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떠나는 세계 지형 탐사
이우평 지음 / 푸른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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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나 일상에서 흔히 보이는 풍경, 무심코 지나쳤던 사회, 자연 현상도 관심을 가지면 더 많은 것이 보이는 법이다. 더 많은 게 보일수록 더 많이 사랑하게 된다. -여는글. by 이우평작가

이우평 작가의 <한권으로 떠나는 세계 지형탐사> 책 안에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명소들이 가득 넘쳐난다.
애써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이기에 낯설고 어려울 수 있지만 비전문가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세한 설명과 다소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지형의 형성 과정들은 완성도 높은 3D 그림들과 그에 따른 설명들이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평생 지리를 연구해온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더불어 자연을 묘사하는 아름다운 문장들은 읽는 동안 반할 수 밖에 없었다. 아름답고 친절하며 고마운 책이다.

700여 페이지 분량의 이 책에는 전 세계 56곳의 지형에 담긴 45억 년 지구의 역사를 가득 담았다. 책안의 명소들은 모두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곳이라 모두 놓칠수 없었지만 지면상 작가의 지식을 토대로 전하고자 했던 훌륭한 내용들을 나름대로 정리하여 각 챕터마다 인상깊었던 곳을 대륙별로 한두개 정도씩 소개해보려고 한다.

차례를 살펴보니
1부는 북아메리카, 2부는 남아메리카
3부는 유럽, 4부는 아시아, 5부는 아프리카
6부는 오세아니아-대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북아메리카
옐로스톤 국립공원
물과 열이 만들어 낸 간헐천과 온천의 집결지

세계 최초 국립공원으로 등재된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지하의 거대한 열에너지가 다양한 형태로 방출되고 있어서 ‘살아 꿈틀대는 지구’를 실감할 수 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지하에서 수중기를 품은 거대한 물기둥이 일정한 간격으로 뿜어져 나오는 간헐천인데 물줄기의 힘을 느낄수 있어 마치 살아 숨쉬는거 같다.
또하나의 자랑거리는 생명체가 빚은 총천연색의 향연을 느낄 수 있는 온천들이 분포한다는 사실이다. 그 가운데 옐로스톤을 대표하는 프리즈매틱 온천은 프리즘처럼 다채로운 색상으로 인해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온천수의 색상은 물에 함유된 화학성분과 온도, 그리고 70‘C이상의 뜨거운 물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고온의 온천수에는 생명체가 살 수 없을 것 같지만, 호열성 세균인 시아노박테리아(지구 최초의 생명체인 녹조류)가 풍부한 미네랄을 영양분으로 삼으며 서식하고 있다. 아름다운 빛깔의 가장 큰 원인이 박테리아라니 정말 놀랍다.

화이트샌즈 국립공원
하얀 석고모래가 만든 은빛 신세계

앞서 소개한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총 천연색 향연이라면 화이트샌즈 국립공원은 한겨울 눈빛 세상인 은빛 신세계를 자랑한다. 이곳은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미국 뉴멕시코주 남부의 치와와 사막 북부에 있다.

화이트샌즈를 가득 채운 흰색모래는 사암질이 아닌 석고질 모래라고 하는데 일찍이 이집트 피라미드 건축에도 이용되었다고 한다.석고gypsum는 열을 차단하는 단열효과가 커서 한낮에도 시원하다고 하는데 원래 수정유리처럼 투명한 결정체이지만 입자끼리 부닥치고 긁혀서 표면이 새하얗게 변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서식하는 흰 도마뱀은 점 또는 줄무늬의 보호색을 지녔지만 멜라닌 색소 유전자를 흰색으로 바꾸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변이를 이루었다. 이에 대해 생물학자들은 이례적이라고 말한다.
순백색의 평화롭기만 한 화이트샌즈 이면에는 전쟁의 흔적이 숨어있다. 제 2차 세계대전에 사용되었던 원자폭탄 실험을 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아치스 국립공원
별 관측 최고 지점으로 각광받는 이유

별을 관측하기 위한 최고의 조건은 달빛이 없는 곳으로 초승달과 그믐달이 뜨는 날이 가장 잘 들어맞는다고 한다.
별을 관측하기 위한 최고의 조건은 수분이 없이 건조해야하고 날씨가 차가운 겨울철,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하천이나 호수가 발달하지 않는 사막지역이며 대기에 스모그가 없고 고도가 높을수록 유리하다고 한다.
고원지대 사막에 발달한 아치스 국립공원은 달을 관측하기에 최고 지점으로 손꼽힌다. 야외 조명이나 빛 공해에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2019년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도 경북 영양군 반딧불이 생태공원이 아시아 최초로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별을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2부 남아메리카
그레이트블루홀 해저 싱크홀 환초의 원형

벨리즈 앞바다의 그레이트 블루홀은 생김새가 사람의 눈 모양을 닮았고 우주에서도 관측할 수 있어 ‘지구의 눈’이라 불리운다.
보고 있으면 어떤 마력에 의해 빨려 들어가는 듯해서 ‘신이 만든 함정’이라는 별칭도 얻었다고 한다.
산호초는 산호가 죽은 뒤 석회성 골격과 분비물인 탄산 칼슘이 쌓여 형성된 암초를 말하는데 섬과 산호의 위치에 따라 거초, 보초, 환초로 구분된다. 찰스 다윈에 의해 밝혀진 환초 형성과정을 살펴보면 산호초들은 성장하면서 만들어지는데 환초는 그와 반대로 섬이 가라앉으면서 고리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그레이트 블루홀 주변의 환초는 중심부 지반이 함몰하여 생긴 싱크홀이 성장하여 형성된 것으로 다윈의 진화론에서 환초가 생기는 원인과 다르다
볼리비아 포토시주 남서쪽에 위치한 우유니 소금사막은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얀 소금으로 뒤덮인 세상이다. 드넓은 평원에 비가 내려 물이 고이면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 생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션 Fkj도 이곳 우유니에서 연주한 영상이 있어 더 관심있게 보았던 곳이다. 매체에서도 여러번 소개된 아름다운 곳이다.

예전에 포토시주는 볼리비아에서 가장 가난한 곳이었는데 소금사막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다.
현재 우유니 소금사막의 리튬 매장량은 전세계 매장량의 55%를 차지한다고 한다. 쓸모없는 소금벌판에서 ‘안데스의 보석’으로 탈바꿈했다. 해피엔딩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좋다.

3부 유럽
그린란드 순백의 얼음 세상에서 초록의 땅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는 북아메리카 북동부 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있으며 덴마크의 영토다. 현재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급속도로 빙하가 녹고 있는 그린란드는 최근 순백에서 초록으로 변하고 있다.
그린랜드 빙상이 빠른 속도로 녹으면 바닷물이 염분이 낮아지고 그로 인해 밀도가 낮아져 가벼워진다. 이렇게 되면 바닷물이 침강하지 못해 해양대순환의 고리가 끊어져 유럽 전역과 북아메리카가 기온이 급강하하여 한파가 지속되는 빙하기를 맞을 수도 있다니 심각한 시나리오인듯 하다.

4부 아시아
파묵칼레 순백색 석회화단구의 원형

목화의 성이라 불리는 튀르기예 데니즐리주 파묵칼레는 이 책에서 처음 접한 곳이라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층층마다 순백색 단구지형에 고인 에메랄드 빛깔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시선이 오랫동안 머무는 곳이다. 예전에는 석회화단구 풀 안에서 온천욕을 즐기곤 했지만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금지되었다고 한다.

파묵칼레는 지하의 열수가 특정한 한 지점이 아닌 지각의 갈라진 긴 틈을 따라 동시에 흘러나와 사면을 흘러 내려가면서 열수에 섞인 탄산칼슘 성분이 침전, 고체화되어 석회화단구가 형성된 것이다.

5부 아프리카
레트바호 분홍빛 호수의 대명사

1년중 건기가 되면 호수빛깔이 딸기우유처럼 분홍빛으로 변하는 세네갈의 레트바호는 분홍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너무나 좋아할 듯하다. 자연이 만든 호수로 분홍빛 장미꽃 색을 띄어 ‘장미호수’라고도 알려져 있다.

어떤 이유로 호수가 분홍빛이 될까?
건기가 되면 비가 거의 오지 않고 물이 증발하여 호수의 염도가 높아지는데 염분을 좋아하는 녹조류인 두나리엘라 살리나가 활발하게 번식하는데.세포안에 글리세롤이 있기 때문에 높은 염도에서도 서식 가능하다고 한다. 이때 광합성 과정에서 녹조류인 엽록소가 붉은 색소를 방출하기때문에 분홍빛이 된다고 한다.
녹조류는 흔히 녹색을 띨 것이라 생각했는데 광합성을 할때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배타카로틴이라는 붉은 색소를 만든다고 한다. 앞서 살펴본 화이트 샌즈의 흰 도마뱀처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지키는 수단인 셈이다.

6부 오세아니아-대양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세계 최대의 산호초 군집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에 발달한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는 지구상에서 생명체가 만든 구조물 가운데 가장 크다고 한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해안에 아름다운 산호초가 에머랄드 빛 바다에 펼쳐져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의해 거대 산호초의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중생대에 출현하여 오늘날까지 생존해 온 현생종의 산호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상승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전체 산호의 약 60%이상이 소멸되었고 현 추세라면 2050년에는 산호가 모두 멸종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바다의 사막화’라 불리우는 백화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 문제는 산호초에 의지해 살아가는 수많은 해양생물도 함께 멸종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곁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도있는 아름다운 우리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책을 읽은 후의 나는 책을 읽기전의 나와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낀다. 앞으로는 여행지를 가게 되면 인증 사진만 찍느라 바쁘지 않을거같다. 앞으로는 자연물 하나하나 의미를 새기며 외형의 아름다움을 넘어서 그 토대를 이루는 땅의 지형. 지질학적 환경, 더 나아가서는 자연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살피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게 될거 같다. 이책을 만나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 더 많은 게 보일수록 더 많이 사랑하게 된다.라는 저자의 말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뇌리에 스며드는것 같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작은 실천들과 함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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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인공지능 천재가 되다 -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챗gpt 활용법 대화형 인공지능 천재가 되다
빅아이 인공지능 연구소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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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 Google!
Good morning?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아침인사를 건네면 하루를 시작하는 그날의 간추린 뉴스브리핑, 그리고 날씨와 미세먼지 수치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들려준다. 뉴스브리핑을 다 들은 후 아이가 좋아하는 음악 Fatrat 의 Fly away 를 부탁한다. 그리고 음악과 함께 잠을 깨며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을 시작하는 우리집 아침 풍경이다.


AI의 음성인식 기능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히 파고들었다.
음성 인식 기능과 더불어 영화에서만 접했던 여러 인공지능을 이용한 다양한 플랫폼들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에 편안함과 놀라움을 가져다 주고 있다. 잠시 숨고르기 할 새도 없이 GhatGPT라는 새로운 기술이 또다시 우리 곁에 다가와 국내외 떠들썩한 이슈로 등장했다. 처음 접했을때는 기대감이나 설레임보다는 두려움이 앞선건 사실이다.

대화형 AI보다 앞서서 미국의 노벨AI(NOVELAI)가 AI로 그림을 그려주는 서비스를 론칭한 것을 시작으로 예술계에서도 인간의 능력을 능가하는 작품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모든 창작물에서 인간을 대신할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표절문제.. 가짜뉴스들의 정보가 걸러지지 않았을 경우들의 사회적으로 미칠 파장은? 에 대한 의문과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대화형 AI는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도 직접 만들어낼 줄 알고, 해리포터 같은 소설과 비슷한 스타일의 기본 플롯을 바로 만들어준다. . .


하지만 두려워만 한다면 제대로 된 대처를 할 수도 없고 알지 못하면 새로운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수 있기에 준비가 필요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어른인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 처음 접근하기에 좋은 책이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ChatGPT의 실제 구현 방식을 재현할 수 있도록 ‘치치’라는 가상 캐릭터가 등장한다. 치치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깊숙히 파헤칠 수 있는 활용 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그리고 상황별 요구 조건에 맞는 각각의 쓰임들이 등장하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로운 결과에 이를 수 있는 행운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나만의 맞춤 가이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활용법을 제시하는데 대화형 인공지능 활용방법 부터 실제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여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면,
‘How about?’ ‘ For example’ ’The way’ ‘If’ ‘Let’s suppose that’ Recommend! ‘Compare’등과 같은 명령어를 활용해 내가 원하는 주제에 대해 면밀하게 의견을 나누고 탐색해 볼 수 있다.

기능 제어나 기본적 작업을 넘어선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ChatGPT는 흥미로운 대화들을 이끌어 내며 창의적인 결과물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장점인듯 싶다.

하지만 대화형 인공지능은 ’최신 정보‘에 대한 업데이트가 다소 느릴 수 있으므로 새롭게 바뀐 사실이나 알게 된 현상에 대해 궁금하다면 다른 검색 엔진도 살펴봐야 한다고 한다. 인터넷상에서 얼마든지 잘못된 정보가 유포될 수 있고 ChatGPT는 완전히 이것을 판별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전문가를 통해 정확한 확인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대화형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자료의 경우 표절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창의적, 독창적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아직 이 분야에 대해 심도있게 파헤칠 기회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정확한 이해와 적절한 활용법을 인지한다면 미래 사회의 변화에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발맞추어 나란히 걸을 수 있을듯하다.
아직은 시작단계라 많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 많은 개선점이 필요한 듯 하다. 더 큰 문제는 AI의 창작물과 인간의 창작물을 구분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킹문제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창작물이 도용되거나 표절되지 않도록 기술적으로도 많이 보완되기를 빌어본다. 정부도 이에 발맞추어 실질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방법과 활용법들을 잘 숙지하고 잘 훈련하면 미래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설레임과 준비된 마음으로 인공지능과 인간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꿀 수 있을 듯하다. 이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아이에게도 엄마인 나에게도 ChatGPT에 대한 바른 이해, 그리고 앞으로 개선점에 대해 대화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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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집밥책 - 그대로 따라 하면 식비가 줄어드는
김해진 지음 / 청림Life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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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요리가 별로 즐겁지 않다.
그래도 생각해보니 어릴적 아이 이유식을 먹일때 즈음엔 음식만들기에 참 진심이었던거 같다. 아이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음식에 각별히 신경을 쓰면서 이유식을 거쳐 유아식을 만들때에도 요일에 따라 음식의 칼라를 다양하게 만들었고 영양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그때는 아이를 위해 신선한 유기농 식재료만을 고집했고 좋은 재료를 고집하는 음식점 사장님처럼 깐깐하게 식재료를 골랐었다. 최대한 간도 세지 않게 했고 어른이 먹기에는 맛이 없고 밍밍한 음식을 만들기 바빴다. 결국 영양과 건강에는 좋을지언정 상대적으로 남편에게는 환영받지 못하는 음식을 제공하게 되었고 맛 때문인지 아이의 편식도 맞물려 의도치 않게 음식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요즘은 예전처럼 집밥에 열심이지 않은데 굳이 핑계를 대자면 그당시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비해서일까? 열심히 만들어도 환영받지 못한채 버려지는 음식들이 많아지면서 요리에 취미를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저마다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니 요리로 소모되는 시간도 너무 아까워서 건강한 집밥을 제공하기보다는 늘 빨리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간편한 음식들을 남편과 아이에게 챙겨 주었고 원푸드 음식이지만 나름 한접시에 영양을 모두 담았다며 듣기좋은 말로 포장하기 바빴다. 가끔 휴일엔 신경써서 이런저런 반찬들과 함께 집밥을 정성스럽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렇게 몰아서 하다보면 시간과 에너지를 과하게 쓰다보니 지치기 일쑤였다. 가족이 잘 먹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행복감은 잠시.. 힘들다라는 기분과 함께.. 워낙 요리 속도도 느리다보니 요리하고 치우고 나면 또 밥먹을 시간이고.. 요리는 내게 늘 어려운 일이었다.
가족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라면 이 모든 과정이 정말 의미있고 시간적 노력에 대해서도 충분한 보상이 될 듯한데도 바쁜 시간과의 전쟁에서는 늘 유쾌하지 못한 기분만 남았다.

그러나 평상시 바쁜 생활속에서도 가족의 영양과 아이의 성장을 위해 집밥에 신경쓰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고 내가족의 식단에 신경쓰지 못한 엄마와 아내로서 미안함도 커지고 마음 한구석이 늘 편치 않았다.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에 참으로 반가운 책을 만났다.

내가 만나본 책은 그대로 따라 하면 식비가 줄어드는 ‘기적의 집밥책’이라는 책인데 제목처럼 식비를 줄이는 노하우도 담겨져 있다. 그리고 크게 화려하진 않지만 요리법도 간결하고 쉬워보인다. 요즘 물가도 심상치 않은데 식비까지 줄이고 좋은 식재료로 남는 재료 없이 알뜰하게 먹을 수 있다니 여러모로 좋은 책이 아닐까?

결혼 후 식습관을 바꾸며 눈에 띄게 건강해진 저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식습관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먹는 즐거움을 알려주기 위해 아이들과 요리하고, 다양한 조리법을 활용해 식사를 준비했지요.
by 프롤로그

이 책은 또한 식비를 절약할 수 있는 노하우도 알려주는데
먼저 가족의 한달 식비를 파악한 후에 냉장고에 담겨진 음식들을 파악하고 남아있는 식재료를 분류하며 식비를 절약하는 루틴을 시작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냉장고 지도를 통해 식재료를 정확히 파악하고 무분별하게 재료를 버리지 않도록 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재료로 먼저 식단을 짜는 팁을 전해준다.

일주일 식단을 구성하는데 있어서도 남은 재료를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냉장고안을 비울때까지 장을 보지 않고 남아있는 재료들을 적극 활용해 요리계획을 세운다면 버려지는 식재료를 많이 줄일 수 있을 듯 하다. 일주일 식단을 기본으로 장을 보고 추가하고 싶은 재료가 있으면 추가 1회정도 장을 보면 좋다고 한다. 음식을 만드는건 크나큰 에너지 소모가 있지만 남아있는 식재료를 파악해서 5일 식단을 만들고 필요한 재료만 구매해 식단대로 집밥을 만드는게 노하우다. 또한 냉장고를 수시로 정리하고 파악하면 위생에도 좋고 효율적으로 식단을 구성할 수 있어 가족의 건강도 신경 쓸수 있을 듯하다.

책에 담긴 우리집 밥상 규칙
1.외식과 배달 음식No!
2.가공식품 없는 홀 푸드 밥상
3.유기농 재료로 준비하는 밥상

이책에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좋아할 요리법이 다양하다.
메뉴를 살펴보니 아침엔 간단하면서도 간결하게 영양을 챙기는 식단으로, 또한 저녁에는 온가족이 편안하게 집밥을 즐길 음식들이 가득담겨져 있다.

‘집밥은 일을 끝내고 돌아온 피곤한 남편에게 수고했다 말해주는 저의 응원입니다. 또 집에 돌아온 아이들이 주방에서 나는 소리와 냄새로 행복을 느끼길 바라는 작은 소망이고, 가족들과 함께 소통하는 즐거운 시간이며, 아플 때 잘 이겨내 준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저의 사랑입니다.’ 035p

이부분을 읽는데 그동안 남편에게도 아이에게도 미안함이 느껴졌다. 어릴적 아이에게 신경썼던 그시절로 돌아가진 못하더라도 가족의 건강을 위해 이 책을 통해 시간도 단축하고 맛도 챙기고 즐겁게 요리할 수 있는 노하우를 진정으로 배우고 싶다.

책에서 알려준 냉장고부터 정리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아이와 남편이 책에서 고르고 신청한 음식들부터 하나씩 해봐야겠다. 즐겁게 요리하자!! 사랑하는 내가족을 위해서…
이책은 이제부터 나와 함께 바빠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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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 씨를 만나 봐
안드레스 J. 콜메나레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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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상어를 무척 좋아한다.

어릴때부터 바닷속 생물 특히 상어를 좋아해서 웬만한 상어관련 책들은 참 많이도 찾아보았다. 주로 거대상어인 매갈로돈, 던클레오테우스, 모사사우르스등…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녔던 상어들을 찾아서 보곤 하였는데 이책은 그런것들과는 거리가 멀다.

When sharks attack with kindness!

책이 도착하자마자 아이는 한걸음에 달려가 펼쳐보더니 처음엔 ‘무슨 상어가 친절할 수 있어?‘ 라며 소리없이 집중하며 읽어나갔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내게 활짝 미소지어주며 아이디어가 엄청 독특하다면서 최고!! 하고 엄지척 해준다.
아이도 결국 친절한 상어의 매력과 마력에 빠져들었나 보다.
친절함으로 무장한 상어의 공격은 그 나름대로 강한 반전 매력을 지닌 무기가 아니었을까? 

콜롬비아의 보고타 출신의 안드레스 J. 콜메나레스는 
개인적으로는 처음 들어본 작가이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한다.
 표지 그림만으로도 시선을 끌어당기는 시원한 바다 빛깔 표지에서의 상어의 모습은 우리가 익히 알던 와일드한 상어의 모습이 아니라 그자체로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첫장을 펼친 순간부터 마지막장까지 그 안에는 바다 빛깔의 푸르른 이야기들과 귀여운 그림들이 어우러져 줄곧 마음을 파도처럼 끌어당긴다. 

이책에 담긴 이야기들을 들여다보면 친절한 상어씨와 함께 마음속 깊은 바다속을 여행하는 기분마저 드는데,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의 소중한 경험들을 다시 끄집어 내는 듯한 묘한 감동과 행복을 안겨준다. 삶의 무게에서 잠시 잊고 살았던 소중한 기억들의 조각들을 하나씩 발견해가는 기쁨도 누릴 수 있어서 좋다. 



어떠한 이유로 기분이 다운되거나 울적할때 
그림에서처럼 아이가 슬며시 내게 다가와 커피와 초콜릿을 안겨줄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수 없이 행복하였다. 
이처럼 일상과 오버랩되는 순간들이기에 미소를 지으며 읽어나갈수 있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영문과 한글이 같이 수록되어 있어서 한글은 한글대로, 영어는 영어대로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이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잠깐 저기 진짜 귀한 보물이 있어.
우리가 처음 만났던 바위잖아.

It‘s the rock where we met!

진짜 귀한 보물은 보물상자 가득한 보물이 아니라 
우리가 처음 만났던 바위임을.., 

추억이 담긴 돌멩이, 나뭇가지..끄적끄적인 아이의 그림들 
손떼 묻은 아이의 그림책들.. 저마다 소중한 추억이 담겨있음을! 그게 바로 진짜 귀한 보물이 아닐까…

곁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기쁜일인지 잊지 않기를…언제나 늘 그자리에.

《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 씨를 만나 봐》라는 책은 가슴깊이 힘겨울때 우리를 안아주고 우리곁을 지켜주는 든든하고 고마운 친구가 될듯하다. 

오롯이혼자 남겨진 것 같을 때도…
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명심해.
잊지마! 우리를 사랑해주는 이들이 주변에 있다는 사실을…,

봄날의 벚꽃을 기다리듯 너무나도 따뜻한 그림책을 만나 감사한 시간이었다. 때론 삶이 무기력하거나 건조할때 삶의 고단함을 위로받을 수 있는 따뜻한 책이 될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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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그리는 아이 - 레오의 영국 드로잉 여행 세상을 그리는 아이 시리즈
레오 박소훈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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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요즘 그림을 그릴때 가장 행복해.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섞어가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내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이유야. by 레오

내게 영국이란 나라는 …
아이와 언젠가 꼭 가고 싶은 영국을 늘 꿈꾸고 있다. 영국의 지난했던 슬픈 흑역사는 분명 존재하지만 문화 예술만 놓고 본다면 영국이란 나라는 내게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하다. 세익스피어, 조지오웰, 로알드 달, 비틀즈, 콜드플레이, U2, 데이비드 호크니, 데미언 허스트,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Jk롤링의 해리포터, 그리고 만유인력과 색체의 스펙트럼을 발명한 뉴턴까지……
바로 그곳은 내가 좋아하는 그들의 열정이 머물렀던 곳이다.


13세 소년 레오의 시선을 따라
그래서인지 영국을 담은 레오의 글과 그림들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레오의 작품 하나 하나를 좇아가다 보니 이미 마음은 저기 어느 영국의 푸르른 잔디밭에 서있는거 같다.
그의 시선으로 본 영국은 어떠했을지.. 글도 그림도 아름다운 경이로운 레오의 작품 세상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중 인상깊었던 몇점을 소개해본다.

레오
13세, 본명 : 박소훈
스스로 실력을 쌓은 노력형 천재.
-해외 도시의 건축물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주목받음
-밑그림없이 대담하지만 정교하고 세밀하게 표현함
-그림을 설명한 글솜씨도 훌륭하다.


런던을 총 54개의 그림으로 담다
스테치북 한장에 담긴 런던의 모습은 디테일이 살아있고 강렬하다. 런던을 상징하는 빅벤, 대관람차, 세인트 폴 대성당을 담았다. 그중 아름다웠던 그림은 세인트 폴 대성당이다.

런던의 정치적 상징을 담다
19세기때 지어진 웨스트민스터 궁전의 그림은 늘 흐린영국의 날씨 대신 봄꽃을 완연히 느낄 수 있는 색감으로 표현되어서 더 아름다웠던 거 같다. 레오의 색감은 버버리코트가 필요없는 맑음이다

레오의 책에 소개되었던 런던 그래픽센터는 영국을 가게 되면 꼭 들를 리스트로 올린 곳이다. 실물과 비교해보니 레오의 작품이 얼마나 상상력으로 잘 표현되었는지 비교해볼수 있었다.

역사적인 사실과 상상력이 가미된 그림들은 보는 내내 즐거움을 안겨주었는데 런던탑에 얽힌 이야기도 슬펐지만 흥미로운 역사책을 보는것 같았다. 또한 노팅힐에 있는 건물을 표현할때 소설 <The mysterious benedict society>를 표현했다는데 레오의 상상력이 더해져 더 재치있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자신이 읽은 책들의 캐릭터들을 건축물 곳곳에 등장시키는 상상놀이는 꽤나 즐거운 작업이었을 듯하다.
리사톰슨의 책 ‘롤러코스터 보이’에서는 무너져가는 호텔로 묘사되지만 다시 옛날의 근사한 모습을 담을거라는 희망으로 표현했다는 패러다이스 호텔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상상으로 런던에 세운 내 꿈의 건물
내가 어른이 되어서 런던 도심에 직접 건축물을 세우게 된다면 어떤 모습으로 다자인 해볼까? 그런 상상으로 시작해 그린 그림이 바로 홀오브 잉크(Hall of Ink)야. 건축에 대한 나의 열정이 담긴 이 그림이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 by 레오

화가이기도 하지만 훗날의 건축가로서의 레오도 기대가 된다
레오의 꿈이 아루어지길 바라며 영국에 가면 미래에 이 건물을 찾아 볼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해리포터를 담은 그림들도 책안에 여럿 등장하는데 훌륭하다. 그림과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어서일까? 우리 아이도 레오 형아의 그림을 좋아하고 팬이 되었는데 해리포터의 배경지로 알려진 에든버러도 아이와 꼭 가고 싶다. 웅장하고 환상적으로 표현된 호그와트마법학교, 화려하고 신비로운 색감으로 잘 표현된 다이애건앨리, 마법이 피어나는 지하도시인 영국마법정부 또한 금방이라도 마법사들이 살아나올듯하다. 반지의 제왕에 나온 환상적인 곤도로 왕국의 수도 미나스 티리스도 실제 도시처럼 잘 표현했다.

이외에도 P.G밸의 ‘불가능한 곳으로 떠나는 기차’라는 책을 읽고 그린 우편 특급 열차는 당장에라도 열차에 타서 책을 만나고 싶을 만큼 호기심으로 이끈다. 리즈나라 파루크의 책 ‘코끼리를 훔친 소년’ ’고래를 만난 소년’을 보고 아시아풍으로 표현한 상상화 또한 책의장면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니 더 멋진 그림들이 탄생한 듯하다. 레오 덕분에 그림만큼이나 흥미로울 멋진 작품들을 소개받을 수 있어서 너무나도 기쁘다.

레오는 본질적으로 관찰자이며 그런 의미에서 타고난 일러스트레이터다. 나는 그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너무나 많은 측면, 즉 그의 지성, 우아함 그리고 그의 조용한 집중력에 영감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나는 그의 예술에 대한 강렬한 헌신에 감명을 받았다. 그의 눈, 그의손, 그리고 그의 비전을 통해 우리에게 눈을 열고, 바로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아름다움에 감탄하기를 요청하고 있다 by 데이비드 위멧 (나는 조용히 간다) 작가의 추천사에서.

아름다운 영국을 이토록 멋지게 표현하다니 멋진 영국을 방금 막 다녀온 느낌이다. 처음에는 영국의 유명 건축물을 그대로 보고 그린 작품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직접 본 건축물들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 영국 작가들의 책을 읽고 그린 그림,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상상속의 그림들. 레오에게 가득 안겨주었던 영감들을 담아서 그린 그림들은 에너지와 생명력이 있다. 그래서 더욱 빛이 나는듯하다. 그림으로 전세계인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레오의 작품세계는 언제나 멈추지 않고 우리곁에 머물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다음 작품집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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