 

어쩌면 지금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을지 모르는,
수많은 종류의 디지털 범죄와 괴롭힘의 여러 사례들을
쉽게 일곱 가지 동화로 풀어낸 책이랍니다.

이런 흔한 디지털 범죄들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더
지혜롭게 대처하고 당당하게 나의 권리를 찾아갈 수 있는지,
나다움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대처할 수 있는지를
동화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힐 수 있어요.

남의 일, 드라마 속에서나 등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다양한 디지털 범죄들이 내게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답니다.

 

미리 대처하고 준비하며 나만의 기준점을 세워간다면,
보다 지혜롭게 생각하고 명확한 판단할 수 있다면
나쁜 디지털 범죄들이 점점 줄어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디지털에 가까워지는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입니다.
더욱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디지털 유저가 될 수 있도록,
아이들과 미리 읽어 보고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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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 이 삽니다 - 이빨 요정 주식회사 노란상상 그림책 117
안드레아 안티노리 지음, 문주선 옮김 / 노란상상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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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어린 시절엔 이를 빼고 내면 꼭 지붕 위로 던졌어요.
헌이 줄게, 새이 다오! 크게 외치고 기도를 했었지요.
저희 집 삼 남매 아이들이 어릴 때엔 유치를 뽑고 나면,
이를 베개 밑에 두고 아이와 주문을 외우고 자곤 했지요.
"이빨 요정님! 헌이 드릴 테니 예쁜 새이를 주세요!"
아이가 잠들고 나면 몰래 이를 빼내느라 힘들었답니다.

저희 아이들은 늘 궁금해했어요.
헌이를 가져간 이빨 요정이 어떻게 새이를 주는지,
어떤 게 누구 것인지 어떻게 기억하냐고 말이죠!

전국, 아니 전 세계의 수많은 아이들의 치아 교체를
책임지는 이빨 요정님은 정말 어떻게 일을 하실까요?
어떻게 헌이가 빠지면 그 자리에 새이가 돋아날까요?
이빨 요정님들은 그 많은 헌이로 무엇을 할까요? 🤔

 
📖 
스페인 마드리드에 사는 생쥐 이요는 하는 일이 많아요.
이요는 프라스트 과자점 옆에 살고 있지요.
이요는 페레스 은행의 은행장 페레스 씨이기도 해요.
페레스 씨는 무척 중요한 일을 하는 🐭생쥐랍니다.
특히 🦷이가 빠진 아이를 발견할 때면 말이에요.
 
생쥐 요원들과 몰래 꼬마 아이에게로 향하는 페레스 씨!
아이가 잠든 사이 살며시 요원들은 이를 들고나와요.
이가 있던 자리에 가져다 둘 무언가도 들고 갔답니다.

그리고 페레스 씨는 이제 더 중요한 일을 하러 간대요.
바로 어린이의 이를 거래하는 일을 하러 말이에요.

✔️어린이들의 이는 과연 어떤 용도로 쓰이는 걸까요?
✔️도대체 누가 어린이들의 이를 사려고 하는 걸까요?

 
 
스페인 마드리드에 라톤 페레즈(스) 동화 박물관이 있대요.
정말 생쥐 페레스의 이름이 붙어있는, 생쥐 박물관이지요.
페레스가 사는 바로 그 프라스트 과자점의 백 년 전 자리에 
페레스 박물관이 세워져 있다니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초콜릿 선물 포장을 할 때 꼭 넣곤 하는 동전 모양 초콜릿도 
바로 이곳에서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너무 반갑웠답니다.
마드리드의 페레스 박물관도 꼬옥 가보고 싶어졌어요.
어떤 이야기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아이들의 치아가 하나 둘 빠지고 쑥쑥 자라는 동안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기에 너무 좋은 그림책입니다.
머리맡에 두고 잔 치아가 짠~ 사라진 아침이 되면
아이가 분명 이빨 요정에 대해 궁금해할 테니까요.

정말 이빨 요정 페레스 씨가 나타나 귀한 선물을 두고
아이의 헌이를 가지고 가는지도 꼭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아이의 동심을 더욱 반짝이게 만들어줄 이야기!
경험에서 우러난 호기심을 가득 채워줄 이야기!
아이의 마음에 쏙 들어오는 재미 넘치는 이야기!

이빨 요정 페레스 씨의 이야기를 꼭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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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리 삼 형제 - 2025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도서,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모두를 위한 그림책 87
알렉스 쿠소 지음, 안리즈 부탱 그림,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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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크레이프를 좋아하지 않나 봐." 아마가 말했어.
"그래, 꿀도 좋아하지 않고." 그래가 맞장구를 쳤어.
"아니, 우리를 좋아하지 않아." 아니가 투덜댔어.
난 곰곰이 생각했어. 이웃들은 왜 즐리 형제들을 좋아하지 않을까?
다른 곳에서 와서 경계하는 걸까? 그럼 내쫓아야 한다는 뜻일까?
하지만 줄리 형제들이 여기에 온 뒤로 우리 집이 따뜻해졌는걸.
(그림책 본문 중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우리는 자연스레 경계의 마음이 듭니다.
'어쩌면 좋은 사람일지도 몰라, 어쩌면 나쁜 사람일지도 몰라!'
'이 사람과 친해져도 될까? 괜히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저도 모르게 들어서 깜짝 놀랄 때가 있지요.

부끄럽게도 우린 그 사람과 이야기 한번 나누지 못한 채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미루어 짐작을 하기도 하고,
마음대로 외모로 판단해 단정 짓고 결론 내리기도 합니다.

낯설다는 이유로 잘 모른다는 이유로 나도 모르게 한껏
떨어져 멀리서 바라보기도 하고 눈길을 피하기도 해요.
아직 잘 모르면서, 아직 겪어보지도 않았으면서 말입니다.

 
📖
즐리 삼 형제는 여기저기 살 곳을 찾아 헤매던 중이었죠.
박쥐 친구는 즐리 삼 형제를 커다란 집에 혼자 살고 있던
작은 소녀에게 소개했고, 그렇게 함께 살기로 하였어요.

소녀는 즐리 형제에게 이야기했지요. "왜 안 되겠어?"

키 크고 우람하고 바위 같은 삼 형제는 그래, 아니, 아마.
그래, 아니, 아마 삼 형제는 무척이나 상냥했답니다.

어느덧 진정한 가족이 된 즐리 삼 형제와 작은 소녀는
이웃들에게 초대장을 보냈어요. 축하파티를 위해서요.
그러나 박쥐 말고는 아무도 오지 않았답니다.

그뿐일까요? 이웃들은 곰들에게 마을을 떠나라고 해요.
문을 열어주지도 않고, 위험하니 아무것도 하지 말래요.
아무리 기다려도 이웃들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곰과 소녀가 사는 집에 불이 나고 말아요.
왜 불이 닌 걸까요? 이제 삼 형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혹시 즐리 삼 형제가 뭔가 잘못한 것이라도 있는 걸까요?

 
-
 

찾아간 소녀와 박쥐, 그리고 즐리 삼 형제를 바라보던
차가운 이웃들의 표정이 제 뇌리에서 떠나지 않네요.
그럼에도 즐리 삼 형제는 언젠가 찾아올 이웃을 위해,
눈을 치우고 벌통을 설치하고 박새 둥지도 만들고,
고슴도치가 쉴 곳도 만들고 그네도 고쳤는데 말이죠.

따뜻하게 천천히 다가가고 싶은 즐리 삼 형제의 마음을 
이웃들은 들어볼 생각조차 없어 보여 무척 슬펐답니다.

불 또한 누군가 일부러 한 행동이라 생각하니 화가 났어요.
즐리 형제는 아직까지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왜 이웃들은 그렇게나 미워하고 배척해야만 했던 걸까요?

 
-
 

비록 처음부터, 아니 오래전부터 함께 한 이웃이 아닐지라도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아직 겪어보지도 않은 채로
무작정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예상만으로 배척한다는 것은
분명 옳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와 조금 다르게 생겼다고 해서, 낯설고 처음 본다고 해서,
아직 겪지도 않은 모든 일에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 일은 
특히 어른들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더 범위를 넓혀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모든 이주민들과 부득이한 사정으로 낯선 나라에 온 난민들,
다른 사람과 좀 다르다고 무조건 경계의 눈빛을 받으며 사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외국에서는, 즐리 삼 형제처럼 낯선 존재가 아닐까요?
만일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함께 있는 것조차 거부하는 현지의 외국인들이 있다면,
우리의 기분과 마음은 어떨지 꼭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고요.

자신만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는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꼭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좋은 즐리 친구들을 만나면 저도 따스하게 환대해 줄래요.
"얼마나 떨리고 무서웠니, 얼마나 두렵고 힘들고 배고팠니.
우리 서로 조금은 다르지만 조화롭게 행복하게 살아보자! 
너희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들은 분명 다채롭고 따스할거야!"

 

🔖
"혹시 너희 집에서 살게 해주면 안 될까?"
"왜 안 되겠어?"
(그림책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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