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이팅 워즈 ㅣ 라임 어린이 문학 47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 지음, 이계순 옮김 / 라임 / 2024년 7월
평점 :

열한 살 어린 델라와 그녀의 보호자인 언니가 겪은 끔찍하고 슬픈 이야기가 담긴 책이에요.
어린아이의 입장에서 너무나도 큰 상처를 어떻게 이겨 나가는지를 천천히 읽으며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가 미안하기도 하다가 약간은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원래, 당연히 어른의 돌봄을 받아야 할 아이들.
늦었지만 좋은 어른을 만나게 되고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델라의 생각과 행동, 말을 읽으며 아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원해지기도 하는 초등고학년 추천도서 《파이팅 워즈》입니다.

"나는 열한 살이다. 어찌 된 일인지 이제부터 하나하나 이야기할 것이다. 말하기 힘든 부분은 나중에 하고, 우선은 쉬운 부분부터 시작할 생각이다."
정말 정말 힘든 일일수록 말을 꺼내는 것이 힘든 것 같아요.
델라도 수키 언니도 힘들었던 그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엄마는 우리를 완전히 잊어버렸다. 정말 안타깝고 속상한 일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p.10
의지할 곳은 언니뿐인 열한 살 델라,
열 살이 되기도 전에 델라의 보호자가 되어야 했던 언니 수키
그들의 엄마는 왜 아이들을 책임지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되었을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고, 그냥 아이들은 그렇게 살아야 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새로운 학교에 가서 겪는 일들은 유머러스하게 델라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어요.
<파이팅 워즈> 무겁고 힘든 주제를 담은 책이지만, 부분 부분 재밌게 읽을 수 있답니다.
그렇지만 델라가 얼마나 힘들게 '어려운 말'을 하려는 건지도 알 수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 여긴 안전해."
너무나 큰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들이 안심하고 있을 수 있는 곳
<파이팅 워즈> 책 속에서 프랜시스 아줌마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고 해도 상처받은 아이들을 그대로 존중해 주며 돌봐 주는 것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에 더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때로는 말하기 위해서 용기를 끌어모아야 하는 이야기도 있다."
델라가 용기를 끌어모아 할 말을 듣기 위해 그녀가 겪는 사소한 일들을 읽어 갑니다.
사소한 일상의 중요함을 알아가고, 그 과정에서 치유되며 성장하는 모습도 함께 보게 되는 이야기예요.
누군가에게, 특히나 어른에게 조건 없이 무언가를 받아 본 경험이 없어서 일까요.
델라와 수키는 프랜시스 아줌마의 호의와 성의를 편하게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하는 프랜시스 아줌마
어쩌면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마음의 짐이 생기지 않게 하려는 배려처럼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그녀의 진심을 알 수는 없지만요.

"어떤 사람은 자기가 당한 만큼 남을 아프게 해."
p.237
여자아이들을 괴롭히고 매일 선생님께 지적을 당하는 트레버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델라처럼 용기 있게 해결할 수 있을지,
< 파이팅 워즈>에서는 연대해서 해결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부당하지만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일도 힘을 모으면 해결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줬어요.

델라는 늑대를 보고 싶어 합니다.
옐로스톤에 가고 싶어졌어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
델라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고,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게 됩니다.
원하는 걸 찾았다면, 그다음은 방법을 찾으면 되는 거네요.
하루하루 버티기만 하던 아이는 가야 할 곳이 생겼고, 목표가 생겼습니다.
주인공 델라처럼 용기 내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힘든 일을 겪은 아이들을 응원하는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보호받아야 할 모든 아이들이 제대로 된 보호 속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라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