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 정신 - 절벽에도 길은 있다
고도원.윤인숙 지음 / 해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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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우연히 알게 된 고도원의 아침편지. 오랜 공부로 지쳐 있던 나의 20대 중반을 버티게 했던 글귀들이었다. 이후 옹달샘이라는 명상 센터를 알게 되었지만 어렸던 나는 명상에 큰 관심이 없었고, 직장을 가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정신 없는 삶을 살게 되면서 아침편지를 받지 않게 되었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 보니, 나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던 숨가쁜 삼십 대가 후회는 없지만 아쉽기도 하다. 그런 찰나에 만나게 된 <고도원 정신>. 김대중 연설 비서관이었던 그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낀 많은 것들이 이 책에 들어있다.

1장은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고도원 님이 어린 시절 친구의 계략으로 똥통에 빠졌던 트라우마로 밖에 나가지 못하게 되어 독서 습관이 생겼고 이것이 글쓰기의 자양분이 되어 대학 제적 등 여러 사건에도 불구하고 기자로 발돋움하는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내를 만나게 된 스토리, 폐간된 잡지 기자에서 신문 기자로,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 연설 비서관으로 일하게 된 이야기들을 읽으며 삶에 고난과 시련과 늘 있지만 그 순간 무엇을 보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길로 접어드는 디딤돌이 되기도 함을 느끼게 한다. 고도원 작가는 행동하는 사람이다.

2장은 대통령 연설 비서관 시절 몸을 혹사시켜 일한 결과 죽을 고비를 넘겼고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마라톤을 통해 힘을 얻었으며 그때 과감하게 시작한 것이 '고도원의 아침편지'다. 기자 시절 라디오 프로에서 맡았던 조간 브리핑이 인기를 얻고 그 반응에 힘입어 고도원의 어록을 엮은 책을 내고 홈페이지를 만든게 시초였다. 지금은 몇백만명이 이용하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아침편지 운영에는 모금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곡해의 시선도 느꼈지만, 그는 이를 극복하고 과감히 투자를 해야할 때는 의미 있는 꿈 앞에서 자잘한 계산에 발목잡히지 않는 배포로 또 그다음 단계로 천천히 나아갔다.

3장은 대통령 연설 비서관 임기가 끝난 후 떠난 동유럽 지중해 배낭 여행이 명상과 치유의 길로 들어서게 했고 이로 인해 지금의 <깊은 산속 옹달샘> 명상센터가 들어서게 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현재 충주에 있는 깊은 산속 옹달샘 부지를 찾아다닌 이야기부터 명상센터의 건축물 설계부터 완공까지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하나의 재단을 설립하고 운영하려면 이처럼 많은 것들이 신경쓰이지만 저자는 강단있고 또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큰 사람인 것 같다. 하얀하늘집이라는 명상센터 첫 건축물인 하얀하늘집은 몽골식 게르로, 몽골 여행을 하다가 얻은 아이디어로 건축물 형태를 생각하여 지었다. 세계의 명상원 곳곳을 누비며 아이디어를 얻고 그 아이디어를 명상센터에 녹이는 과정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런 과감한 결정을 지지해준 아내분도 대단하다. 그리고 지금의 명상 여행, 마음의 뿌리를 치유하는 여행 패키지가 나오게 된 배경도 소개된다. 이 여행들의 진수는 산티아고 순례길 치유여행이다. 저자도 100세까지 걷고 싶다고 한다.

4장은 아침편지 및 명상센터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저자가 생각하는 리더십을 말하고 있다. 아침지기라 불리는 분들이 어떻게 매일의 편지 어록을 선정하는지 나오는데, 몇 줄의 아침편지를 위해 글쓰기 훈련도 하고 책도 당연히 많이 읽는다. 경영자로서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나온다.

5장은 명상과 치유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나도 오래전부터 명상에 관심이 있어 연수를 찾아보고 있다. 아침편지 홈페이지도 이참에 방문해봤다.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마음의 공부는 단연코 중요하며, 언젠가 아이들이 좀더 크면 가족 명상여행을 가고 싶다.

6장은 저자의 비전과 바람, 이타심으로 시작하는 또다른 꿈에 대한 내용이다. 꺾이지 않는 마음, 한결같이 지지 않는 마음을 갖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저자를 응원한다.

내 인생도 이 책으로 되돌아보게 된다.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가치있게 생각하는지, 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힌트를 주는 소중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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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내일은 긍정으로 시작한다 - 철학자의 지혜를 내 인생에 담는 문답 노트
야나 카프리.차란 디아즈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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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 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이라는 책으로 더 유명한 아우렐리우스는 정말 많은 명언을 남겼다.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학문을 들라고 한다면 나는 철학을 꼽을 것이다. 내가 왜 존재하며 왜 살아가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게 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이보다 더한 학문이 있을까. 그중에서도 명상록은 인간의 고뇌와 자기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고 있는 인문 고전이다.

이 책은 <명상록>에 있는 아우렐리우스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금 당장 행복한 삶을 사는 법>,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하는 것>, <주어진 운명과 내가 만드는 운명>, <불확실한 삶을 마주하는 자세>, <짧은 인생 긴 질문>이라는 큰 주제 아래 총 79개의 질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구성은 정말 좋다. 먼저, 주제 문장과 함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수록된 일부 구절이 제시된다. 그리고 이 명언을 삶에 심리학적으로 적용해보고자 하는 해설이 담겨 있다. 명상록의 명구절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심리학적 해설을 통해 내가 이 구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진짜 중요한 건 그 다음 페이지다. 나는 필사를 꽤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책은 명상록의 구절을 한 번 더 되새기벼 필사할 수 있는 란을 제공하고 더불어 중요한 인생 질문에 진지하게 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책을 읽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몇 달간 답답했던 부분은 책을 읽어도 변화된 게 없다는 자책감이 있다는 거였는데, 이 책은 한 구절 당 하나의 질문을 계속적으로 던진다. 주어진 란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해야만 한다. 어렵지만 나와 내 인생, 내 가치관, 내 방향을 생각하는 질문에 대답을 꾸려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책 속에 답이 있는게 아니라 책을 읽는 내 안에 답이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차례를 보면 반드시 순서대로 질문에 대답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내가 현재 고민거리인 부분, 내가 가장 시급한 인생 문제에 대한 질문을 찾아 답을 써도 된다. 중요한 것은 생각을 통한 마음의 변화, 행동의 변화다. 순서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이 책의 구성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내가 각 질문들은 5개의 장 안에 속해 있기 때문에 내가 지금 답답해하는 것이 어떤 부분인지 큰 줄기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 책을 읽고 쓰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다시 완독해볼 생각이다. 분명히 예전에 읽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 번 읽고 반복 독서하지 않아서 일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시간을 갖지 않아서인 것 같다. 이 책은 읽으면서 한 번, 필사하면서 한 번, 질문에 답하면서 한 번, 총 세 번의 생각의 기회를 준다. 지금 내게 찾아온 삶의 방황기, 사십춘기인 내게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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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윈 Small Wins -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결정적 경험
신동선 지음 / 해나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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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윈. 작은 성공을 축적하라는 의미다. 이 책은 신경과 전문의가 '뇌신경연결' 기반의 성공 프로젝트다. 책은 3부로 나뉘며 1부는 신경세의 특징, 2부는 뇌세포 확장성 이해를 바탕으로 한 올바른 연습방법, 3부는 운동, 영어, 기억, 생각 연습의 적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기억은 세포의 연결 고리다. 우리를 규정짓는 건 세포의 유기적 연결, 즉 시냅스이며 재능이 있다는 건 시냅스가 치밀한 것이다. 뇌세포의 연결을 위해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오랜 기간 동안 자주자주 반복하면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주기적으로 반복 자극을 해줘샤 시냅스가 강화되어 장기기억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미엘린은 뇌세포라는 전기선에 전기가 잘 흐르도록 감싸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사람에게 필요한 수준 높은 사고와 작업속도, 정확도를 충족시켜준다. 미엘린을 만드는 오징어 모양 세포와 장기기억과의 공통점은 정확한 신호, 서서히 변화, 변화하면 오래간다는 거다. 그래서 여러 번에 걸친 장기간 자극이 필요하며 결국은 꾸준히, 자주, 주기적으로 연습해야 한다는 거다. 단 연습과 연습 사이는 10~20분 정도의 간격이 있으면 장기기억으로 갈 확률이 높아지므로 간헐적, 주기적 자극이 필요하다. 반복과 노력이 세포 내 특정물질인 단백질 키나아제 A를 쌓이도록 만드는 거다.

저자는 "1. 목표로 하는 것을 작은 덩어리로 쪼개고 2. 피드을 받아서 무한히 반복하고, 이를 위해서 3. 자신의 내적 동기를 살피고 4. 연습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네 가지 원리를 어떻게 잘 실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을 구체적인 예와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몰입 개념으로 유명한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을 위해서 적절한 난이도, 명확한 목표, 즉각적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저자의 CREB 원리와 일맥상통한다.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행복해지기 위해 긍정적 셋 포인트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것들이다. 행복감도 연습이라는 것인데,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계발하는 것, 감사하기, 운동하기다.나는 감사일기를 매일 쓰고 있고 운동도 일주일에 두 번은 하고 있다. 그런데도 뭔가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 건 내 강점을 모르기 때문인 것이다. 내가 뭘 잘하는지 알고 계발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과학적 연구 결과들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어 저자의 설명에 근거가 된다. 어려울 것만 같던 뇌과학을 자기계발적 측면에서 알기 쉽게 풀어내었고 앞으로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지에 대해 명확히 제시된 실용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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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힘이 세다 - 김시습의 금오신화 1218 보물창고 23
강숙인 지음, 김시습 원작 / 보물창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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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소설이라고 생각되는 김시습의 금오신화. 어렸을 적 부모님이 사주신 고전소설 전집 중에 한 권이었다. 박씨전, 흥부전, 춘향전 등등 여러 고전소설들과 함께 재밌게 읽었던 책. 생각해보면 나는 어렸을 적 책을 많이 읽진 않았지만 재미있는 책을 여러 번 책이 닳도록 읽었던 것 같다. 이유는 뭔지 모르겠지만 박씨전이 내가 제일 많이 읽었던 책이었고, 금오신화는 재미있었다는 기억만 있었고 자주 읽진 않았던 것 같다. <이야기는 재미있다: 김시습의 금오신화>를 다시 읽게 되었는데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의 다섯 가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선행이 스님(김시습)을 만나 경주로 온 지 삼 년 만에, 금오산실에 둥지를 튼지 일곱 달만에 떠날 결심을 했으나 스님이 이야기공부를 하자는 제안을 하는 바람에 이 공부를 다 하면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전등신화와 비슷한 류라고 스님은 말하며, 기이하고 슬픈 이야기에다 시도 아주 많이 들어있다고 귀띔한다.
만복사에서 홀로 살던 양생이 부처님과 저포놀이 내기를 하고 이겨서 전쟁 중에 죽은 처녀, 즉 귀신과 맺어지는 이야기가 첫 번째 이야기, 만복사저포기다. 귀신이기에 결국 다시 저승으로 돌아가고 양생은 그녀를 그리워하다 산으로 들어갔는데 그 후로 소식을 알 수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단편적으로만 생각하면 사랑을 하고 싶은 총각이 죽은 아가씨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죽은 규수는 사실 김시습이 억울하게 죽은 상왕을 생각하면서 쓴 이야기라는 거다. 선행은 노산군이 무능한 어린 아이라고 생각했지만 스님은 나름의 근거를 들어 그것이 꾸며낸 이야기이며 음모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이 책의 핵심이 나온다. 왜 그렇다면 스님은 노산군을 직접 등장시켜 이야기를 쓰지 않고 억울하게 전쟁 중에 죽은 규수로 바꾸어 이야기를 쓴 것일까? 만들어낸 이야기에 푹 빠져서 감동하게 되면 지은이가 어떤 마음으로 이런 이야기를 지어냈는지, 어떤 인물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창작해 내었는지를 따지게 될 것이고 자연스레 상왕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며 지은이가 이렇게 절절하게 그리워하는 임금이라면 소문처럼 무능한 노산군이 아니라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 재주 있는 인물이면서도 때를 만나지 못해 하루아침에 스러져버린 가엾은 사람일 수도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될 거라는 거다. 이게 바로 이야기의 힘이라는 것.
두 번째 이야기인 이생규장전은 시가 많이 등장한다. 서로 시를 주고 받으며 자신의 마음을 넌지시 내비치는 방식이 상당히 재미있다. 물론 내용 자체는 이생이 우연히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나 부모 반대로 헤어지고 도적이 쳐들어와 여인이 죽었으나 여인의 혼을 달래 이승을 떠도는 여인을 저승으로 무사히 보내고 자신도 결국 여인을 따라 갔다는 슬픈 내용이다. 이 역시 생육신, 사육신, 계유정난을 비유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야기가 끝나면 스님이 선행에게 수업을 하는 방식으로 책이 전개되는데 이야기를 이야기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숨은 의미를 생각하며 읽게 하기 때문에 두 번째 이야기부터는 이야기가 단순한 구조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취유부벽정기도 마찬가지다. 시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로 슬픔보다는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니까 억울하게 죽은 노산군을 그리워하는 김시습의 마음을 대변하는 이야기다. 감정이라는 것이 이야기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이 감정이라는 것은 말그대로 감정이입, 공감을 의미한다.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도 마찬가지이며 이 책은 특별히 각 이야기를 읽고 난 후의 수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야기를 줄거리로만 볼 것인지 아니면 그 의도가 있는지 이면을 살펴볼 것인지. 결국 후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스님은 이야기를 짓는 동안 자신을 돌아보면서 초심을 되찾앗고 자신의 신념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사람은 결국 자신의 신념대로 살 수 밖에 없고 그렇게 살아야 행복한 것이며 그것이 가장 나다운 삶, 행복한 삶이라는 거다. 먼 훗날 이야기를 들은 누군가가 이 시대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겠다고 나서면 그 이야기가 힘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거다.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힘이 있다. 내가 여전히 책을 찾아 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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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밀도 - 나를 나답게 하는 말들
류재언 지음 / 라이프레코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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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말에 대한 고민이 크게 없었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말을 하고 듣는 내 모습을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하는 말에는 나의 인격이 드러난다.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고민이 많았던 내게 대화의 밀도, 라는 제목이 시선을 끌었다. 이 책은 류재언변호사가 살아오면서 느낀 '말'에 대한 생각 및 저자의 삶의 방향성에 대해 에세이 형식으로 꾸려진 책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상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것 같아 저자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고, 나와 비슷한 나이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어떻게 앞으로의 삶을 사는 것이 좀 더 나은 방향일지에 대해 알고 싶었다.
저자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좋았다. 아내, 아이들과의 관계와 대화, 장인어른, 장모님과 아버지, 어머니와의 이야기나 일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느낀 말의 힘을 얘기하고 있어서 더 친근하고 쉽게 읽히는 에세이였다. 특히 내가 공감했던 부분은 상어식 대화법이 아닌 고래식 대화법을 하자는 것이다.

고래식 대화법을 구사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대화에 어울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호응하며 경청하는 와중에 필요할 때는 담담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고래식 대화는 단단한 자존감과 절제된 에고(ego)가 전제되어 있기에, 이들은 상대를 위협하거나 무시하거나 비교하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상대와 정서를 나눈다.
p.24

내가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한 뼘의 여유를 갖고 일상의 대화를 복기하는 자세를 말하는 부분에서 남을 비난하거나 탓하기 전에 자기를 되돌아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대화에서 누구의 말이 완전히 맞거나 틀린 건 없다. 말에는 그 사람의 품격이 담겨 있고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동인데, 그래서 저자는 행동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성급함을 견디는 사람들을 신뢰한다고 말한다.
관계에 대해 말하는 부분도 인상깊었다. 나이를 들면 다들 그렇게 느끼는가보다. 나도 테이블(4인)을 초과하는 사람들과의 정신없는 대화를 싫어하는데 저자도 가급적 둘이서 만나는 자리를 선호한다고 한다. 둘이서 대화하면 어떤 시간보다 더 깊게 교감할 수 있다. 굳이 나를 불필요하게 포장하거나 드러내야하는 자리는 이제 지양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 노력한다.
타인을 배려하고 생각해서 말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이다. 내가 단단하지 않으면 어떠한 관계도 편할 수 없다. 100점짜리 사람은 없고 우리 모두 장점 70, 단점 30을 가지고 있는데 70을 보며 살 것인가 30을 보며 살 것인가가 관계의 질을 결정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타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지나치게 관대해서도 안되지만 지나치게 엄격하게도 말고 내가 지치지 않게 잘 돌봐가면서 나의 장점 70에 집중한다면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저자가 인상깊게 읽고 타인에게 권할 만한 에세이를 추천해줘서 특히 좋았다. 나도 선물로 책을 주고 싶은 경우가 많은데 어떤 사람에게 어떤 책을 권하면 좋을지, 나와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고 나도 이 책들을 다 읽어볼 생각이다.
이기주의 <말의 품격>과 비슷한 느낌의 책이었다. 나의 언어 습관이나 타인과의 관계 시 대화 어투 등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책이었으며 저자의 인생 방향에 공감하고 나도 나를 제대로 아는 것을 시작으로 가치관을 점검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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