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 일미를 만나다
수미 런던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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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음이 편치 않아서인지 나도 모르게 불교관련서적에 손이 간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고즈넉한 절에 놀러갔던 기억이 내게 참으로 평화로웠던 순간으로 기억되기 때문에 힘든 일이 있으면 절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불교 관련 서적으로 달래는 듯하다. 불경을 읽을 줄도 모르고 불교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도 없기에 책 속에 있는 글귀나 경험과 명상을 통한 깨달음을 나도 함께 느끼려고 노력한다.

 

[수미, 일미를 만나다]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수미 런던의 자서전이다. 힘들고 어려웠던 과거를 받아들이고 현재의 그녀가 있기까지의 이야기와 그 경험을 통한 깨달음을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그녀는 어린시절 불교공동체에서 자랐고, 부모의 이혼과 함께 엄격하고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아버지 밑에서 어린 나이부터 집안의 모든일을 처리해야 했으며, 대학때는 아픈 통생을 돌봐야 했던 힘들고 인내해야 했던 과거를 헤쳐나왔다. 그녀는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명상과 불교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한다. 훗날 비슷한 환경에 자란 스님인 수미를 만난 것과 불교를 공부하고 전법사가 되기까지의 모든 일이 그녀에겐 필연인 듯 하다.

엄마가 된 이후 아이를 양육하면서 내가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존재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처럼 수미 런던은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거기서 얻었던 고통, 감동, 깨달음을 불교의 가르침으로 우리에게 다시 전하고 있다. 수미의 이야기에서 감동받았던 부분은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극복하는데 멈추지 않고 세상에 먼저 다가가는데 주저하지 않고 그녀의 깨달음을 타인과 나누는데 인색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녀는 명상과 불교를 둘 다 공부던 경험을 살려 동양과 서양의 불교를 연결시키는 다리가 되고 있으며,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더 젊은 사람들에의 삶 속에 불교를 생활의 일부로서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극복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거기서 얻은 깨달음을 실천하고 남과 나누기는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수미 런던이 살아왔던 삶의 경험은 감동적이고 앞으로 그녀의 발걸음이 기대된다.

 

"나는 과거를 통해 끊임없이 배운다. 대학원생, 직원, 아내, 어머니 등 내 삶의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때마다 나는 과거를 재방문해 봄으로써 새로운 지혜를 얻는다. 고전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무 살에 읽었던 책을 마흔 살에 읽어 보면 이해하는 바가 다르다. 이제 와서 나는 누구도 그런 삶을 체험하지 않기를 바라고 나도 그 시절을 다시 살고 싶지 않지만, 그 과거로 인해 지금의 내가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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