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범 여기자 안니카 시리즈 1
리자 마르클룬드 지음, 한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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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웨덴의 소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밀레니엄 시리즈를 읽고 난 후 입니다. 그 전에야 대중들에게 익숙한 일본이나 미국쪽의 소설을 주로 읽었는데 밀레니엄을 읽고 난 후 스웨덴 문학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와 탄탄한 스토리에 매료되어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 폭파범을 읽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거의 대부분의 소설을 읽어봤는데 스웨덴의 추리소설은 처음으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폭파범을 읽은 것은 단순히 스웨덴의 추리소설을 어떨까? 또 900만 독자가 선택했다는데 어떤 매력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는 순간 리사 마르클룬드가 창조한 세계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푹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작가를 투영한 인물인 듯한 안니카가 기자의 사명을 가지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여러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사건을 탐구하는 모습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안니카가 기자로서의 삶과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로서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종종 보여지면서 안니카를 소설 속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내 주변을 살고 있는 가까운 한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경험을 살려 신문사에서의 생활과 매일매일 신문 발행을 해야하는 긴박감, 그리고 신문사에 근무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잘 표현했는데 이러한 점들이 이 소설을 추리소설 독자에 한정하지 않고 더 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한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마지막에 범인을 밝혀지고 나서 마무리가 너무 짧은 것이었습니다. 시리즈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안니카가 무사히 구출되고 난 후의 이야기가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 때문에 조금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책 뒷표지에 소개된 안니카의 다음 이야기인 <스튜디오69>를 검색해보기도 했습니다. 아직 출간되지 않았던데 <스튜디오69>에서 안니카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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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연유산 - 유네스코가 선정한 5대 명소 가이드 여행인 시리즈 5
박지민 지음 / 시공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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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선택하는 데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책 표지도 책 선정에 영향을 미칠 때가 있다. [중국의 자연유산] 역시 책 표지의 아름다운 물 색에 반해서 주저없이 선택하게 된 책이다. 터키의 파묵칼레를 보는 듯한 사진에는 하늘을 닮은 듯한 물색에 마치 눈이 앉은 듯한 나무들까지... 이 곳이 어디인지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표지는 황룽)

 

[중국의 자연유산]은 중국여행서다. 광활한 중국에는 유네스코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 40곳인데 그 중에서 등산과 트래킹이 가능한 5곳을 골라 여행 가이드 책을 꾸렸다. 저자인 박지민씨가 중국을 워낙 좋아하고 책을 쓰는 동안에도 5곳을 다시 다니면서 책을 썼으니 정확하고 알찬 정보가 가득하고 더불어 여행지의 아름다운 사진도 마음껏 볼 수 있다.

저자가 뽑은 여행지 5곳은 주자이거우, 황룽, 황산, 장자제, 싼칭산이다. 명소의 생성과 유래, 볼거리, 먹을거리, 숨은 이야기, 트래킹 루트를 포함한 여행 정보와 주의사항 등 직접 여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꼼꼼하고 친절하게 안내가 되어 있었다. 이 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도 다른 여행책자에서는 간단한 설명밖에 되어 있지 않아 단편적인 정보밖에 얻지 못했는데, [중국의 자연유산]은 이 책 한 권만 들고 혼자 여행을 가도 될만큼 필요한 정보와 팁, 그리고 작가가 전해주는 이야기가 가득찬 알찬 여행서이다.

또한 여행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자연유산 보존과 관광산업의 발전 등에 관한 의견이나 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등의 자연훼손에 관한 의견, 그리고 중국 여행시 느낀 점 등도 덧붙였기 때문에 마치 한 편의 여행기를 읽는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5곳 중에서 내가 가 본 곳은 황산인데, 황산의 5대 명물 중 온천과 설경이 포함된다는 것은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만약 여행 전에 이 책이 발간되었다면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보고 왔을텐데하는 하는 아쉬움이 생길 정도로 알찬 책이었다. 그리고 주자이거우의 아름다운 수경과 60억원 이상을 들여 만든 자연과 하나된 아름다운 잔도, 그리고 황룽의 탄산칼슘 퇴적층이 만든 아름다운 경관, 마치 신선세계같은 멋진 장자제는 언젠가 꼭 한 번 가고 싶은 여행지가 되었다.

단지, 여행 가이드 책인만큼 5대 명소의 중국 내 위치가 표시가 되어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중국에서 어느 부근에 위치한 건지 대략적인 설명만 있어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트래킹 루트를 이미지로 재구성한 것은 디자인적으로는 좋았지만 실제 지도가 첨부되어 있다면 더 정확한 여행가이드 책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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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7월
절판


채 300쪽이 되지 않는 얇은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여름 로트레크 저택으로 불리는 어느 저택에 아름다운 여인 3명과 청년들, 그리고 몇 몇 가족이 모인다. 아름다운 세 아가씨와 멋진 청년들. 이들의 로맨틱한 감정들이 여물어 가는 중, 어느날 아침 한 발의 총성이 들린다. 그리고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연달아 살해되기 시작한다. 과연 누가, 왜,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이게 된걸까?
짧은 분량의 소설인만큼 이야기는 빠르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책의 띠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다. '그 누구라도 처음부터 다시 읽을 수밖에 없다!'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자주 읽는 만큼 범인이나 트릭을 남들보다 잘 알아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문구에 강한 도전의식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책 마지막을 봉인해놓은 모습을 보니 더욱 더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읽기 전에 '이 책이 예고한 것처럼 처음부터 책을 다시 읽지는 않겠다', '난 속지 않겠어'라는 굳은 다짐을 하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속았다.
봉인을 뜯자 마자 '이럴수가', '앗', '진짜', '속았다' 등등 여러 외침과 함께 책의 첫페이지부터 다시 읽어야만 했다. 뒤의 해설에서 나오지만 로트레크 저택 살인사건은 서술트릭을 이용한 추리소설이다. 그 동안 접해왔던 추리소설은 장치나 심리전을 이용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때문에 당연히 이 책도 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애초에 속지 않겠다라고 책을 읽는 순간부터 이미 속은 것이나 다름없다.

책의 후미에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이 소설은 '간사한 꾀'를 통해 속여 넘겼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동감한다.
큰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스릴넘치거나 기발한 트릭을 사용한 것도 아니지만, 작가가 친절하게 책의 내용을 되집어 주는 걸 읽으면서 무릎을 치게 된다. 정말 대단하면서도 약이 오를 정도로 교묘한 속임수이다.

나만은 속지 않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로트레크 저택의 살인사건을 꼭 읽어보라.
초판 한정인 봉인을 뜯는 순간 당신도 외치게 될 것이다.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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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 - 우리 시대 작가 49인이 차린 평온하고 따뜻한 마음의 밥상
성석제 외 지음 / 뜨란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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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종교와 성별, 나이를 아우른 우리 시대의 작가 49인의 절밥에 대한 따뜻한 예찬이다. 각각의 작가들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맺은 절밥과의 인연과 절밥이 주는 감동과 깨달음에 대해  진솔하게 때론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다. 절밥을 먹게 된 계기를 살펴보면 여러 사연으로 절에 오래 기거한 사람도 있고, 어렸을 때 먹은 단 한 번의 절밥의 기억만을 가진 사람도 있으며, 절을 좋아해 절밥을 자주 먹은 사람, 직업 덕분에 절밥과 인연을 맺은 사람 등 그 계기는 다양했다. 어떤 이유로든 절밥을 먹게 된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 정갈한 맛에 반하고, 절밥의 의미에 자신을 비추어보며, 밥 한 그릇으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절에서 먹는 음식은 뭐든 맛있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 맑은 새소리, 나뭇잎들이 바람에 사락거리는 소리 덕분인지도 모른다. 나 역시 절에 가서 먹는 밥은 항상 맛있고 행복한 마음으로 먹었다.
절밥이 맛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절밥은 공덕으로 지은 음식이다. 작가 공선옥의 말처럼 '공덕으로 지은 음식을 받는 자, 공경으로 받을 일이다.'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절밥을 먹을 때면 괜시리 마음이 경건해지고 밥알 한 톨도 남기지 않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그래서인가보다. 다시 한 번 공선옥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한국의 절밥이야말로 참으로 정신적인 밥이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에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공양계>

 

<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을 읽는 동안 여러 작가들의 절밥에 대한 행복하고 깊이있는 생각과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동시에 내가 그 동안 먹었던 절밥의 행복한 기억들이 떠올랐다. 가장 좋아하는 절인 선암사를 찾을 때마다 먹었던 단촐하지만 꿀맛이었던 선암사 절밥, 낙조가 아름다운 부석사에 일출을 보겠다고 새벽부터 올라갔는데 일출을 못본다고 해서 낙담하고 있을 때 스님께서 공양하셨냐고 하면서 주시던 부석사 부엌에서 먹은 차가운 부석사 절밥. 힘든 일이 있을 때나,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할 때 절을 찾곤 하는데, 그 때마다 절밥은 나에게도 소리없는 격려가 되어주곤 했던 것 같다.
언젠가 고단한 날이 있다면, 절밥 한 그릇을 찾게 될 것같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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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 일미를 만나다
수미 런던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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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음이 편치 않아서인지 나도 모르게 불교관련서적에 손이 간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고즈넉한 절에 놀러갔던 기억이 내게 참으로 평화로웠던 순간으로 기억되기 때문에 힘든 일이 있으면 절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불교 관련 서적으로 달래는 듯하다. 불경을 읽을 줄도 모르고 불교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도 없기에 책 속에 있는 글귀나 경험과 명상을 통한 깨달음을 나도 함께 느끼려고 노력한다.

 

[수미, 일미를 만나다]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수미 런던의 자서전이다. 힘들고 어려웠던 과거를 받아들이고 현재의 그녀가 있기까지의 이야기와 그 경험을 통한 깨달음을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그녀는 어린시절 불교공동체에서 자랐고, 부모의 이혼과 함께 엄격하고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아버지 밑에서 어린 나이부터 집안의 모든일을 처리해야 했으며, 대학때는 아픈 통생을 돌봐야 했던 힘들고 인내해야 했던 과거를 헤쳐나왔다. 그녀는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명상과 불교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한다. 훗날 비슷한 환경에 자란 스님인 수미를 만난 것과 불교를 공부하고 전법사가 되기까지의 모든 일이 그녀에겐 필연인 듯 하다.

엄마가 된 이후 아이를 양육하면서 내가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존재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처럼 수미 런던은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거기서 얻었던 고통, 감동, 깨달음을 불교의 가르침으로 우리에게 다시 전하고 있다. 수미의 이야기에서 감동받았던 부분은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극복하는데 멈추지 않고 세상에 먼저 다가가는데 주저하지 않고 그녀의 깨달음을 타인과 나누는데 인색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녀는 명상과 불교를 둘 다 공부던 경험을 살려 동양과 서양의 불교를 연결시키는 다리가 되고 있으며,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더 젊은 사람들에의 삶 속에 불교를 생활의 일부로서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극복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거기서 얻은 깨달음을 실천하고 남과 나누기는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수미 런던이 살아왔던 삶의 경험은 감동적이고 앞으로 그녀의 발걸음이 기대된다.

 

"나는 과거를 통해 끊임없이 배운다. 대학원생, 직원, 아내, 어머니 등 내 삶의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때마다 나는 과거를 재방문해 봄으로써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고전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무 살에 읽었던 책을 마흔 살에 읽어 보면 이해하는 바가 다르다. 이제 와서 나는 누구도 그런 삶을 체험하지 않기를 바라고 나도 그 시절을 다시 살고 싶지 않지만, 그 과거로 인해 지금의 내가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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