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내 꿈이 궁금해! - 어린이를 위한 퍼스널브랜딩
하랑쌤(황현하) 지음, 정일 그림 / 서사원주니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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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열 살이 된 첫째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매일 매일 바뀐다. 매일 바뀌는 꿈 속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길 바라지만 아직 어린 초3에게는 꿈찾기, 자기 자신을 찾는다는 게 어려운 일이다. 마흔이 넘은 나조차도 내가 잘하는 게 뭔지, 내 꿈이 뭔지 몰라 방황하고 있는데 말이다. 내 딸들 만큼은 나처럼 시행착오 겪지 말고 정말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걸 찾으라고 말하고 싶었다.
이 책은 초등교사인 하랑쌤이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자신의 가치를 깨닫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책이다. 아이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있게, 그리고 즐겁게 탐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게 매력적인 책이다. 열 살의 수준에 맞게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자기 자신에 대해 적어가면서 서서히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깨달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총 8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섬은 우리 첫째도 익히 아는 MBTI, 성격의 섬이다. 나는 MBTI를 통해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알아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성격에 대해 적어보고 내 성격을 동물로 표현해보는 재미난 부분도 있다. 우리 아이는 자기 자신이 강아지와 비슷하다고 했다. 혼자있을 땐 축 쳐져있는데 친한 친구와 함께 놀면 너무 활발해진다고 했다. 친한 친구가 차분하면 그 친구의 성격을 맞추는데 힘이 든다고도 적었다. 확신의 E다. 아이도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한다. 또 현실적인지 공감형인지도 여러 상황을 대입하여 스스로 판단하기도 했다. 아이는 자기를 ENTP라고 했는데 엄마인 내가 생각하는 성격 유형과도 비슷했다.

취향의 섬에서는 좋아하는 과목, 놀이, 책, 인물, 취미를 탐색해봄으로써 좀더 아이 자신의 호불호를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사랑의 섬에서는 가족, 친구를 소개하기도 했고 감정의 섬은 두 장으로 나누어 세밀하게 구성했다. 뿌듯함, 기쁨, 즐거움 등 긍정적 감정도 있을 수 있지만 미움, 질투, 지루함 등 부정적 감정도 당연히 생길 수 있다. 아이는 두려운 순간이 왔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해보고 그림일기로 표현해보는 부분에서 자기 감정을 좀더 깊이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매 장이 재미있는 만화로 되어 있다. 또 아이의 생각을 계속 적어보게 유도하는 것이 좋았다.

관심의 섬과 직업의 섬에서는 좀 더 나를 포함한 큰 사회에 관심을 가져보게 한다. 가족, 학교를 넘어 세상을 크게 바라보다보면 관심이 생기는 분야가 또 생길 수 있고 그러면서 자신에게 맞는 직업이 무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장은 지금까지 파악한 자신에 대해 정리하며 현재의 나를 바탕으로 미래의 나를 파악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내 인생 로드맵을 그려보고 내 가치관을 적어보는 활동이 인상적이었다.

아이가 오랜만에 자신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좋았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게 나 자신을 아는 일인 것같다. 어릴때부터 이런 고민과 생각을 가진다면 커서도 방황하지 않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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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교수의 수학 추리 탐험대 3 - 수학, 음악이 되다: 아빠가 숨겨 둔 공식 김민형 교수의 수학 추리 탐험대 3
김민형 기획, 김태호 글, 홍승우 그림 / 북스그라운드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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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김민형 교수는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수학 교양 도서로 유명하며 수학 대중화를 위해 많은 강연을 하고 이바지하는 분으로 알고 있다. 수학은 초등학생부터도(내 딸들도) 난색을 표하는 과목 중 하나다. 이 책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읽게끔 하고 싶은 수학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집필진, 기획진들이 노력한 결과물이다. 이야기로 배우는 수학과 음악의 만남이 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데, 등장인물인 수학자 이민형(아마 기획자인 김민형 교수의 성만 바꾼 것 같다.)을 비롯해 그의 아내인 전자 물리학자 메건 리, 쌍둥이 딸인 수인과 제인, 이민형 박사의 어머니와 딩가딩거라는 이름의 고양이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제 1화인 <터널 속 쫓기는 쌍둥이>에서는 수인과 제인이 터널 속에서 무언가에 쫓기는 상황이 전개된다. 만화와 줄글이 섞여 있지만 거의 만화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아이들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아빠인 이민형 교수가 실종된 상황에서 아빠의 편지가 1화의 말미에 등장한다. 수인과 제인이 브레인 콘택트를 통해 단서를 추리해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지구에서의 시간과 우주에서의 시간이 정말 다를까 하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한 아빠의 편지는 상대성 이론과도 연결된다.

총 6화로 구성된 이 책 3권은 각 화가 끝날 때 아빠의 편지가 도착해있다. 시공간 속으로 떨어지는 아인슈타인의 사과에 대한 이야기, 음악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음을 수로 나타내는 이야기, 소리의 높낮이와 진동이 음악을 만들고, 그 속에 녹아 있는 수학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1, 2권을 읽지 않고 3권부터 읽었지만 이야기가 재미있어 아이도 즐겁게 빠져 읽었다. 이 속에 숨겨진 수학의 커다란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진 못할지라도 적어도 수학이 많은 부분과 연결되어 있어 있고 쓸모없는 과목은 아니구나, 재미있구나 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추리 모험 장르라 책을 읽어가며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 4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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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으로 시작하는 어린이 경제 교실 풀과바람 지식나무 54
이영란 지음, 박우희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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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아이가 용돈의 개념을 알게 되고, 물건을 사고 파는 단순한 경제활동뿐만 아니라 은행의 역할이나 시장에 대해서도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재테크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남편의 영향을 받아 귀동냥으로 뭔가를 들어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겠지만 이때를 잘 활용해서 호기심이 생겼을 때 경제에 대해 공부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경제에 대해 아이들이 평소 궁금했을 법한 이야기들을 열세 가지의 주제와 질문으로 구성하고 이에 대한 답을 초등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알기 쉽게 풀어썼다.
자급자족과 같은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그림이 설명과 함께 곁들여져 이해를 돕고 있다. 첫 장이 경제란 무엇이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물물교환과 거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경제란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활동으로, 먹고 사는 것부터 즐기는 것, 원하는 것 등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거다. 이 말 자체가 아이들한테 어려울 수 있는데 재화, 서비스 등 경제 용어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초등 아이가 이해하기에 큰 무리 없게 설명하는 점이 특징이다.
돈이 언제부터 어떻게 생겼을까? 나도 참 궁금했었다. 한낱 종이에 불과한 이 돈이 왜 그렇게 큰 위력을 가지는 건지 말이다. 예전에 콩고 왕국은 조개껍데기를 돈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조개껍데기를 사용하면 종이보다 뭐긴 안 좋을까? 이런 의문을 던지며 왜 지금의 종이 화폐와 동전으로 거래를 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아이가 똑같은 물건인데 마트마다 가격이 다른 이유를 궁금해한 적이 있다. 적절한 설명을 하기 어려웠는데 이 책에서는 도매와 소매를 그림으로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해외 여행을 갔을 때 우리나라와 다른 화폐를 쓰는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해했는데 기축통화라든지 환율에 대해 비교적 알기 쉽게 접근했다.
마지막에는 경제 교실 관련 단어를 풀이하여 이해를 돕는다. 팬데믹, 국제통화기금, 기회비용 등 뉴스나 기사에서 많이 접할 수는 있지만 다소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풀이하고 있어서 본문을 다 읽고 복습하기 좋게 한 장으로 정리해두었다. 또 경제 교실 관련 상식 ox 문제를 포함한 퀴즈 25개가 있어서 아이가 배운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어른이 되면 아이는 자연히 어떤 형태로든 경제활동을 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은 경제와 연결된다. 내가 하는 행동이 가급적 경제적이면 좋을 것이다. 이 책으로 아이들이 첫 경제 공부를 쉽고 재미있게 입문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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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요, 엄마도 공부 좀 하겠습니다 - 현실 워킹맘의 힐링 지수 높이는 법
스쿠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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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이라는 이름을 내 삶에 수식하기도 부끄럽다. 친정 부모님의 도움을 아침, 저녁으로 받고 있고, 요리 등 냉장고와 주방은 신랑이 도맡아 한다. 재테크나 가정 경제 관련해서도 신랑이 신경쓰고 있으므로 나는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Only working 만 하는 mom이다. 그런데도 나는 늘 피곤하고 힘에 부친다. 번아웃도 가끔 겪는다. 내가 이러면 진짜 육아독립군 워킹맘들은 어떨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절대 찐 워킹맘들 앞에서 볼멘 소리를 잘 하지 않으려 한다. 할 수가 없다. 허울만 워킹맘이라는 죄책감을 가진 나도 공부 좀 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을까.

저자가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을 9개월간 면밀히 읽었다는 부분에서 읽기를 잠시 멈추고 나를 돌아봤다. 지난해 내 목표 중 하나는 명상하기, 나를 제대로 알기였고 늘 그렇듯 그대로 폐기되었다. 내가 아이에게 비정상적으로 화를 낸다고 느껴지는 모든 순간 내 에고를 상기시키면 도움이 될까. 다시 한 번 폐기된 목표를 살려볼 힘을 얻었다. 요즘 특히 첫째에게 지나치게 많은 화를 내고 있다는 걸 느낀다. "내가 가족들에게 화를 내면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문구를 읽으며, 다시 알아차리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아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때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을지 아직은 모르겠다. 아이가 크면서 아이에게도 해야 할 일이 늘어나게 되어 자연히 나와 실랑이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아니 매일 그러하다. 아이를 키우면 매일 나의 심연의 끝을 보는 느낌이고 그러다보면 내가 마치 부처가 되려고 이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와 함께 하는 매일매일이 고행이고 수행이어서 따로 종교를 가지지 않아도 자연히 부처가 되고 성인이 될 것만 같은 지경이다. 육아가 나와 잘 맞지 않으며 나는 모성애가 없다고 느낀다. 이런 상황까지 온 내가 명상과 알아차리기를 알고 행하고 나면 달라진 나를 만날 수 있을까? 아침에 옷입고 신발 신는 일부터 하나하나 도장깨기 퀘스트같은 육아인데 이 책에서도 여느 엄마들이 겪는 일화들과 화가 나는 지점들이 생생하게 실려 있다. 육아서 요샌 읽지도 않는데 내게 필요한 건 육아서가 아니라 사실은 톨레의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덕분에 포기하려했던 목표를 다시 살릴 힘을 얻는다.

국어 공부, 영어 원서 읽기까지 그 모든 걸 해내는 저자는 정말 파워우먼이다. 그리고 요즘의 나를 빗대어 보았을 때 너무 부끄럽다. 나는 모든 일을 다 잘하려고 하지도 않고 나를 몰아붙인 적도 없다. 그래서 더이상 게으르지 있지 말라는 조언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책을 저자처럼 꼼꼼하게 읽었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책에서 얻은 영감으로 뭐든 해보고 싶었던 때였다. 지금은 그냥 살기 위해 책을 읽는다.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내 존재 가치가 없는 것만 같아서 그냥 뭐든 읽어대는 거다. 이렇게 읽는 게 과연 도움이 될까 생각하던 때에 저자가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이나 실질적인 팁을 많이 알려주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으쌰으쌰하고 싶기도, 한없이 게으른 워킹맘이고 싶기도 하지만 게으름이 나를 지배할 즈음에 두고두고 꺼내어 읽어보고 자극받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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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양상 현대지성 클래식 60
루스 베네딕트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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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 리뷰입니다.**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인문 고전 명작이다. 현대지성 클래식으로 새로이 번역된 최신판 <국화와 칼>을 읽고, 다시금 문화인류학자인 루스 베네딕트의 통찰력, 그리고 가깝지만 먼 이웃나라 일본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일본 자체에 대한 이해라기 보다는 사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과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마주치게 되는 친절한 느낌의 일본인들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와 모순을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되었다는 것이 옳다.

루스 베네딕트가 일본을 분석하는 방법은 예술 작품을 분석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일본의 문화적 가치와 관습을 일일이 분류하거나 해부하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통합하고 관통하는 패턴을 찾아간다. 이 책은 미국 국무부의 요청으로 일본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된 저자가 책을 낸 것이다. 당시 전쟁중이었으므로 일본 현지 조사가 어렵고 일본인과 접촉도 어려웠을텐테도 일본인조차 이 책을 읽고 자신들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고 한다. 남이 보는 자기의 모습이 더 정확할 수 있다. 문학 연구의 방식을 인류학 연구에 도입하여 일본 문화의 패턴과 특성을 이토록 일목요연하고 정확하게 파악한 기록물은 이 책이 전무후무할 것이다. 이 책은 인류학을 비롯한 인문 계통의 연구에 객관성을 부여해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예술 사랑은 고대부터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전쟁 중에 그렇게 잔인하고 폭력적일 수 있는 걸까. 우리는 한이 맺힌 민족이다. 그 옛날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일본이라는 나라가 한없이 미우면서도 그들을 제대로 알아야 미워하든 용서하든 이기든 뭐든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한일전이 열리는 날에는 관중이나 선수나 모두 그 어떤 나라와의 경기보다 더 강한 마음으로 반드시 이기길 원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보다 일본을 정확하게 말하고 있는 책은 아직은 없다고 느껴진다.

일본인은 포로로 잡혀 있을 때도 자신의 생사 여부를 알리기를 수치스러워했다. 미국인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 거다.
국화와 칼이 공존하는 나라. 국화를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심미적 성향과 함께 칼을 숭배하고 사무라이에게 명예를 돌리는 폭력적 성향이 공존하는 이 모순적인 문화는 동양, 특히 일본이 서양에 비해 평등보다 위계 질서를 더 중시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또한 오랜 신분 사회에서 비롯된 것이며 가정에서도 장남과 차남, 아들과 딸이 각자의 적합한 자리(그들의 위계에 맞는 자리)에서 각자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평등보다 더 중요하다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 거의 모든 동양의 문화가 그러하다.
'온'이라는 특별한 개념에 대해서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일본인이 가끔 지나치게 친절하면서도 개인주의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길거리에 누가 쓰러져도 크게 동요하거나 선뜻 도우려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온'이 일본인을 일본인답게 만드는 개념이라고 느꼈다. 자기가 수동적으로 신세진 것에 대한 빚에 대해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굳이 타인에게 신세를 지게 하여 그가 불필요한 온의 감정을 느끼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가족 안에서 보면 부모가 자식에게 헌신한 만큼 자녀는 부모에게 효를 다해야 한다. 부모가 나를 키워준 만큼 자식이 신세지고 있고 따라서 도리를 다하는 것이 옳다. 그것은 가족같은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혀 모르는 혹은 가깝지 않은 타인에 대한 온은 여러모로 누가 빚지든 빚지고 싶지 않은 거다. 일본인에겐 미움 받을 용기가 부족한 걸까?

이 책은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는 사진 등 삽화가 같이 들어있어 더욱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온, 기무, 기리 등 일본문화의 토대가 되는 주요 개념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도와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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