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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지구력 - 삶의 경로를 재탐색하는 발칙한 끈기에 대한 이야기
윤홍균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월
평점 :
책이 도착하자마자 며칠만에 읽었다. 나는 다른 건 몰라도 마음, 정신 상태 하나만은 건강하다고 자부했는데 그게 흔들리는 순간이 작년에 있었기 때문에 더 몰입하여 읽었다. <자존감 수업>으로 유명한 윤홍균 정신과 의사의 세 번째 책 <마음 지구력>은 처음부터 끝까지 "실패해도 괜찮으니 일단 긍정적인 마음으로 해 보자"고 끊임없이 독려하는 책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꼭 한 번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따뜻한 진료를 받는 기분이었다.
생산 활동과 문화 활동 사이의 괴리, 그 틈에서 소진은 피어난다. 21세기 한국 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노동요와 새로운 쥐불놀이를 찾아내야 하는 시점이다. 일과 휴식 그리고 놀이를 접목시키지 못했을 때, 마음 지구력이 바닥난다.(p.37)
시간이 주어질 때 뭘 하고 놀아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노는 게 제일 좋았던 어린 시절과 달리 어른이 된 나는 특별히 좋아하는 활동이 지금까지 책 말고는 없다. 기껏해야 유튜브 보고 시간 보내기 정도다. 그런데 그런 시간 죽이기를 하고 나면 더 불안하고 허하다. 유튜브도 중독인데, 중독적 활동을 하고 나면 도파민이 지나치게 우세하기 때문에 금방 공허해진다고 한다. 뇌세포를 활동하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은 휘발성이 강해 이를 보완하는 세로토닌이 필요하다. 그래서 도파민적 놀이(예: 달리기)와 세로토닌적 놀이(예: 사진찍기)의 균형을 이루며 내 마음대로의 시간을 외부에서 충분히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는데 내가 그게 안 돼서 힘들었나보다. 저자가 설명한 뇌의 구조를 이해하니 더 설득력있다.
1. 보상 중추: 긍정적 감정, 쾌감 중추, 도파민 공급받아 "한 번 더!'
2. 편도체: 부정적 감정, 기억 중추(해마)와 자율 신경계에 연결 "멈춰!"
3. 전전두엽피질: 이성 중추, 논리 중추, 표현성 언어 중추 포함
소진 증후군은 편도체의 과잉 활성화로 부정적인 감정과 이성의 기능 감퇴가 나타난 상태다. 현대인의 고질병이다. 저자는 현대인들에게 회복력이 특히 중요하며, 이는 마음 지구력, 방어 능력, 적응 능력으로 구성된다고 말한다. 일단 해피엔딩적 인생관을 가지되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는 하나의 과정(프로세스, 일종의 계단)이라고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을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마음보단 먼저 몸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 오전 시간에 햇빛 보는 것, 잘 먹고 운동하기, 현재에 몰입하기 등 생활의 기본이 중요하다. 의도보다는 행동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도 했는데, 의도가 어떻든 친절한 말투를 가진 사람이 현실에서 더 행복하게 산다는 저자의 말에 십분 공감한다.
마음 지구력은 수면, 체력, 놀기로 기를 수 있다. 나는 이걸 적당히 느슨하고 유연한 자세로 느꼈다.
방어력의 핵심은 공감이다. 공감은 감정을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왜, 라는 질문은 금물이다. 나는 이 책의 제목이 마음 지구력이지만 방어력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본다. 이 책에서 특별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방어력 중 자기 조절감에 대한 내용이었다. 인간에게는 스스로 인생을 결정하고 싶은 욕구가 있고 아무리 가까워도 상대의 인생 방향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가족 관계에서 만능 정답은 역시 독립이라는 부분이었다. 올해 내 목표 중 하나다. 독립적, 자율적 인간 되기.
적응력은 현실에 충실하고 긍정성을 가지되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뭔지를 생각하고 완벽주의를 놓는 거다. 감정은 소중하지만 결정이나 행동할 때는 배제해야 한다. 중.꺾.그.마. 라는 말이 있듯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일단 실패를 두려워 말고 킵 고잉! 너무나도 소중한 마음의 자세를 이 책을 다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