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당신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 2025년 나는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강규일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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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에 우아하고 놀라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2년이면 신형휴대폰은 구형으로 3년이면 인기있던 플랫폼도 5년이면 각광받는 직종마저 바뀌는 세상이 되었다.

좀 더 젊은 날에 이 시기를 맞이했다면 뭔가 달랐을까? 자꾸만 더 빠르게 더 획기적이게 바뀌는 세상의 걸음에 맞추기가 힘들어진다.
나도 이럴진데 어르신들은 어떠하실까?

맥도날드 키오스크 주문대 앞에 처음 섰을 때 자꾸만 버벅거리던 내 손가락이 생각난다.
그러면서 우리엄마라면 우리아빠라면 어땠을까 하고 걱정이 앞섰다.
요즘은 런닝머신 위를 달리는 듯이 살고있다는 생각이 든다. 뛰어야 간신히 제자리고 가만히 있으면 뒤처져 나동그라지는 삶.

빠르고 편한 건 좋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예측가능할 때 이야기다.
밥벌이가 달렸을 때
생계가 걸렸을 때
우리는 지금 이 변화를 좋다고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얼마 전에 읽은 '밥벌이의 미래'가 제4차산업혁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대한 답이라면 이 책 '5년 후 당신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무시무시한 제목과는 달리 이 모든 변화의 전반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준다.

실은 이제 AI가 스트레이트 기사도 쓸 수 있단다. 정보만 기반으로 하는 업종이나 직무는 사람이 할 일이 많이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 그럼에도 사람만이 다룰 수 있는 영역은 분명하다.
가지치기를 하듯이 그게 과연 무엇일지 책을 통해 점쳐본다.

☑어렵지않게 현상을 이해하고 싶다면
☑전반적인 흐름정리가 필요하다면
☑다양한 업종정리를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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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이 내 몸을 살린다 - 100세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힘
차용석 지음 / 피톤치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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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평창 산골로 2박3일 여행을 다녀왔다. 갈 때는 편히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 호스트분의 픽업차량을 타고 갔는데 문제는 바로 돌아갈 때 발생했다.

하얀설경에 묻혀 고즈넉한 정취를 감상하는 것까진 좋았는데 덕분에 길이 거대한 빙판이 되어버렸다. 차라리 버스를 타고갔으면 나았을 텐데 신랑이 데리러온 터라 덜덜덜 골골골 거리는 작은 차를 끌고 간신히 마을 어귀까지 내려왔다. 그런데 고속도로를 눈 앞에 두고 굴다리에서 사건이 터졌다. 뭔가에 덮혀 멀쩡한 길이라 생각하고 들어섰는데 차가 뒤로 마구 밀리더니 급기야 벽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이게 뭔 일이지???"
내려서보니 그 구역 전체가 천연 스케이트장으로 변해있었다.

출근은 해야하니 어떻게 해서든 오늘 안에는 집에 도착해야 하는데 긴급출동 서비스를 부르니 너무 외진 곳이고 근무자가 멀리 살아 시간이 오래 걸린단다.

어쩔 수 없이 내가 내려 차를 밀고 신랑이 시동을 켜고 최대한 엑셀을 밟았으나 역부족. 바닥의 흙이 온 몸에 튀어 나는 그지꼴 신세. 그 상태로 30분을 버티는데 지나가던 어르신 두 분이 보다못해 신고를 하셨고 남자 두 분이 더 붙어 1시간 만에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 후로 차가 골골대는 느낌이었다. 내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힘을 내지 못하는 것 같아 점검을 받으러가니 수리를 추천해줬고 브레이크오일을 갈고 전반적으로 손을 보는데 50만 원이라는 견적을 내줬다.

사실 이 차는 4년 전 중고로 구입했는데 그때 이미 연식이 약간 있던 터라 평창 일이 아니더라도 한 번 손을 볼 때가 되었단다. 그때 알았다. 자동차나 사람이나 비슷하구나.

자동차는 엔진을 교체하면 신차가 된다는데 그럼 사람은 도대체 뭘 바꿔야할까?

이 책 '면역이 내 몸을 살린다'는 그게 바로 면역체계와 습관개선이라고 했다. 그 어떤 큰 병도 실은 무너진 면역으로 염증이 생기고 그게 만성으로 발전하면 생기는 거란다.

그러니 약을 처방받고 수술을 하는 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라고.

가끔 동네주치의 제도 필요성에 대해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 아플 때서야 찾아가는 게 아니라 평소 꾸준히 만나며 관리를 해야한다는 것.

내가 뭘 먹고 언제 자고 무엇에 스트레스를 받는 지를 체크하면 다가 올 질병을 무찌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된다는 것.

나는 무엇을 먹고 마시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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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
김인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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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는데는 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겠다. 표지, 소재, 추천사, 두께, 가격 등
하지만 이번 책은 저자소개를 읽자마자 선택했다. 소위 명문대를 나와 번듯하게 살 수 있었던 한 남자는 철학을 공부한 뒤 몇몇 잡지사의 기자로 일을 하다 스스로를 연구하고 세상을 공부하는 삶을 택해 서울을 등지고 산자락마을에 자리를 잡는다.

살아생전에 50만 원짜리 스피커는 사도 연탄불 땔 돈은 없어 친구를 찾아간 사나이. 아는 것은 많지만 그걸 세상에 알리는 것에는 손사레를 치던 사람. 세상 가장 작은 것들에는 관심을 가지지만 먹고사는 것에는 무심했던 한 남자. 그의 글은 결국 사후에 책이 되었다.

소개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져 집어 든 이 책은 참 신기하면서도 오묘하다. 근래 어디서도 보도못 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읽는 내내 민요가락이 떠올랐다.

어릴 적 잠시 민요를 배웠다. 우리 것이라 하면 웬지 고루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경기민요는 경쾌하고 호쾌하며 남도민요는 오금저리는 푹 삭은 젓갈의 맛이 있었다. 그 후로 오랫동안 잊고지냈던 옛것의 구수함과 자연스러운 낡음이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에 담겨있었다.


똥순이라는 강아지를 데리고 장을 보고 계곡에 산책가고 잠자리와 까마귀를 관찰하고 꽃이 지고 피고 사람이 나고 스러지는 걸 기록한 일상이야기. 별건 없지만 별 것 없는 걸 누구보다 열심히 지켜본 것 만으로도 아름답다. 특히 ㅅ형과 달리야 편과 똥순이 편은 작은생명과 쉬이 판단할 수 없는 인생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고있다.

"수탉과 암탉이 샤갈의 그림에 나온 닭들처럼 옆으로 나란히, 꽝꽝 얼어붙은 별 아래로 둥둥 떠있었다."

사실 젠더감수성이 중요한 화두가 된 요즘, 이 책을 읽다보면 조금은 불편할 수 있겠다. 하지만 나와는 다르지만 틀리지않은 인생을 살아온 한 사람의 이야기라 생각해주면 좋겠다.

잘 삶은 수육위 에 젓갈을 언고 짭짤하고 칼칼한 김치 위에 한 입 얹어먹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더라.
책을 읽고나니 딱 그 맛이였다.

☑전무후무한 개성의 느끼고 싶다면
☑경쾌하지만 쓸쓸한 인생을 느껴보고 싶다면
☑작가소개와 추천사를 읽고 마음이 동한다면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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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공황이 찾아왔다
클라우스 베른하르트 지음, 이미옥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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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내가 개를 키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보니 개가 나를 키우는 거였다. 뭔 소리인고 하니 밤낮이 바뀌어 일을 하는 내게는 적당한 광합성과 강제 기상이 필수인데 그걸 우리 집 댕댕이 동구를 산책시키느라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고있기 때문. 그뿐만이 아니다. 마음의 상처가 심한 날엔 곁으로 와 착 붙어앉으니 그녀석을 살살 쓰다듬고있으면 어쩐지 근심고민이 덜 해지는 것만 같다.

팔불출같지만 어떨 때는 왜 이제야 강아지를 만나게 되었나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부모님은 동구때문에 걱정이 덜하신다고 하고 얼굴빛이 안좋아보이는 날엔 동구에게 주인을 위로해주라며 부탁하신다.

누군가는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 했다.
하지만 일을 하는 사람들은 알거다. 바빠죽겠는데 손하나 까딱할 기운도 없는데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그 감정은 손톱 밑 가시만큼이나 성가시고 아프고 덧날까 두렵다는 걸.
그렇다면 우리나라 성인 다수가 겪는다는 공황장애는 어떤가?
누군가는 반갑지않은 손님이라 하던데 만약 피하고 싶은 그분이 아무 때나 불쑥불쑥 찾아온다면 어떨까? 그것도 중한자리 그렇지않은 자리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면?
티는 안나지만 사람을 괴롭게 만드는 이 병들.

책 '어느 날 갑자기 공황이 찾아왔다'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이를 바라본다.
나를 지키기 위한 과도한 방어기제가 발작으로 나타난다고. 일단 그런 현상이 벌어진다는 자체가 내 몸이 성실하게 기능하고 있다는 증거기도 하다며.


하지만 그걸 안다해도 괴롭지않을 리가 없다.
이 책에선 그럴 땐 약보다는 특정훈련으로 자연스럽게 가라앉히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나를 기분좋게 하는 무언가를 촉각 시각 청각을 동원해 선명하게 떠올려보라는 것.
그걸 하다보면 부정적인 기운이 긍정적인 시그널로 자연스레 바뀌게 된다는 거다.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고 행복을 더 이상 미루기 싫은 이들에게 조목조목 때론 조근조근 전하는 이야기.

☑다양한 시각으로 공황장애를 알아보고 싶다면
좋지않을까 싶다.

단, 추천사에 밝혔듯이 저자가 소개한 훈련법은 학계의 공식적인 검증을 받은 바 없으니 무조건적 맹신은 피하는 게 좋지않을까 싶지만 소개된 방법자체들은 실은 우리가 마인드컨트롤 할 때 쓰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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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264 : 아름다운 저항시인 이육사 이야기
고은주 지음 / 문학세계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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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그랬다. 괜히 글 쓴다고 하면 어렵다고 난해하다고 할까봐 내 맘 가는대로 휘갈겨놓고는 (아니 뚜드려놓고는) 쓱 보고 한 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단어들만 표현들만 문장들만 골라냈다.
그러니 모든 이에게 잘 읽힐 수는 있었겠지만 정작 나 자신은 문장에 목이 말라있었다.

어느 순간 나는 이야기와 캐릭터를 신봉하는 사람이 되었다. 가급적 멋은 덜 부리고 짧게 혹은 길었다가도 짧게 쓰기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동하는 동안 그 어디서든 스마트폰만 있으면 더 이해하기 쉽고 더 재미있고 더 간결한 영상들을 볼 수 있는데 굳이 글을 그것도 문학을 읽으라 할 수 있을까. 그 둘이 같은 것만을 추구한다면 말이다.

여기서 소설 '그 남자 264'는 왜 책이 다른 콘텐츠와 다른지 왜 영상이 아닌 글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

"그 남자, 이육사가 나의 골방에 들어섰을 때부터 그 방은 내게 감옥이 되었다. 나는 그의 이름으로부터, 목소리로부터, 눈빛으로부터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수인이 되었다. 그가 내게 한 발자국만 더 가까이 다가오기를 간절히 염원하면서."

유명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를 자신이 운영하던 서점에 맞딱드리게 된 그녀. 몇 마디 오가고 어느덧 둘은 시를 가지고 속내를 터놓는 사이로 발전한다. 어느 날엔 댄디한 신사처럼 어느 날엔 거친 운동가처럼 그녀를 찾아온다. 하지만 둘은 마음을 품은 채로 몇 번의 강렬한 만남 뒤 헤어지기로 한다.

총을 쥘 수 없었던 날엔
펜을 쥐고
펜을 쥘 수 없었던 날엔
총을 들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행동하던 한 남자. 그는 평온한 날에 머물기엔 너무 큰 뜻을 품었고 집안의 권유로 올린 혼사의 언약을 어기기엔 너무 바르고 곧았다.

한 사람을 애정한다는 것
오래도록 만나지 못 해도 그리워한다는 것을 아름답고 수려한 문장에 담아냈지만 도리어 절절 끓는 마음이 전달되고야 만다.

왜 사랑을 보지말고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곱씹을 수록 온 몸으로 퍼져가는 것 같은 감정. 발 끝으로 전해지는 찌르르함. 그 모든 걸 어찌 짧고 간결한 영상에 다 담아낼 수만 있을까.

"글은, 유한한 존재를 무한의 세계로 끌어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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