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쉬기 달그림 마음 힐링 그림책
자현 지음, 차영경 그림 / 달그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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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마음입니다.
나도 운동이 필요해요."

"먼저 다치지 않게
준비 운동을 해요.
자, 준비됐나요?"

 

'마음은 어디 있을까?"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정말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저는 물론,
질문을 받은 분들 모두가 머뭇거렸던 기억이 있네요.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라고 아이들에게 물으면
아이들은 아마 심장이 있는 쪽을 가리키겠죠?
아주아주 오래전 지금처럼 의학이 발달하기 전에도
사람들 모두가 심장에 마음이 있다고 믿었대요.
심장이식은 영혼도 함께 이식된다고 생각했고요.
사람들은 분명 심장 근처에 마음을 관장하는 기관이 
있다고 믿었다 아닌 것을 알고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의학이 발달하며 마음은 뇌에 있다고 규정되었지만
우리가 당연히 생각하는 근육이 아닌 신경세포들이
심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 또한 밝혀졌어요.
심장이 제의 뇌다! 정서지능은 심장으로부터 나온다
라는 이야기들이 그래서 나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정확한 답으로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제가 규정할 수는 없겠지만,
몇 가지 분명하고 변함없는 진리는 있어요.
마음도 준비 운동이 필요하고, 연습이 필요하며,
때로는 열정이 넘치는 폭발의 순간도 필요하고,
때로는 고요한 휴식 또한 필요하다는 것 말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의도치 않게 다치기도 참 쉽지만,
잘만 연습하면 익숙하게 대처하기 쉽기도 하고요.
그 어떤 방법 보다 간단하거나 효과가 좋기도 해요.
간단히 마음을 고쳐먹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생기고
다양한 방법으로 어루만지고 해결해낼 수 있거든요.

 

자존감을 높이고 싶을 때는
마음 높이뛰기로 차근차근 올릴 수 있고요.
중심을 잘 잡고 싶을 때는
마음 줄타기로 수평을 고요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을 때는
마음 볼링으로 스트라이크! 모두 날려버릴 수 있고요.
답답한 속을 뻥 뚫고 싶을 때는
마음 축구로 뻥! 하고 날려버리면 그만이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지쳐버렸을 때에는 
'마음 쉬기'를  꼭 해야 해요.
'잘 쉬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거든요.

 

잘 쉬어야 잘 달릴 수 있는 달리기처럼,
잘 쉬어야 마음도 부지런히 운동을 할 수 있어요.
달리기도 하고, 균형을 잡기도 하고, 버티기도 하고
헤엄을 치기도 하고, 높이 뛰어넘기도 해야 하는 마음.
잘 쉬고 다독인 만큼 높이 뛰어오를 수 있답니다.

휴식이야말로 마음에게 가장 필요한 필수 영양분입니다.

 

살다 보면 마음과 함께 앞만 보고 달리는 순간들이 있네요.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지쳐 있는지는 살피지 않고
앞으로만 나가고자 마음을 억지로 끌고 다닌 것 같아요.
두 걸음 앞으로 나가려면 한 걸음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하고
건강히 한 걸음을 위해, 수많은 연습도 해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야만 마음이 원할 때, 마음이 나아가고 자하는 순간,
그때 우리는 마음과 함께 다시 하나의 팀이 될 수 있어요.
우리는 꼭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의 속도를 맞추어야 해요.
지치지 않도록, 쓰러지지 않도록 마음을 잘 이끌어야 합니다.
 

 
지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앞만 보며 달리는 어른들에게
이 그림책 < 마음 쉬기 >를 강력히 추천하고 싶어요!

열정만큼이나, 멋진 발돋움만큼이나 꼭 필요한 존재, 휴식.
우리 마음에 따스한 여유와 달콤한 휴식이 함께 하기를....
다시금 나아갈 수 있는 힘이 휴식하는 동안 채워지기를.....
오늘 하루 마음과 함께한 휴식이 값진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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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선생님 노는날 그림책 24
사비나 콜로레도 지음, 세레나 마빌리아 그림, 김여진 옮김 / 노는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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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보통 고집이 아니었거든요.

"공부하고 싶다는 아이를 딱 한 명이라도 만나면....."
선생님은 중얼거렸어요.
"내가 선생님이 되어 줄 거야."

- 그림책 본문 중에서 -

 

아이들이 셋이나 되다 보니 정말 많은 선생님들을 만났어요.

엄마처럼 포근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품어주시는 선생님도,
조금 서툴지만 그 어떤 선생님보다 마음이 큰 총각 선생님도,
손주 대하듯 귀하게 대해주시는 할머니 선생님도 만났고요.

될 때까지 끈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도,
아이가 가장 잘 하는 것을 매의 눈으로 발견해 주신 선생님도,
말씀은 안 하셨지만 어떤 선생님보다 아이의 약점을 잘 아시고
조용히 아이를 뒤에서 배려해 주셨던 감사한 선생님도 계셨죠.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참 많은 선생님들이 함께해 주셨어요.
저희집 삼남매 육아의 절반은 선생님들이 맡아주신 것 같네요.
제가 하기는 참 힘든 것들, 가끔 당근과 채찍으로 해야만 하는 
그 모든 일을 선생님들은 인내를 가지고 아이에게 해주셨어요.
그 덕분에 저희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행복하게 자랐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 어떤 선생님도 고맙지 않은 선생님이 없어요.
우리 아이들을 이만큼 걱정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누군가가
가족들 말고 이 세상에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들의 마음을 잘 보듬어 주고, 진심 어린 격려를 해주셨던
수많은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오늘 '스승의 날'을 보내며 뉴스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저 배울만 수 있다면..."이라는 마음으로 뒤늦게 공부를 하고
딸 같은 선생님께 꽃을 드리며 눈물 짖던 할머니 학생들 말이지요.

열정 하나로 한 글자 한글자 천천히 지식을  배워나가던 학생들과,
학생들을 위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또다시 반복해 주던 선생님의
진한 열정, 진심 어린 마음, 그 뜨거운 배움의 현장을 바라보면서,
배움과 가르침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어요.

 

 
📖
그림책 속의 선생님은 학생이 없는 선생님이었어요.
바다로, 산으로 그리고 도시로도 향해보았지만
자신이 가르칠만한 학생들을 전혀 찾지 못했지요.
하지만 선생님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답니다.

그 후로 온통 세상의 절반을 누비며 많은 것을 듣고 보느라
몇 해가 흘렀고 자신이 여행을 왜 떠났는지 기억하지 못할 즘
선생님은 선생님을 찾는 중이라는 아이를 만나게 되었어요.

✔️과연 선생님은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을 수 있을까요?
✔️아이는 자신이 찾고 있는 선생님을 만날 수 있을까요?
 

-
 

자신이 왜 떠났는지도 잊을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선생님 마음속엔 가르침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었나 봐요,
벅차오르던 마음과 서글펐던 마음이 바로 그 증거이지요.
수많은 만남과 새로움들이 함께했지만 잊혀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드디어 가르침을 갈망하는 누군가를 만난 그 순간!
자신이 그동안 모아온 세상의 이야기들이 어떤 의미인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깨닫게 된 것이지요.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인지, 가르침이란 무엇인지
두고두고 오래 생각하게 되는 그림책이었어요.
그 열정과 열망이 있다면 언제고 빛을 발하게 되는 
'배움'과 '가르침'의 이야기가 너무 뭉클했습니다.

어렸던 저에게 세상의 이치를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들에게,
저희 아이들에게 배움의 의미를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가득 담아 이 그림책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들의 열정 가득한 가르침 덕분에 저희가 존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위 리뷰는 직접 도서를 구매하여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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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꿈을 응원해, 권투 장갑! 그림책이 참 좋아 117
유설화 지음 / 책읽는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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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자신의 꿈을 적어내는 시간이었어요.
어떤 친구는 대통령, 어떤 친구는 외교관, 공무원....
또 다른 친구들은 선생님, 태권도 선수, 의사선생님...
멋진 장래 희망을 적어내는 친구들이 참 많았어요.

그런데 한 친구는 정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지
엄마라는 장래희망을 적어냈답니다.

아마 그떈 꿈은 무조건 대단해야 한다고 생각했나 봐요.
반 아이들은 그 친구의 꿈을 보고 깔깔깔 웃어버렸어요.
그리고 엄마라는 꿈을 적어냈던 친구는 울어버렸답니다.

바로 그때의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책을 만났어요.

 
-
 

📖
만들기 숙제 발표 시간, 아이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어요.
어쩐지 권투장갑은 자신이 없는지 눈치를 보고 있네요.
목장갑은 벌떡 일어나 타임머신을 만들었다고 발표했어요.
타임머신에 대해 목장갑이 설명을 하는 사이 우르르 쾅쾅!! 
천둥 번개가 갑자기 우산으로 내리치기 시작했어요.
 
쌍둥이 장갑이 버튼을 누르자 우산이 요란하게 흔들렸지요.
장갑 친구들은 모두 교실 벽의 구멍으로 빨려 들어갔어요.
빙글빙글 시간의 터널을 돌아 정말로 미래에 도착했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어요.

아이들은 함께 동네를 돌아다녀 보기로 했지요.
비닐장갑은 정말로 바라던 의사가 되어 있었고,
야구 장갑과 발가락 양말은 스포츠 스타가 되었어요.

 
✔️다른 친구들도 모두 자신의 꿈을 이룬 어른이 되었을까요?
✔️레이스 장갑,  권투 장갑,  때밀이 장갑의 꿈은 무엇일까요?
✔️권투 장갑은 쌍둥이 장갑에게 닥친 위기를 잘 해결할까요?
 

-
 

저도 어릴 적에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어요.
미래로 가서 어른인 내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이에요.
아마 여러분도 어릴 적에 한 번쯤은 상상해 보셨을 거예요.
저는 그러면서도 저도 모르게 미래의 제 모습이 
별다르지 않을까 봐 살짝 걱정을 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세상에 있는 그 어떤 직업도 엄청난 가치가 있는 건데,
어린 시절의 저의 생각은 그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수업 시간에 자신의 꿈에 대한 발표가 있었을 때,
엄마라는 꿈을 적어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웃었던
많은 친구들도 아마 그 생각을 하지 못해서 그런 거겠죠?

 

권투 장갑의 꿈은 당연히 생각하는 것과 조금은 달라요.
권투 장갑이니까 당연히 복싱과 관련이 있겠구나 하는
선입견을 거두지 않으면 전혀 상상되지 않는 일이랍니다.

하지만 책의 면지를 보거나, 권투장갑의 꼼꼼하고 신중한
성격을 잘 고려해 보면 정말 이렇게 잘 맞는 일일 수 없어요.
권투장갑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잘 찾아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누구에겐 이 직업만 어울려! 라는 정답은 절대 없어요.
만일 그렇게 느낀다면 그건 우리의 선입견일겁니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고,
지금은 싫은 일이 좀더 시간이 흐르면 좋아질 수도 있어요.
지금은 잘 하지 못해도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답니다.

🔖
미래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어.
너희들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단다.
- 그림책 본문 중에서 -




이 세상의 그 어떤 역할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어요.
이 세상의 그 어떤 일도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답니다.
삶에서 더 중요한 건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그리고 얼마나 열심히, 진심으로 하고 있는가 아닐까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부심을 느끼며 작은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
좋아하는 일을 찾고, 잘 하는 일을 찾아내는 과정과
최선을 다해 임하는 태도가 더 중요할 테니까요.

 

기쁜 마음으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바칩니다.
여러분 덕분에 이 세상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저에게 주어진 작은 역할을 잘 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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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 방랑길
박혜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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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모두 읽고 난 후, 표지를 들여다보니 기가 막히다.
신기한 금두꺼비, 날개 달린 아이, 목각 어멈, 차오르는 술잔,
열리지 않는 문, 도깨비불 푸른 불꽃, 여우구슬 이야기까지!
책 속에 등장한 모든 이야기가 이 그림 속에 들어있었구나.

'조선판 추리 소설이라고?'라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도전히 멈출 수가 없을 정도로 짜릿한 재미를 맛보았다.
이 책은 단순한 추리소설을 훨씬 뛰어넘는 소설이었다.

전국 팔도를 떠도는 조선판 셜록과 왓슨의 등장이라니!
그뿐이 아니다. 오래된 한국 설화와 전래 동화 속 소재,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의 전개까지 한국형 K판타지였다.

 

기묘한 사건을 찾아 누군가를 도우며 전국 팔도를 떠도는
여우의 자식이라 불리던 빨간머리의 신묘한 존재, 사로.
곱게 자란 양반집 자제라고는 하나, 윤 대감 댁의 사연 있는
서자인 막내 도련님, 누구보다 호기심 가득한 양반, 효원.

마을에 생긴 기묘한 금두꺼비 도난 사건으로 뒤숭숭한 그때
친우의 소개로 여우의 자식이라 불리던 사로를 알게 되고
뭔가 알고 있는 듯한 묘한 사로와 함께 사건을 지켜보면서
효원은 사로의 방랑길에 자신을 데려가달라고 부탁한다.
더많은 이를 만나고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모르는 것들을
더 알고 싶던 효원의 가슴이 잔뜩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윤대감의 허락을 기어이 받아낸 효원은 사로와 함께 떠나고
이 동네 저 동네를 떠돌며 마을에 생긴 삿된 존재를 찾아내
억울한 일들을 해결하며, 신묘한 존재들 또한 만나게 된다. 
때론 자신의 예전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해 돕기도 하고
받아들이기 힘들던 일을 파헤쳐 위기의 순간을 맞기도 한다.
욕심을 채워가던 삿된 존재를 찾아내 혼쭐을 내주기도 하고,
잘못된 신념으로 저주를 퍼붓던 이를 일깨워 주기도 했으며
자업자득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못된 이를 혼내주기도 한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한 테마의 사건이 되기도 하고
한국형 판타지 소재와 미스터리 추리물이 콜라보 되어,
무한한 재미와 설레고 두근거리는 짜릿함을 가득 선사한다.

소소한 서민들의 생활상이나, 시대적인 잘못된 신념 때문에
서로를 배척하거나 낯선 모든 것을 밀어내던 장면도 보여서
씁쓸하기도 하고, 소수자, 조금 다른 사람에게 따숩지 못했던
당시의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묘사된 부분은 슬프기도 하였다.
남들과 다르다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항상 사건의 중심이었다.
 
무엇보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쌓아가고, 예상치 못한 둘의 인연에 대해 듣는 순간
소름이 끼치도록 놀라운 재미를 선사하는 순간들도 있었다.

 

처음이 거대하고 마지막이 늘 소소했던 소설들과는 달리,
작은 에피소드들에서 시작해 점점 더 커다란 뿌리를 이루는
거대한 진리를 드러내 반전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아! 큰 그림이었어? 이래서 그랬던 거야?"소리가 훅 나왔다.
오히려 뒤로 가면 갈수록 더 재미있다는 느낌이 한껏 들었다.

사건을 형사처럼 해결하고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좋았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마음을 이해하고,
잘못된 오해를 풀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있어 좋았다.
 
 

🔖
"세상은 알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아마 이 방랑이 끝나도 여전히 알 수 없겠지.
그래도 나는 이 방랑길이 즐겁네."
(중략)
도깨비불이 떠도는 밤, 손발톱 먹고 사람이 된 쥐,
목각 인형이 되어 돌아온 어머니,
날개를 숨긴 채 살아가는 소년....
엉켜버린 인연의 매듭을 풀어내는 기묘한 방랑!
- 책 뒤표지 중에서 -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 조선판 K 판타지가 궁금하신 분!
요괴와 여우 구슬 이야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분!
마을의 사건을 해결해가는 조선판 셜록과 왓슨을 보실 분!
한국 설화가 소재인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모든 분들께 이 책 #기기묘묘방랑길 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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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엄마
김지연 지음 / 그리고 다시, 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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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언제나 다정히 찰랑찰랑하다.
넘치면 집착이 되고 부족하면 방임이 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엄마는 찰랑찰랑 곱고 예쁘다.
내가 이렇게 오래 다정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지금 막 두 손 비벼 다정의 불을 피우는 젊은 엄마에서부터
오십이 넘은 나를 아가라고 부르는 우리의 엄마들까지
당신들의 무한한 다정에 존경과 우정을 담아 감사를 드린다.
엄마라고 부르며 '영원 불명의 열정'이라고 새긴다.
- 그림책 뒤표지 '작가 노트' 중에서 -

 
 
엄마는 항상 그랬다.

엄마 손도 망가지면서 물에 닿을세라 내 손을 걱정하고,
엄마도 배가 고프면서 내 배가 고플까 봐 항상 전전긍긍.
엄마도 추울 텐데 내가 행여 추울까 봐 이불을 덮어주고
엄마 옷도 없으면서 내 옷과 신발을 사는 게 행복하단다.
엄마에게도 슬픔이 있을 텐데 내가 슬플까 봐 늘 살핀다.
엄마도 꿈이 있을 텐데 내 꿈이 사라졌을까 봐 아파한다.

그럼에도, 내게 줄 요리를 하며 손이 아려도 행복해하고
엄마 배도 차기 전에 내 입에 들어가는 음식에 기뻐하고
엄마가 준 이불을 푹 덮고 따뜻해하면 엄마가 웃으신다.
엄마가 사준 옷을 입으며 툴툴대도 그저 이쁘다 하시고,
엄마 슬픔 가득해도 내게 슬픔이 없다면 다행이다 한다.
엄마 꿈은 잊어버렸어도 내가 하는 모든 일을 응원한다.

 

엄마들은 무한히 다정하다. 엄마들은 무한히 사랑한다.
엄마들은 오로지 내 아이를 위해 때로는 슈퍼맨이 되고
때로는 칼루이스가 되며, 때로는 펠프스가 된다.
때로는 카레이서가 되고, 때로는 만수르가 된다.

"억만금을 갖다주어도 바꿀 수 없는 우리 딸!"
"닳아 없어질까 봐 바라보기도 아까운 우리 아들!"
"주고 또 주어도 아깝지 않은 소중한 나의 보물!"

아이를 위해 없던 능력도 샘솟고 못하던 일도 해낸다.
무한히 주고 또 주면서도 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 
책 속 엄마는 오래도록 달려 기다려온 바다에 닿는다.
아늑하고 조용한 바닷가, 휴가를 보낼 생각이다.

🔖
"나는 돌봐야 할 것이 많아요.
엄마니까요."

파라솔도 세우고 수건도 깔아두고,
간식도 준비하고 책도 챙겨왔고...
온통 아이들 짐으로 가득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배치하고 나서야 눕는다.

🔖
"좋다! 좋아! 너무 좋아!"

그러나 오래가지 않는 이 천국.
갑자기 불어온 바람은 모든 것을 쓸어간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휴가인가.
햇볕은 반짝이는 엄마의 푸르름을 가져가고
엄마는 겹겹이 붉게 물든다.

지금 엄마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
 

그저 잠깐의 고요한 휴식조차 허락되지 않다니!
책 속 붉은 엄마는 너무나 엄마들의 상황 그 자체다.

나도 그랬다. 우리도 그랬다.
아이들이 어리고 많은 것들을 이고 지고 다니던 때...
나도 고요한 자유가 그립고, 나도 카페가 그립다고!
그저 잠시 귀가 쉬고 싶을 뿐이라고! 외치던 그때...

잠시의 고요, 잠시의 자유를 즐길 새도 없이,
조잘대던 아이의 입, 울어대던 아이의 눈 ㅎㅎㅎ
엎어지던 이유식, 쏟아지던 내 아이스 아메리카노.
먹으려던 음식은 퉁퉁 불어버리고, 못 먹게 되어버린다.
"그래... 내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억울해진다.
나는 잔뜩 붉어진다. 나는 잔뜩 우울해진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다. 그 우울함을 날려주는 것은
다름 아닌 내 아이의 미소, 내 아이의 눈빛, 그리고 손길.
내가 왜 그렇게 벗어나고만 싶어 했을까, 열망했을까...
뭐 그렇게 대단한 커피였을까, 자유였을까 싶을 정도로
다시금 마주한 아이의 행복은 내 행복으로 차올랐다.

그렇게 서로 힘들기도 하고 울기도 하던 시간들이 모두
겹겹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우리로 훌쩍 성장하였다.

붉은 시간은 시련이기도 했고 익어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우리의 살을 이루고, 우리의 피를 이루는 추억이 되었다.
더 '오랜 엄마'가 된 나는 나를 잃었던 시간이 아깝지 않다.
붉었던 시간만큼 우리는 성장했다. 그만큼 우린 가까워졌다.
그때 우리는 정말 우리가 되었다. 붉었던 딱 그 시간만큼!

그래, 그거면 나는 되었다.
그래, 나는 그거면 충분하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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