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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피, 열
단시엘 W. 모니즈 지음, 박경선 옮김 / 모모 / 2023년 2월
평점 :
“분홍이야말로 여자 색이지.”
여자 ….
어린 여자아이, 소녀, 젊은 여자, 누군가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 누군가의 할머니까지 ….
많은 여자들이 나온다.
11가지의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직접 보고 있는 것 처럼 빠져들게 한다.
처음 나오는 소녀들의 행동에 이건 뭐지 ….. ? 하며 읽던 독자가
어느 순간 책 안에서 그들을 보고 있게 한다.
책 속으로 몰입되지만 내가 주인공이 아닌 마치 투명인간이 되어 그들의 옆에서 보고 있음을 느끼며,
또 다른 희열로 더 깊은 몰입을 허락한다.
거침없는 표현에 당혹스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차분한 가운데 담담함으로 이어가는 문장을 읽어가며
찬찬히 그 속에서 그들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게 하는 작가의 마법에 빠져든 듯 하다.
이 시대에, 아니 그 이 전 시대에서도 살고 있는 여자들의 시크릿스토리 같다.
말을 하지 않을 뿐 그녀들의 고귀함, 순결함, 아름다움, 숭고한, 열정 그 이상, 참혹함, 비참함 … 등등 …
결코 이상하지 않다고 말 할 수 없을 주인공들과의 은밀한 만남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 매번. 언제나. 그렇게. (p.137)
📖 그리고 누가 너를 괴롭히거든 계네한테 말해, “우리 집에선 적들의 심장을 먹는다”고. (p.163)
📖 나의 이 말이 높은 주파수로 진동하기를, 단단해 보이는 그 애의 피부를 덜컹거리며 관통하여 흐르는 피 속에 자리 잡기를 바랐다. 하느님의 목소리가 그랬던 것처럼. (p.189)
📖 우리는 스스로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늘 어린 것을 먹어오지 않았던가? (p.304)
📖 그들은 내 뼈의 일부분을 사진 찍고 활짝 웃는 내 이의 개수를 세어보면서 내가 어떤 종류의 짐승이였는지 궁금해하겠지. 내 뼈들을 구릿빛으로 덧입힌 뒤 유리 너머 벽에 걸어두면 사람들은 돈을 내고 그걸 보겠지. (p.331)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