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쓸모 - 불확실한 미래에서 보통 사람들도 답을 얻는 방법 쓸모 시리즈 1
닉 폴슨.제임스 스콧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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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존의 다른 수학 교양 도서에 비해 확실히 신선하다. 일단, 미국 시카고대 통계학 교수가 저자이기 때문에 다른 수학의 분야보다 확률과 통계에 초점을 많이 두고 있다.



미래의 핵심 알고리즘은 검색이 아니라 추천이다. 이를 가능케하는 것이 조건부 확률이다. 사람들은 의외로 P(A|B)와 P(B|A)를 혼동하기 쉽고 전자를 알면 후자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게 단정할 수 없음을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어쨌든 이 조건부확률과 데이터 통계를 이용해 헝가리 수학자 왈드는 항공기 기종별로 생존 가능성을 제안할 수 있는 추천 시스템을 만들어 2차대전에서 연합군 폭격기 조종사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조건부확률을 이용한 방대한 데이터와 모형화를 통한 것이었다. 추천 알고리즘이 반드시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다는 보장은 못하지만 이를 적절히 이용해 암연구(맞춤형 요법)나 신경과학 등에 쓰인다면 수학이 이보다 어떻게 더 실용적일 수 있을까.

패턴 예측을 수학적으로 멋드러지게 표현한 르장드르의 최소제곱법은 헨리에타 레빗이란 과학자가 맥동 주기와 밝기의 관계를 나타내는 직선을 알아내는데 쓰이기도 했고 정교한 AI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도 쓰인다. 구글번역도 결국 예측 규칙이다. 방대한 문장 데이터베이스에 걸쳐서 어떤 영어문장이 어떤 언어의 문장과 일치하는지에 대한 패턴을 기술하는 복잡한 방정식이 구글 번역이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해답은 베이즈 정리에 있다. 이것은 새로운 정보가 입수됐을 때 기존 믿음을 어떻게 바꿔야할지 알려준다. 자동차는 데이터를 받을 때마다 베이즈규칙을 이용해 위치에 관한 자신의 믿음을 갱신하는 베이지언 업데이트 과정을 거친다. 투자법에도 쓰이고 분실된 잠수함을 찾는데도, 로봇팔을 움직이고 스팸 메일을 걸러내는 데도 쓰인다. 실제로 고3 아이들이 확통에서 많이 접해본 문제 중에 어떤 질병에 대한 검사 결과가 양성일 때, 실제로 그 병에 걸렸을 확률 구하기가 바로 베이즈규칙이다.

우리가 '기하와 벡터'로 치를 떤 나머지 수능에서도 저 멀리 역사로 사라진 벡터는 단어 벡터로 새로 태어난다. 여기서 벡터는 숫자(수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스칼라의 반대의미로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구글 보이스같은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가 다룰 수 있는 수학적 언어로 한 문장의 문맥을 부호화하는 것은 모두 단어 벡터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드무아브르라는 수학자는 예전 6차교육과정 시기에는 복소수와 삼각함수를 이어주는 기본 정리로 유명하지만 제곱근 규칙, 일명 드무아브르 방정식은 통계학에서 중요하다고 한다. 표본 평균의 변동성과 표본 크기의 제곱근 사이에 반비례 관계가 있다는 것으로 대량의 데이터 집합으로부터 알고리즘을 통해 이상을 찾는 역할을 하는데 예를 들어 가스 누출 탐지나 부정거래 적발 등에 쓰인다.

나이팅게일은 사실 수학하는 사람들에겐 통계로 더 알려져 있다. 나이팅게일의 '데이터의 시각화'와 새로운 통게 처리 방법으로 인해 세상은 좀 더 나아졌고 의료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서 전문성의 새로유 표준이 세워졌다.

이 모든 것은 수학적 사고의 바탕 아래 가능한 것이다. 수학은 생명을 살리기도 하고 세상을 좀 더 편하게 만들기도 하며 발전시키기도 한다. 확률과 통계에만 한정지어서 보기만 해도 그렇다. 그럼에도 수학이 어디에 쓸모가 있냐고 물어보는 아이들은 아마 자신이 배운 지식이 활용되는 경험을 직접적으로 갖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동전과 주사위 던지기에 집착한 확률 문제가 아니라, 정형화된 통계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분석하고 처리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시험에 나오지 않아도 즐겁지 않을까, 그런 경험은 ...?

여튼, 나는 이 책을 통해 수학을 배운게 아니라 수학 이외의 부분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그동안 수학 내적 세계에만 빠져 있었단 얘기가 되겠다(쉽게 말해 문제풀이에만 빠져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수학 바깥 세상에서 수학을 만나게 된 것 같다. 이 책에는 복잡한 수식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수학적 지식이 탄탄하지 않은 독자에게 지식을 강요하는 부분도 없다. 물론 조건부확률이나 베이즈 정리 등이 등장하긴 하지만 살짝 언급하는 정도로 부드럽게 넘어간다. 단지 수학이 이렇게 요모조모로 쓰이고 있는데 그래도 수학이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학이 이렇게 중요하다고 반문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수학의 4대 가치가 모두 들어있는 것 같다. 가장 중심이 되는 실용적 가치와 더불어, 자연스레 정신도야적 가치가 빛을 발하고 데이터가 그래프로 표현되는 과정은 심미적이기까지 하다. 게다가 수학은 이제 하나의 문화이자 혁신가치다. 이 아름다운 학문을 많은 학생들과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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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첫 과학책
황북기 지음, 김태은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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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 책이 아이에게 읽어준 첫 과학책은 아니다. 이미 다른 책들을 읽으며 이것저것 주워들은 과학 지식은 있긴 했지만 글로 읽어 알게 된 지식과 직접 체험해보고 알게 된 지식은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아이에게 직접 손쉽게 엄마 또는 아빠와 함께 과학을 체험해보며 느낄 수 있는 첫 과학책이다.

본책은 머리가 좋아지는 과학, 몸이 튼튼해지는 과학, 감각이 발달하는 과학, 마음이 따뜻해지는 과학 이렇게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내용을 접해볼 수 있도록 그림으로 친근하게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밀도라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토마토주스와 오렌지주스를 섞었을 때, 우유와 토마토주스를 섞었을 때, 이들이 고루 섞이지 않고 토마토주스가 아래에 위치함을 그림으로 제시하고 그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우리는 무거운 것이 아래로 내려간다는 걸 쉽게 이해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이를 직접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본책에 딸린 소책자 워크북이 따로 있다.

설탕물로 다시 확인해보는 가상 실험을 해본다. 컵 2개에 똑같은 양의 물을 붓고 한 컵에는 설탕 한 숟가락, 다른 컵에는 설탕 다섯 숟가락을 넣고 저은 후, 한컵에는 빨간 물감, 다른 컵에는 노란 물감을 풀고 빨간색 설탕물 위에 노란색 설탕물을 부었을 때 어떤 색이 아래에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것을 직접 해볼 수 있게 워크북에 다시 실험 단계를 제시하고 결과를 적는 란에 실험 결과를 적게 한다. 모든 주제가 이러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와 다른 책에서 심장의 역할과 혈관이 들어오고 나가는 그림을 보았었다. 심장에 귀를 대보기도 했는데 이 책에서는 맥박이 1분에 몇 번 뛰는지 횟수를 세어보게 한다. 가만히 서서 세어보고 뛴 다음 세어본 후 차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 차이가 난 이유는 본 책에서 다시 설명되어 있다. 본 책과 워크북을 동시에 활용하며 체험하고 이해하기를 반복할 수 있다.

이 책은 구성이 잘 되어 있고 주제가 다양하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모든 영역이 고루 녹아 있고 초등 과학으로 자연스레 연계된다. 이 책 맨 뒤에 교과연계표가 있으므로 참고할 수 있다. 5세부터 시도해 볼만한 내용이 꽤 있다. 독후활동때문에 난감해하는 엄마표 책육아하는 엄마들이 쉽게 독후활동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워크북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 같다. 워크북을 실행하고 미션을 완수하면 스티커를 붙일 수 있게 해서 재미가 배가 될 것 같다. 하루에 하나씩 간단히 과학을 체험하고 놀면서 배울 수 있는 유아 과학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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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철학자의 살아있는 인생수업 - 철학은 어떻게 삶에 도움이 되는가
시라토리 하루히코.지지엔즈 지음, 김지윤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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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철학은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나의 모든 행동이나 판단의 근거가 되며 각자의 삶의 이유까지도 모두 철학과 관련되어 있다. 철학 책을 읽으면 과거 아주 오래전 철학자들의 이론이 현대에까지 적용되며 이어져올 수 있는 것에 감탄하기도 하고, 인간의 사유가 확장되어 온 과정을 알 수 있기도 해 항상 즐겁다. 특히, 철학을 알면 알수록 인생을 좀 더 의미 있게 살 수 있고 삶에 커다란 활력이 된다. 이 책도 나에겐 그런 의미였는데, 아주 복잡하고 심오한 철학이 아니라 각 철학자의 이론 중 중요한 핵심을 인간 삶의 의미와 연결하여 좀 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행동할 수 있게 해주는 인생지침서 같았다.

소크라테스 편에서는 무지의 지(내가 모름을 인정하고 아는 것)을 통해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음을 말하며, 플라톤 편에서는 이성적 삶의 중요성을, 아리스토텔레스 편에서는 인간이 행복하기 위한 조건과 구체적 행동을 알려준다. 예를 들면, 일찍 일어나기, 근면 등이다. 이 부분을 읽다보면 인간이 욕망하는 돈이 꼭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님을 느낀다. (물론 있으면 좋지만 ...)돈이 없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다.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워낙 유명한 말이지만 오해하기 쉽다. 사고의 존재의 객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지 사람이 생각을 하기 때문에 존재 가치가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 게다가 수많은 정보를 회의의 정신으로 대하며 비판적 사고를 습득하는 것의 의의를 알게 해주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완벽히 이해하기 힘든 이유도 데카르트를 이해하면 납득할 수 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데카르트의 회의와 아리스토텔레스의 탁월함이 상충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냐는 반론에 근거를 제시하고 이를 행복과도 연결시키는 등 많은 부분에서 철학과 삶의 직접적 관련성을 느낄 수 있게 서술되어 있다. 흄은 데카르트가 긍정한 자아의 존재를 의심하고 그 자아를 배제하면 거기에 남는 것은 연속적인 경험의 흐름뿐임을 얘기하는데, 이 책에서는 불을 예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해준다. 칸트 이론은 어렵게만 느껴졌지만 이 책에서는 정말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한계를 이해하고 인식 형식을 파악하며 나이가 능력의 범위 안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적합한 해답을 찾아내는 것, 인생관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삶의 해답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의지와 고독에 대한 새로운 시선으로 철학의 지평을 넓혔다. 의지가 고통을 주고 이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인식을 바꾸는 것이며 고독이 삶에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거라고 했던 그의 말은 삶을 살아가는 근원적인 부분을 더욱 세밀하게 파고든다는 느낌이다. 밀은 자유론을 먼저 읽고나서 보니 한층 이해가 쉬웠다. 그는 각자의 개성을 잃지 않고 다수에 휩쓸리지 않으며 자기 자신으로 사는 삶을 강조했다. 니체는 워낙 유명한데, 그가 말한 신은 죽었단 말은 자기 나름의 가치를 창조하고 자신만의 인생 안무를 짜는 것을 말한다.



소쉬르의 언어분석에 의한 구조주의 발화도 색다른 접근이었고 무엇보다 철학책에서 만난 에리히 프롬의 사랑에 관한 담론은 진짜 인생수업을 받는 느낌이었다. 사랑조차 자본주의에 의해 손해와 이익을 따져 적당한 조건을 고려해야하는 시대에 다음 말은 경종을 울린다.

프롬은 일방적 사랑이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있다고 했고 현대의 일반적 사랑과 맞지 않다는 지적은 있지만 그 의미는 크다. 타인 사랑 이전에 오로지 독립적 주체로 거듭나야한다고 말한 부분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사르트르는 내 현재의 불안과 무의 상태, 기투, 그리고 주어진 자유가 고통스럽지만 내 행동의 결과에 책임을 스스로 져야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진전된 철학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은 사랑을 통해서 고독감과 고립감을 극복하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자기 자신 그대로이며 자신의 전체성을 잃지 앓는다. 사랑으로 두 사람이 한 사람이 되면서도 계속해서 두 사람으로 존재하는 패러독스가 일어난다. ...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

이 책은 철학자 12인의 철학을 삶과 결부시켜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아야하는지 다시금 확인시켜주었다. 아주 어려운 이론들을 열거한 것이 아니라 각 철학자들의 주요 이론들을 핵심으로 하여 삶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황과 결부시켜 알기 쉽게 예로 설명하였고, 에리히 프롬이나 소쉬르 등 일반적인 철학교과서에서 딱히 다루지 않는 신선한 철학자들도 등장한다. 죽은 철학자들의 생생한 이론은 그들이 영원히 살아숨쉬게 만들었다. 우리보다 먼저 깊이 있는 인생을 살다 간 철학자들의 이론이 현대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을 보면 철학은 반드시 교양인이라면 한 번 쯤 고민하고 공부해보아야 할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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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 - 100번 넘어져도 101번 일으켜 세워준 김미경의 말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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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옛 속담이 있듯이 한 마디 말이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한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 오래 전 결혼하기 전에 김미경 강사의 강연을 우연히 TV에서 보고 홀린 듯 재미있게 강연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강사님의 짤들도 한동안 돌아다녔고 내 맘 속에 많은 감동과 공감이 있었다.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고 키우며 정신없는 직장맘의 삶을 살고 있다보니 가끔 김미경 강사님의 강연이 떠오를 때가 있었다. 그리고 결혼 전에 들었던 강연이 확실히 결혼하고 엄마가 되고 나서야 더 와닿는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아마도 엄마의 삶을 살면서 나를 잃은 것 같은, 나를 포함한 많은 대한민국의 엄마들이 강사님을 보며 나도 저런 멋진 삶을 살고 싶다는 동경과 함께 나도 할 수 있다는 힘을 얻을 수 있어서였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김미경 강사님의 강연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책을 읽었다. 현재는 유튜버로도 활약하고 있는 김미경 강사가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만든 '힘이 되는 이야기, 나를 살린 한 마디'를 모아 만든 강연 같은 책이다.

내 마음을 사린 한 마디/ 내 일상을 살린 한 마디/ 소중한 관계를 살린 한 마디/ 내 꿈을 살린 한 마디로 나누어져 있으며, 한 장 한 장 읽어내려가며 공감되는 말이 참 많았고 최근 침체기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잔잔했던 내 삶에 한 줄기 빛같은 말들이 많이 실려 있다.

행복하지 않을 때의 삶은 공허하고 비루해져요.
하지만 좋은 삶의 기준을 의미로 규정하면
행복에도 의미가 있고, 불행에도 의미가 생겨요.

우리는 행복에 너무 많은 집착을 하며 사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수많은 책들이 행복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삶의 기준을 행복이 아니라 의미로 규정하면 행복도 불행도 다 내 삶의 한 과정이고 큰 의미가 된다는 것.

오늘 하루가 확대된 게 일생입니다.
내 일생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건 사실 내 하루 안에도 다 들어가야 돼요.

내가 정말 이루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과 관련된 게 하루의 일과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내가 정말 기타를 잘 치고 싶으면 기타 연습이 매일 일과에 포함되어야 하고, 유튜버가 되고 싶다면 유튜버와 관련된 일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

만약 꼭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는데
아직 못 하고 있다면
나의 에너지가 가장 왕성한 시간대에
그 일을 가장 먼저 처리해보세요.
내 앞의 중요한 문제와 용기 있게 대면하세요.
중요도 관리에 에너지를 쏟아야
인생의 성취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이건 나한테 너무 필요한 말이라, 필사하듯 타이핑해보았다. 나는 해야할 일을 주욱 다이어리에 적지만 내가 정작 해야할 중요하고 힘든 일은 항상 뒷전으로 놓았다가 데드라인이 닥쳤을 때 미친듯이 하는 경향이 있다. 그 말은 데드라인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지만 내가 원하는 일은 계속 뒷전으로 밀린다는 말이다. 내 인생에서 중요한 문제나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정하고 그와 관련된 일을 우선순위로 놓아야 한다는 것. 중요한 말이다.

누군가에게 충고를 할 때는 그 사람과 나 사이에
충고를 해도 될 만한 관계의 무게가 쌓였는지 살펴보고
충고를 해줄 사람의 성품을 잘 봐야 하며
전하는 방식은 부드러워야 하고
가벼울수록 좋습니다.
상대방의 모든 것을 바꾸려고 하는 충고는
폭력의 다른 이름일 뿐입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충고를 해본 적도 잘 없고, 사실은 남의 인생에 관심이 크게 없는 편이다. 그런데 점점 직장생활을 하면서 10년차 정도 되고 보니 약간 돌아가는 상황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뭔가 답답해서 충고해주고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입을 잘 열지 않는데, 잘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나와 그 사람 사이에 관계의 무게 혹은 그 사람의 포용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나의 답답함이나 오지랖을 무조건 발동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점점 뼈저리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갑작스럽게 내가 책 읽는 삶을 살기로 결심한 건 내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 나조차도 명확하게 모르기 때문이었다. 김미경 강사가 언급했듯 열심히 책 읽으며 도약하며 나를 찾고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목표를 현실로 만드는 하루하루를 만드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나를 다시 채찍질해주는 책을 만난 것 같다. 6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뒤늦게 시작한 영어공부로 영어 인터뷰도 가능할 정도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고, 이제 더 큰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이 책의 저자처럼 나도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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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이 3년 후 나에게 : Q&A a day 빨강머리앤 Q&A a day
더모던 편집부 엮음 / 더모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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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이쁜 표지. 어린 시절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 머리 앤 애니메이션을 봤던 나로서는 더 애착이 간다. 루시메드 몽고 메리의 대표적 소설. 고아지만 항상 수다스럽고 밝은 앤은 주위 사람들까지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인물이다. 내게 온 책은 소설이 아니라, 나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매일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세 가지 답을 해보는 연습을 하는 자기계발 포켓북이다.

단순한 일기가 아니라 1년 365일 매일매일 어떤 질문이 주어진다. 여섯줄 정도로 질문에 대한 답을 쓸 수 있고 질문 위에는 그 질문이 영어로도 적혀 있으며 빨강 머리 앤이 매일 다른 얼굴로 질문과 함께 그려져 있다.

오늘자 질문이다.
최근에 성취감을 느낀 것은 어떤 때였어?

365개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1년간 기록한 후 다시 그 다음해에 다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기록, 다시 그 다음해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기록.

3년간 이 작업을 반복하면서 나 자신의 변화과정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현재 내가 어디쯤 와있으며 나는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소중한 질문들이 많아서 좋다.

여타 자기계발서들과 달리 실천을 직접적으로 할 수 있다. 나를 알기 위한 질문과 그 대답을 하는 작업을 수행한다는 거은 자기계발 및 성장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나는, 아니 지금도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지향하고자 하는지 알고 싶어 했지만 어떤 질문을 던져야할지 몰라 막막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질문들이 구체적으로 수록되어 있고 그에 대한 나의 답은 찾아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나의 변화까지 엿볼 수 있다. 단, 나의 꾸준함이 있다면 말이다.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들고다니기 딱 좋은 크기지만 이 포켓북이 나에게 주는 무게는 묵직하다. 1월부터 누락된 질문에 대한 대답들을 조금씩 적어내려가 오늘 날짜까지 진도(?)를 맞출 생각이다.

요즘 즐겨보는 티비프로그램이나 편한 차림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느냐는 가벼운 질문부터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 꼭 지키고 싶은 것, 내일을 생각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등 조금 깊은 질문까지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으며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서는 나를 찬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된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그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파악이 필요하고 그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그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이 책이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매일매일 열심히, 3년간 성실히 질문에 답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나의 모습도 기대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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