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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
황인숙 지음 / 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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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되면 경북 풍기군 이었다 영주시가 된 이르실이라는 마을. 우리 외가에서 지내곤 했다. 어릴때라고 하기 민망하지는 않을 만큼의 나이를 먹었구나.... 슬프게도. 아니 슬프지 않게도.

시골 초가집이던 외가에서는 한여름에도 가마솥에 불을 지펴 삼시세끼를 해결했다. 그런 가옥에서 유일하게 불을 때지 않아도 되는 곳이 중간방이었다. 그래서 여름이면 언제나 중간방이 내 차지. 할무니 미안.

아침 부터 타오르는 하여름 땡볕에 길건너 마을 입구에 큰 나무를 지나서도 산길을 한참을 올라가야 있었던 우리네 밭. 거기서 새벽 밭을 매고 내려오며 손녀딸 손에 쥐어줄 산딸기를 낫으로 가지채 베어 중간방 앞 대청에 무심히 툭 던져 주셨다.

"많이 무라."

시원한 구들방 위에 한지에 기름을 먹여 바닥을 마감한, 종이 냄새 그득한 그 방에서 여름을 났다. 황토 위 초배지를 신문지로 바르고 위에 또 한지를 덧댄 방에서는 닥종이 특유의 향이 여름 풀 내음과 바로 옆 외양간에서 나는 구수한 어미소의 울음과 뒤엉켜 있었다.

그 안에서 할머니가 민망하다 제발 입지 말라는 핫팬츠를 입고 민소매만 간신히 면한 반팔 티셔츠를 펄떡이며 그 산딸기를 송이채 가지에서 하나하나 따먹었다. 더불어 그 옆에는 막내이모가 소중히 모아둔 리더스다이제스트와 정체 모를 잡지들. 그리고 문학잡지들이 페이지를 넘겨가며 내 눈요깃거리 노릇을 해주었다. 그때 노스탤지어를 알게되고, abby에게 혼자 고민상담을 해보고는 했다. (Abby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라면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이 아닐까.)

그때 읽은 수많은 책들이 아마 현재 내 삶을 이어가는 원동력일지도 모르겠다. 책은 상품이 될 수 없다라는 생각은 이미 저 만치 던져진지 오래이다. 그럼에도 #황인숙산문집 , 이책만큼은 상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지하철 곳곳에 무수히 뿌려지는 무가지 대신 이 책이 여기저기 읽혀진다면 좋겠다. 그럼 어쩜 세상이 한조각은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글자하나하나 곱씹어 따스하다.

이십년도 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처럼 시인의 글이 마음에 들려왔다.


그래. 삶이 다 그렇지. 매순간 #좋은일이아주없는건아니잖아 . 글이 나를 다독인다. 금박음각이 새겨진 표지속 해방촌의 계단. 그리고 계단을 뛰내려오는 길고양이. 1886년부터 살아온 시인의 거주지 해방촌. 치솟아 오르는 임대료에 대한 한탄.

내 어릴 적 하루 6번다니는 버스정류장을 대신하는 정자에 모인 할머니들이 하는 이야기들. 그 덤덤한 일상들이 이 안에 묻어져 배어나온다. 계단 앞 모여앉은 여인들의 뒷수다. 집값이 올라 빌라건물의 주인이 되고 점점 탐욕스러워지는 삶 속에서도 여전히 노쇄하는 몸을 끌고 굳건하게 폐지카트를 미는 할머니의 이야기도 쓰여져있다.

황인숙 시인의 어느날 지인이 선물한 장미향수를 고양이들의 온갖 냄새가 밴 노령의 집사가 반가워하며 손목에 뿌려본다. 그 아기자기한 삶의 열정이 묻어나는 듯한 속지 디자인. 책장의 마지막을 덮으며 북디자이너의 이름을 찾아보았다. 역시나 그림. 디자인. #김선미 라고 쓰여있다. 그말인즉슨 김선미북디자이너가 황인숙시인의 글을 닮은 책을 펴고 싶었는지를 알려주는 문구일 게다.

길고양이를 밥을 챙기며 고양이에 관한 시만 쓰게 되어 독자들도 얼마나 지겨웠을까 한탄하며 새로운 글감을 떠오르게 한 원고작업에 대한 환호도 잠시. 책의 중반을 넘어서면 역시 고양이와 지내는 이야기들이 곳곳에 묻어난다.

그 좋아하던 향수도. 반듯하게 갖추어입던 정장도. 과감히 포기하게 할만큼 소중한 생명. 고양이.

환경이 중요하다 외치는 어떤 수많은 글들보다 당장 눈앞에서 배곯고 추위에 떠는 고양이를 보듬는 시인의 산문이 더 빛나는 환경선언으로 들린다.


어줍잖은 공부로 해온 사회학이고, 윤리학이고... 모두 시인의 글 한줄에 아하! 이게 정말 생명존중이구나 머리를 쳤다.

한참 여름 우리에게 시원한 그늘을 주던 나무들은 겨울이 다가오면 어느틈에 마치 전봇대 처럼 싹둑 잘려 서있다. 겨울 해가 비치라고 자르는 것이니 인간 위주의 삶에서 보면 이해가 안가지는 않지만, 식물의 입장에서 보자면 얼마나 황당할까. 봄부터 애써 키워온 소중한 가지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막대기에서 다시 새순을 피워내야하는 그 입장이 되어본다면. 나라도 외칠것이다. "당신이 뭔데? 당신이 뭔데?"

식물복지. 조경업자에게뿐아니라 당장 우리집 마당에 무참히 자라고 있는 잡풀에게도 주장해주고 싶다. 한겨울 조만간 모두 불쏘시개로 사라질 터이지만. 난 아직 식물복지까지는 생각하지 못하는 현실타협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밤을 꼬박 새우며 이 책을 마저 읽어내린 것은 앞에서 나를 사로잡은 문구 때문이었다.

세르반테스는 "빵만 있으면 어지간한 슬픔은 견딜수 있다"고 나아가 나는 외친다. "빚만 없으면 빵이 없어도 어지간한 슬픔을 견딜 수 있다"고.

통절하게 동감하는 바이다.

한권을 마음놓고 쭈욱 읽은 후 나의 기분은

다시 외가의 중간방에서 뒹굴던 소녀가 된 기분이다. 거기 누워서 할머니가 들려주는 조곤조곤한 잔소리들과 할아버지가 무심코 던져주듯 넣어주는 산머루를 함께 나누는 그리운 마음.

고양이와 비둘기를 같이 밥을 주지 못해 마음아파하는 시인의 모습에서

산골짜기 외딴집 살이를 고집하고 있는 지금 가장 고민스러운게 아침마다 마주하는 로드킬의 흔적인 내가.

그 선명한 삶의 마지막 흔적들에 더이상 무덤덤해지지 않을 명분을 얻고 간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을 주셔서.

애정합니다. 고양이들을 위한 캣맘으로 살아주셔서.

존경합니다. 내가 못하는 행동을 실천으로 옮겨주셔서.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역시 열심히 책을 팔아 고양이 사료값으로 인세가 더 들어가기를 돕겠다 인건. 역시 나의 한계이자 본분이겠지.

공동체적인 삶을 운운하며 감성팔이로 일관하는 책에 질린다면.

잔잔히, 평온히. 공존의 삶을 옆에서 살포시 들여다보고자 한다면.

이 도서를 집어드는 데에 들인 수고와 금전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만큼의 결과를 줄것이다.

내놓고 함께 살아라보다

나는 이렇게 함께 살고있다

라고 시인의 글이 보인다.

잔소리대신 감성. 이라고 외치는 이 책을 연말 고객들 가방속 애장도서가 되어 주길 기원해본다.

그로인해 스치듯 지나는 모든 이들이 나와 함께 살아가는 또다른 누구임을 깨닫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황인숙 산문집을 읽은 보람이 있지 않을까.

#달출판사 로 부터 무상제공 받은 도서를 일고 이 글을 쓰고 나니. 다시 서점으로 달려가 여러 권을 과감히 꺼내들고 나의 사랑하는 벗들에게 한권씩 보내고 싶어졌다. 무상제공 받은 이 도서는 소담서점의 샘플북이자 책방지기의 소장도서목록 상단에 올려놓아야겠다. 어느날 퇴직하고 우리집 마루를 뒹구는 날, 내 손에 다시 쥐어질 터이니까.

사서 볼걸. 후회중입니다.^^;; 길고양이 밥값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

어쨌거나 이 책은 출판사로 부터 무상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쓴 글임을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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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견백단 야옹이의 슬기로운 걱정 사전 슬기사전 1
김선희 지음, 강혜숙 그림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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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6학년인 제가 생전 처음으로 서평단에 뽑혀서 책을 읽으면서 한 생각들을 펼쳐보려고 해요.

제목은 참견 백단 야옹이의 슬기로운 걱정 사전이에요.

 

내용

일상에서 일어날 것 같은 일들의 대처하는 법 같은 것들을 참견 백단 고양이가 알려주고 있어요. 고양이는 자신이 겪은 일이 많아 모르는 것이 없다고 해요. 그에 반박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재미있기도 했고요. 위에서 말한 내용 들은 사전이 시작되기 전에 있는 스토리들이에요.

6개의 주재가 있는데, '신나게 살고 싶어!'와 비슷한 주재 제목이 더욱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들어줘요.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나를 왕따시키는 아이에게 매달리지 말자. 와 교과서를 펼치면 잠이 오는 이유'에요. 왕따를 하는친구들은 약한 모습을 보고 괴롭힌다고 왕따 하는 친구와 사귈 필유 없어. 같은 위로하는 말이 함께 있어 힘든 나를 위로해 주는 기분이 들었어요.

 

주재별로 야옹이가 질문에 대한 답을 해춰요. 질문에는 진지한 것도 있고, 한 번쯤 생각해봤을 참신한 내용도 있어요. '교과서를 편치 면 장이 오는 이유'처럼 생각했지만 물어보기는 좀 그렇고 궁금은 한 질문들이 중간중간있어서 지치지않고 책을 읽을수 있어요.

, 목차에 질문들이 모아져있어 나에게 무슨일이 일어났을때 쉽게 책에서 필요한내용을 찾을수 있어요.

 

지은이가 하고싶은말은 '나는 소중해', 내 삶의 주인은 나'라고 하고싶은것 같아요. 저도 나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였던것 같아요.

관련 그림들이 가득가득 차 있어서 보는 재미도 있었던것 같아요.

 

책의 구성

저학년을위한 시리즈이지만 초등학생 이라면 누구든지 읽어도 괜찮을만한 내용으로 구성되어있어요.


 

이책은 참신한 것들과 기본적이지만 의왜로 우리가 잘 잊어버리는 것들을 모아놓았어요. 시리즈 이름처럼 학교, 친구, 공부등이 처음인 어린이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것 같아요

 

, 이 책의 특이한점은 다른 책과는 다르게 빈 종이가 없다는거에요.

빈종이는 다양한이유로 책과 함께 하지만, 빈종이를 넣지않고 그림을 더 넣었다는것이 재미있었어요.

아래 링크는 제가 쓴 책의 빈종이에 대한 글이에요.

https://bidulgi-goosunjoon.tistory.com/47

그럼 이상으로 글을 마칩니다!


이글은 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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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엄마를 위한 기적의 영어 육아 - 일찍 시작할수록 빨리 영어가 터진다
이성원 지음 / 길벗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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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도착한날. 기쁨으로 가득차 비닐 포장을 뜯어보았다.

스쿨버스에 가득한 QR코드를 신기해 하면서 와~~ 소리가 났었다.

그러나. 그뿐.

역시나 난 영알못 엄마에 속했다.

학창 시절 가장 싫어하는 과목을 꼽으라면 생물. 그리고 영어. ㅜ.ㅜ

심지어 학원을 운영하면서 잠시 영어를 가르친 적도 있는데, 지금은 영어 한마디 제대로 나오지 않아

Have a nice day!

만 줄창 외치는 고객접대도 하고 있다.

내가 일하는 매장 주위로 어학원들이 많다보니 외국인 고객도 거의 매일이다 시피 들린다.

그들은 한국어로 묻고 나는 짧은 영어로 머리를 굴리다가 결국은 카드를 받고, 영수증을 주고 대충 마무리하는 수준.

즉. 나의 영어 공포증은 학원 운영을 그만 둔 후로 근 3년간 최고조로 달해있다는 말이 되겠다.

그런데 영어 교육이라니. 그것도 기적의 영어 육아라니!

그리고 화제의 신간인 이 책을 입고시키고 난 후 서평단 모집글을 읽게 된건. 절대 우연이었다!!!

설마하니 내가 당첨이 되겠어?

를 자신있게 외치며 신청한 서평단에 떡 하니 당첨이었다. 허거걱

장장 12년에 걸친 공교육과 그동안 영어학원에 쏟아부은 돈과 아이들에게 학교 영어시험대비를 시켜온게 몇년이던가.

정작 나는 왜 영어로만 말하려면 입이 얼어 붙는 것일까.

아이들이 어렸을때 영어 노출을 늘리기 위해 짧은 영어 문장으로 대화를 시작했었다.

그러나... 나를 좌절시킨

초강적 둘째의 촌철 살인 한마디.

"엄마. 엄마가 하는 영어는 유치원 ~~ 선생님(원어민교사로 기억된다.)하고 달라서 못 알아 듣겠어."

또래보다 가뜩이나 자기 의사가 분명한 나의 소중한 녀석이.

엄마의 맴찢을...

이러다가 아이의 영어발음마저 망치면 어쩌나 싶은 두려움이 나를 엄습했다.

그리고는 바쁜 일상과 업무에 치여 아이의 영어는 사교육을 전전시켰다.

그것도 아~주 대충.

운이 좋아 좋은 선생님들을 만난 덕분인지 그래도 4학년까지 이어진 영어 사교육덕분에 현재 학교에서는 대강 대강 잘 따라가는 모양이다.

그러나 곧있으면 중학생이 될터인데...

이대로 내버려 두자니 엄마의 초조불안증이 스멀스멀 기어오르던 차

드디어 막차를 집어타듯.

마감에 쫓긴 편집자의 일상이 내 일상이 되듯.

시험대비 전날 폭풍 벼락치기를 하던 습성의 발로에도 결국 이책을 폈다.

그리고 화장실 한번 가지않고 숨도 제대로 쉬지 않고 끝까지 읽어내렸다.

그리고 외쳤다.


오~~ 만세!

나는 아직 늦지 않았다.

책 속에서 알려주는 수많은 QR코드는 영알못 한국어책만을 아는 나에게

마치 보물지도 같았다.

샘플북이 아니라 나의 일상 가이드 북이 될 예정인 이책은 서스럼 없이 여기저기 눌러 접어 나의 소유물이 되었음을 선언해 놓았다.


저자의 충실한 조언에 따라 책을 읽다 누른 ​휴대폰 화면에 떠오른 것은~


화면에 나온 아기상어 영어버전 유튜브는 나를 환호하게 했다.

이 놀랄 중독성이라니.

한참 아이들이 중국어에 환호해 시작한 중국어 사교육.

아이들이 수업을 얼마나 따라가는지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같이 보던 중국어 드라마.

번체로 나오는 자막을 가진 순순한 대만 드라마 포말지하에서 주인공이 반복적으로 부르던 노래.

아이들이 알아듣고 중얼거리자 느꼈던 그 환희를 다시 한번 누리게 될지도 모른다 싶은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일찍 흘려듣기를 시작해 집중듣기. 그리고 리딩으로 차근차근 나아가기에는 어린 나이가 좋다는 저자의 말이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수많은 노하우로 모아왔음이 분명한 리딩 자료 출처들, 그리고 화상영어 사이트들의 장단점 분석까지 한권에 국내외의 방대한 영어학습자료들이 망라되어 있다.

단순히 뿌려놓은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그리고 걸음을 걷다 돌멩이에 걸려 휘청거릴 때마다 나를 잡아 지탱해줄 직접겪은 또는 간접 겪은 경험담에서 우러나온 위로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것도 심지어 아주 적절한 타이밍마다.

지금 출산을 앞두거나 막 출산한 엄마라면 급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역시 그때가 가장 의욕적인 육아시기.

세살이 된 아이를 둔 엄마라면 당장 뛰어와 이 책을 집어야 한다. 그리고 읽어두면 좋겠다.

일곱살이 된 아이를 둔 유치원생 부모라면 망설이지 말고 이책을 사둘것을 추천한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유투브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내 아이에게 쥐어줄 핸드폰을 보며 한숨을 지을 거라면.

#보통엄마를위한기적의영어육아

제목처럼 보통 엄마인 우리를 QR코드를 통해 영어 교육이라는 안식처로 아이와 함께 데려다 줄게 분명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부모라면.

앞부분을 읽으며 왜 진작 시작하지 않았을까 후회하기 보다 3분의 1지점부터 이어지는 흘려듣기를 시작해보자.

하루하루 아이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나같이 사교육 없이 아이를 키우게 된 엄마라면.

인터넷에서 보다 좋은 영어 교재, 또는 리딩용 원서를 찾기위해 영알못이면서 여기저기 엉뚱한 쇼핑의 세계에 빠지지 말고 저자가 알려주는 로드맵을 따라해보자.


영어를 못하는 부모라도, 또는 자신감이 없는 부모라도.

대한민국 토박이의 구수한 발음을 가진 부모라도.

이 책의 위로를 벗삼아 시작한다면 영어가 아닌 아이와의 관계를 덤으로 얻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쓰고 보니 무슨 영어종교를 예찬하는 기분이 들지만.

한때 나름 교육 전문가로 살았던 시절 만큼이나 저자의 교육관은 바람직 해 보인다.

굳이 영어가 아니더라도, 한국어라도 저자가 이야기 하는 방법으로 아이와 함께 한다면 절대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모국어 발달 과정을 살펴보면서, 관심사에 맞춘 한국어 독서.

가장 좋아하는 분야를 알기 위해 스스로 뛰어드는 영어의 세계라면 학습이라는 스트레스를 덜 받고도 충분히 아이와 공부할 수 있지 않겠는가.

더구나 전국이 코로나 이슈로 학원이든 과외든 불안해 할 시기. 학습을 멈추는 내 아이만 뒤처지는게 아닌가 하는 부모 본연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당장 시작해 보려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교육법은 부모도 적게 스트레스 받고, 아이는 자연스레 영어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 방법이라 보이므로...

내가 받았던 영어로 인한 좌절감을 내 아이 만큼은 덜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내일 부터 함께 하려던 예비 중학영어 문제집 보다 저자가 알려주는 리딩북을 먼저 함께 해보아야겠다.

당장 내일 길벗에서 나온 기적의 사이트 워드를 암기를 싫어하는 둘째와 함께 해야겠다.


내가 영어교육법 책에 별 다섯개를 누를 줄이야.

서평단에 선정되어 이책을 무상제공받아 읽으면서도 믿기지 않는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보통엄마를 위한 기적의 영어육아 도서는 길벗출판사의 자상한 배려로 무상제공되어 본 게시글을 작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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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돼지의 눈
제시카 앤서니 지음, 최지원 옮김 / 청미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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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생겼지만 나름의 생존 전략을 가지고 기나긴 세월동안 멸종하지 않고 살아온 동물 땅돼지.

소설 초반 땅돼지에 대한 몇 페이지에 걸친 설명이 나를 잠깐 좌절하게 했다.

학창시절. 남들 다 쉽다는 외우기조차 버거워하던 생물.

그중에서도 특이한 동물.

요즘이야 아이들이 워낙 좋아해서 멸종위기동물에 관한 다양한 도서들이 출간되어 있지만

내가 어릴때만 해도 이상한 동물은 죄다 무서운 아이들로 알고 있었다규...

(책방지기 혼자만의 생각일수도...쿨럭)

ϻϻ

더불어 명조체와 볼딕 고딕체가 반복되는 활자배열이 잠시 나를 어리둥절 하게 했다.

무언가 편집자의 의도가 가득 담겨있을 것만 같은데, 능력이 부족한 독자라 이해가 안가는 걸까?

라는 의문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까지 이어졌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지금.

눈앞에 드러난 진실. 그 진실이 마주하는 소설 속 반전이 나를 전율하게 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박제하길 원할만큼 간절히 원해본적이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

나의 가족.

가장 진실하게 마주해야만 하는 이들을 앞에 두고도

때때로 가식적인 또는 의도적인 눈가림을 쉽게 하곤 하지 않았을까.

거짓된 삶이 약속하는 풍요로운 것 같은 미래

그 달콤함에 젖어 가장 중요한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만들어낸 나도 몰랐던 나를 향하는 타인의 적의어린 시선.

그리고 음모로 이어져 그들에게 이익을 주는,

나에게 이어지는 합당하면서 부당한 모순적인 상황이 만들어내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지는 않을지.

선거가 있을때마다 각종 공약들을 보면서 믿고 싶어지는 간절한 더 나은 삶의 미래를 보아왔다.

정치 라는 이름 하에 누군가에게 주어지는 권한이 권력으로 변질되어

피아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그 어떤 지점에 다달았을때

비로소 당신은 깨달을 것이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던 이를 잃고 당신이 가지고자 한 것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그리고 이후의 당신의 삶을 얼마나 옥죄어 올지를.

ϻϻ

소설의 초반에서 부터 보이지 않던 화자는 주인공을 끊임없이 당신이라 칭한다.

마치 나를 가리키는 것 처럼.

박제된 땅돼지에게서 발견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의 푸른 눈.

이 푸른 눈의 주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게 어쩌면 바로 당신이지 않을까.

난해한듯 한 글의 구성.

그리고 서로 다른 시대로 이어지는 두 남성 커플의 미처 깨닫지 못한 애정

평행선을 달리듯 이어지는 이 네 인간 군상을 하나로 이어주는 단어는

어쩌면 내가 마지막까지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장뇌가 아닐런지.

자신이 가진 본능적 욕구. 그리고 숨기고 싶은 비밀들로 부터

당신은 얼마나 도망칠 수 있는가.

그리고 당신은 이익을 얻기위해 얼마나 상이한 세력과 서로 연대아닌 결탁을 할 수 있는가.

당장 마주한 미국 또는 대한민국의 정치적 상황을 배제하고 라도.

이런 행태를 접하면서 비웃고자 하는 나 또한

그를 감추고 살고 있는

당신에 속하는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되는 책이었다.

시작은 무겁고 어렵게.

중간은 궁금하고 긴박하게.

결말은 아하~!

내가 읽은 땅돼지의 눈의 기승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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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무게
크리스티앙 게-폴리캥 지음, 홍은주 옮김 / 엘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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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극히 단순한 의문을 먼저 머릿속에 집어넣고

늦은 밤. 가족 모두 잠이든 방안.

남표니의 코고는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두고 책을 펴들었다.

작가 크리스티앙 게-폴리캥의 출생이 캐나다 퀘벡이라는 작가소개글을 보고서야 좀전의 의문이 해결되었다.

더불어 추운 겨울을 벽난로와 이겨내는 캐나다의 목조주택을 연상하자 글의 제목이 어떤 장면을 그리고 싶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갔다.

첫 서두가 난데없이 정말 영문모를 정전속 사고를 당해 치료중인 나의 고통어린 시선이었다. 뭐지? 이건 무슨 상황이지?

치료는 무슨 수의사? 그리고 약사?

자경단원은 왜 등장하지?

그리고 챕터마다 이어지는 연속성이 없는듯한 숫자 소제목들.

이 숫자가 의미하는게 무슨 뜻일까...책을 덮는 순간까지 작가의 설명이 없다. 확실한건 친절하지 않은 서두라는 것 정도?

그러나 눈의 무게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내가 한숨도 쉬지않고 페이지를 넘겨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모처럼 만나보는 숨막히는 긴장감에 저절로 숨을 헐떡이며 게걸스레 스토리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절망인지 희망이지. 적군인지 아군인지.

애정인지 증오인지.

심지어 동정인지 아니면 자기투영 인지 조차 알기 어려운 재난 속 마티어스와 나.

눈의 무게 라는 이 소설은 마치 제목처럼 무거우면서 가벼웠다.

지붕위 한가득한 눈에 무너져 내린 별채의 지붕.

마을로 부터 도피하려는 조제프의 마지막 배려 속 별채의 지붕을 지탱하던 보조기둥이 무너지는 순간.

이 두사람이 맞이한 신뢰의 위기.

이 책 한권이 주는 여운은 상상외로 무겁다.

연롄커의 연월일. 헤밍웨이의 노인과바다.

그리고 눈먼자의 도시. 눈뜬자의 도시.

많은 재난 또는 생의 고독을 다룬 작품들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강타하는 거센 무게가 있었다.

이번 겨울.

이보다 더 가슴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소설이 있을까?

심리스릴러라는 소개글이 맞나 싶을만큼 따뜻했다. 그리고 잔혹했다.

동시에 공동체에 대한 고찰. 그리고 리더에 대한 반문. 더하여 위기에서 드러나는 개개인이 가진 내면과 관계의 위태로움.

과감히 추천한다. 단지 검은표지의 책한권을 들었을 뿐이었다. 결과 내가 얻은 것은 나를 압도하는 숨막히는 긴장감과 공포. 거기에 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었다.

마티어스의 아내.

나의 숲속 오두막.

이들의 목적지는 과연 도달 가능할까.

한명의 독자로 내가 내린 결론은.

중요하지 않다 였다.

삶의 지향점에 도달하는 것보다.

도달하기위한 노력이 더 아름다웠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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