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아무런 인연이 없는 작가였는데 리디북스 50 대여 이벤트를 끼어있던 작가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유일하게 대여 받은 책들 중에서 독서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는 그녀의 사람을 현혹시키는 문체,필력과 비교적 짧은 소설이라는 장점이 있다. 종이책 기준으로는 얼마나 되는 모르겠지만 내가 읽는 이북 단말기 기준으로 그녀의 소설은 300쪽을 넘지 않는다. 이전에 읽었던 [살인자의 건강법] 그러했고 이번의 [적의 화장법] 100 남짓이었다.

 

사실 그럴 밖에 없는 것이 그녀의 소설은 대화체의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살인자의 건강법] 작가와 기자의 면담 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지적인 대화들의 연속으로 이어졌었는데 [적의 화장법] 보다 훨씬 더하다. 몇몇 행동 묘사를 제외하고 소설 전체가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들의 대화는 편으로는 콩트처럼 보이지만 강렬한 지적 인용과 철학적인 의문, 강렬하고 충격적인 과거의 단편, 적나라한 개인의 파멸을 드러낸다.

 

스토리 라인 자체는 [살인자의 건강법]처럼 살인,과거,진실 등의 자극적인 소재가 잔뜩 어우러져 있고 반전 자체도 추리소설을 많이 읽어본 나로써는 굉장히 별거 없는 내용이지만 아멜리 노통브는 이러한 전제를 싸구려 대중 소설로 만들지 않는 데에 의의가 있다. 연극적이지만 그들이 하는 대화의 부분 부분은 유명한 문학 작품과 철학, 성서의 인용이며 대화의 방향은 주제에 전혀 어긋나지 않고 천천히 결말을 향해 직선적으로 나아간다. -이에 반해 니시오 이신 같은 작가는 얼마나 쓸데 없는 농담으로 지면을 낭비하는지!- 그녀는 작품의 등장인물의 이름에서부터 이미 사건의 파국을 예언한다. '제롬 앙귀스트' '텍스토르 텍셀'. 사람의 이름은 이미 대화의 끝을 암시하고 있는 바가 있다. 그리고 다소 비상식적인 대화의 요구와 텍셀의 비상식적인 행동, 그리고 그가 이야기 하는 '' 통해 작품의 그로테스크 함은 더욱 해진다.

 

제목의 풀이를 해보자. 하필 '적의 화장법'이란 말인가? 중에서 확실히 제목의 단어들이 언급되고 있기는 하지만 감이 잡히는 느낌이 있기는 하다. [화장법]이라 함은 얼굴,몸을 꾸미는 방법이라 있다. 그러니 본질적으로 보자면 이는 자신을 다른 모습으로, 가리는 방법이 것이다. 공격적으로 말하자면 [위장법] 되겠지만 노통브는 단어를 선택하지 않았다. 직설적인 단어의 선택보다는 화장법 쪽이 부드러워 보이고 해석의 여지가 넓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장과는 다르게 화장은 '자신을 드러내는 목적'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우리는 텍셀이 자신을 제롬 앞에 드러내려 애를 써왔던 대화의 흐름이 일종의 [화장법]임을 있다. 그리고 앞에 나온 ''이라는 단어도 중요하다. 단어의 최초 등장은 텍셀이 고양이의 밥을 훔쳐먹는 묘사에서 등장한다. 적이라 함은 우리가 외면적으로 느끼는 적이 아니라 내면의 적이다. 텍셀에 털어 놓는 살인의 묘사도 직접적인 강간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전부 내면적으로 행해져 있었다. 상대에 대한 저주-텍셀은 이를 살인이라 이야기 했다-, 음식에 대한 갈망. 그런 면에서 이야기 속에서 행동으로 옮겨진 '강간' 대해서 노통브는 의심의 여지를 열어놓았던 셈이다그리고 적이 '내면의 '이라는 이야기는 결국 이야기 전체를 관통한다. 대화의 의미를 다시 재조명 하게 해주며 '텍셀' 접근 의도를 유추하게 해준다.

 

짧은 책이므로 읽는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것도 아니니 많은 사람들이 쯤은 읽어 책인 하다. 그녀 고유의 그로테스크한 느낌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하지만 나는 그녀의 광기 어린 묘사, 자극적인 스토리라인이 맘에 든다. 아마 내가 소설을 쓴다면 이런 느낌을 추구하지 않을 싶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싶은 분에게 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 종교 이야기 -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믿음과 분쟁의 역사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종교 관련 책을 읽어 보는 것은 처음이다읽게 계기는 [파이 이야기] 1장에서 다뤄진 종교 관련 이야기에 대해 심층적으로 리뷰를 쓰려다가 내가 종교들에 대해 쥐뿔도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때문이었다. 그래서 예전에 작은도서관에서 찍어 책을 읽기로 했다. 취지와 차이가 있는 것은 [파이 이야기]에서 피신이 관심을 가졌던 것은 기독교,이슬람교,힌두교 였지만 여기서 다루는 종교는 기독교,이슬람교,유대교인 것이다. 후자의 특징은 종교가 서로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 충격적이게도 이들이 말하는 , 흔히 야훼라든가 주님이라든가 알라신이라든가 하는 존재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다.

 

, 나만 충격인가. 그렇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종교 관련 분야에 문외한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꼴이다. 어렸을 때에 교회에 다닌 경험은 있지만 당시 나는 성경 공부에 열심이지 않았고 성경 학교 같은 것을 가도 기억나는 것은 바닥에서 영롱하게 녹아 내리는 수많은 초들 뿐이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러한 기억들은 우리나라에서는 '기독교' 현재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종교인들의 종교를 차지하고 있음을 방증해주고 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기독교 관련 동아리가 이상은 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어렸을 때에는 교회에서 제사 지내지 말라고 했다고 제사를 박차고 뛰쳐나간 흑역사가 있다고 하는데 어쩌다가 신앙 생활을 그만 뒀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만 둘러보면 기독교의 전도율이 높은 같지만 전세계적으로 보면 전도율이 높은 종교는 놀랍게도 이슬람교라고 한다. 현재 우리의 이슬람교는 IS(다에시) 때문에, 아니면 여러 테러의 영향으로 극단적인 이미지가 있고는 하지만 사실 이들만큼 역사적으로 자유로운 포교 활동도 없었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피를 많이 흘린 쪽은 기독교 -십자군 전쟁 같은 종교 전쟁이나 포교를 명목으로 식민지 정복,부패한 교회의 마녀사냥 등등-이라고 한다. 이슬람교가 우리에게 이미지인 것은 현재의 그들이 과격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말고도 코란의 내용이 현대 사회와 거리가 것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경도 그런건 있지 않은가?

 

유대교는 그럼 어떤가, 사실 [파이 이야기]에서 피신이 만날 종교로는 유대교가 등장 없는데 기본적으로 유대교는 유대인 들만의 종교의 속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애당초 이들은 메시아가 등장하지 않았고, 자기들 민족들 만이 구원 받을 민족이며, 다른 종교에 대한 확실한 배척 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 형성해왔다. 유대인들이 옛날부터 지금까지 욕을 먹고 있는 이유가 단지 기독교나 이슬람교가 만들어낸 당위성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유대인들은 유대교의 율법서로 [탈무드] 읽었는데 이는 유대인들에게 경제관념을 똑부러지게 불어 넣는 역할을 했다. 그들은 그저 유대교를 대대로 이어옴으로써 상인으로서 충분한 지식과 경제력을 얻을 있던 것이다.-민족 자체가 머리가 좋고 약삭빠르다? 그건 모르겠다.-그리고 이는 나라를 떠난지 2000년이 지난 후에 자기 나라를 되찾는 영화 같은 기적을 일으킬 있게 했다. 허나 이는 팔레스타인 분쟁을 지금까지 이어오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팔레스타인의 영토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 홀로코스트 유대인들이 겪었던 그들의 아픔들을 동정하면서도 애매한 기분을 들게 만든다. 정말 역사란 뭘까.

 

전혀 종교에 관심이 없던 이들이라도 쉽고 편하게 읽어 나갈 있는 책이라는 것이 장점. 뿌리가 같은 종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는 파트가 있어서 더욱 종교에 대해 체계적으로 지식을 얻을 있었다. ( 점에서 반복되는 파트가 적지 않은 점은 아쉽다.) 세계사적 지식은 덤인데 세계사 책은 따로 읽어본 적이 없어서 평가하기 뭐하다. 하튼 종교에 관해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 교양 상식을 쌓기 좋은 책인 하다. 없는 종교 간의 갈등의 역사가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것을 보고, 인간과 종교는 없는 존재구나… 하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과 서커스 베루프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네자와 호노부와의 인연은 '빙과'라는 애니가 나왔을 때였다. 애니 감상을 즐기던 시절은 아니라서 보다가 말았지만 가벼운 추리소설이라는 이미지는 깊게 남았다. 아직 비블리아 고서당 작품을 접하기 전이어서 그런 느낌은 신선했기 때문이다. 어릴 봤던 코난은 애들 만화 취급 받는데도 그렇게 사람이 -무자비하게 죽어 나가는데 소설은 담담히 일상 속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 게다가 탐정이라는 존재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대부분과 토의를 통해 진실에 근접해 나가는 편이다. 사건의 추적을 위하여 서로가 논리적인 벽을 두드려보는 느낌. 그런 점이 신선했다. 후에야 이런 종류의 풀이법을 가진 추리소설이 꽤나 예전부터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없어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고전부 시리즈를 접한 이후 그의 신작 [야경] 나와 바로 읽어봤다. 미스터리 3관왕을 달성한 그의 소설 [야경] 으스스한 추리 단편 6개가 수록되어 있었다. 마치 일본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를 연이어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3관왕까지…?라는 느낌에는 고개를 갸웃했다. 모든 이야기가 암울한 느낌이 가득한 것이 다분히 취향적인 요소가 돋보였던 단편집이었고 그런 느낌은 우타노 쇼고의 단편집(비교용 예시임) 크게 다를 바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왕과 서커스… 이번 작품은 단언컨대 3관왕의 가치가 있었다고 느껴진다. 물론 기존 작품에 비해서는 트릭 같은 부분에서는 떨어진다. 어느 정도 추리 소설을 읽어본 독자라면 작품 곳곳에 있는 친절한 힌트들을 통해 진상의 여러 부분은 알아 맞힐 있는 수준이다. 허나 요네자와 호노부가 소설에서 주력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추리소설, 미스터리 소설적인 부분만이 아니다. 책은 스토리텔링과 주인공의 심리 묘사에 힘이 쏠렸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책을 덮었을 트릭에 대한 상쾌함이 아니라 묵직한 생각 방을 던져준다.

 

네팔에서 실제로 일어난 왕실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네팔에서 취재,저널리즘에 대한 고찰을 겪게 되는 다치아라이의 이야기. 500여쪽이지만 작가 특유의 필력으로 쉽게 넘겨지는 뿐만이 아니라 작품성도 수준급이다. 저널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영화 [나이트 크롤러] 떠올랐는데, 여기서 나오는 주인공은 그와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고 있다.

 

우리는 언론이 전하는 영상,이미지,글들을 접하고 바깥 사건들을 접하게 된다. 세상에는 자극적인 보도가 얼마든지 넘치고 있고 우리는 중에서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들을 수용한다. 그러므로 당사자들에게는 엄청난 비극임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수용자인 우리들은 하나의 서커스 하나로 인식하고 지나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저널리즘은 이에 대한 고민을 의무가 있다. 많은 사람에게 정보를 알리는 행위가 과연 옳은 것인가, 그리고 '' '전하는 ' 목적은 항상 일치될 있는가. [왕과 서커스]에서는 많은 이의 입과 생각을 빌려 이를 고찰한다. 주인공 다치아라이, 저널리즘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던진 라제스와르 준위, 승려 야쓰다, 그리고 소년 사가르. 이들의 견해와 부딪힘이 결국에는 소설의 흐름을 만들어 냈지만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동일하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작가와 더불어 계속해서 고민해 나갈 문제이다.

 

정말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읽었다. 마치 직접 네팔에 갔다 오는 듯한 생생함과 현장에서 보고 있는 같은 필력은 작품 전체를 편하게 해주는 훌륭한 데코레이션이었다. 그리고 단순히 추리 소설에서 멈추지 않고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강력한 사회파 미스터리에 나는 절로 박수를 쳤다. 과연 그는 현재 일본 미스터리의 왕좌에 서있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느낌상으로는 굉장히 옛날에 읽은 같았는데 나온 년도가 2014년이다. 알고보니 내가 읽은 책은 2009년에 나온 구판이었다. 당시에 '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 딱지를 붙이고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구판은 느낌과 걸맞는 노란색 파트가 제목 아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던 같다 신판이 나온 이유는 모르겠다. 번역 관련해서 고칠 사항이라도 있었나보다.

 

 하튼 2009년에 신간으로 나왔을 사서 읽어본 책이라고 치면 진짜 오래전에 읽은 책인 셈이다. 나름대로 추리소설 역사에서 초창기를 차지하는 책이라고 있겠다. 그나마 '히가시노 게이고' 같은 작가나 알고 있던 내게 굉장한 쇼크로 다가왔던 책이니 말이다. 표지부터 묘한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끌려서 엄마 손을 잡고 구매를 울부짖었다. , 내가 쟁이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추리소설과의 인연을 시작하는 역사의 페이지에서 나는 그만큼 충동적이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충동적으로 구매한 소설의 내용은 충동이 아니라 충격이었다.

 

 작가의 이름에서 따온 듯한 이름 S 미치오. 그리고 작은 동생 미카. S 자살 이후 거미로써 되살아난 S. 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찾기 위한 추적. 그리고 내용이 진전 마다 벗겨지는 사건의 내막. 스토리를 일일이 말하는 것보다는 직접 읽어보는 편이 빠르다고 본다. 500 정도 되는 책이기는 하지만 단행본 크기라서 페이지도 쑥쑥 넘어간다.

 

 어느 정도 일본 계열 소설을 읽고 나서 책을 읽을 때의 기묘한 찝찝함이 '플리커 스타일' 읽었을 때의 역겨움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주인공이 미친 소설은 기본적으로 결말이 어떤 방식으로 나든지 그런 종류의 기분을 느낀다. '인형관의 살인' 비교하자면 경우는 신선한 방식의 즐거움이지만. 소설은 그러니까… 미쳐도 제대로 미쳤다고 밖에 말할 없다. 어린 나이에 작품이기는 하지만 이만큼 읽던 도중에 세계가 '무너져내리는' 작품은 손에 꼽는다. 지금에야 굳이 뽑자면 '살육에 이르는 '이나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 하네' 같은 대표적인 서술 트릭을 사용하는 작품들을 급이라고 평가할 있지만 이건 작년에 접한 작품이고… 어린시절에 읽었던 이정도의 반전은 이후에도 계속 생각 정도로 뇌리에 남았다.

 

  소설 이후로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은 인연이 있어서 계속 읽게 되었다. 많이 읽은 아니고 간간히. '광매화' '외눈박이 원숭이' 그리고 만화책으로 읽은 있는 '등의 '이라는 작품이었다. 생각해보면 그는 진짜 미스터리 작가였다. 이후 읽은 작품에서 만큼의 충격을 받지는 못했지만 내가 그에게 기대한 무언가를 보여주기는 했다. 우타노 쇼고의 팬으로써 기대하는 무언가랑 비슷하다.

 

  나에게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일종의 작품의 세계의 파괴에 대한 도전이었다. 등장인물들의 정체가 하나 밝혀지고 머릿속에서 있던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새로운 모습으로 덧씌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은 혼란과 어지러움, 그리고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혹자는 떡밥이 이후 줄거리에 맞는다고 투덜대는데 사실 그런 별로 상관없다. 주인공이 미쳐 있다는 사실로 떡밥의 커버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런 류의 책들은 세계의 파괴에 자신 있게 도전해야 한다. '완전한 수장룡의 ' 같은 경우도 비슷한 맥락의 도전을 했지만 독자가 기대하는 무언가를 전혀 전달하지 했다. 빠진 사이다, 이미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미치오 슈스케는 작품의 세계를 파괴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작가이다. 이번 내에는 그의 신간이었던 랫맨을 접해볼 예정이다. 작년에 나온 책인데 작품도 말이 많은 모양이다. 즐거운 독서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뇌과학 관련 서적은 전문 분야가 아닌 데도 계속 찾아 읽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예전에 읽은 올리버 색스의 저서도 그렇고 미치오 카쿠의 '마음의 미래' 그렇다. 독서 습관의 시작을 열어 주었던 책인 칼세이건의 '에덴의 ' 따지고 보면 뇌과학 책이었다. 최근에는 텀블벅 펀딩을 통해서 고려대학교의 뇌과학 학회 뉴런의 학회지를 후원하기도 했다. 이렇게 꾸준히 뇌과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인간의 원초적인 무언가에 대해 다가가고 싶고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이 옛날부터 건재해 왔기 때문이다. 나중에 프로그래밍에 활용을 하든, 뇌과학 요소가 담긴 SF 소설을 써보든 지식의 재창출의 여지는 뒤로하고 본질적으로 내가 뇌과학 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결국 호기심이었다. 사람의 생각을 만들고 몸을 통제하고 영혼과 사념의 중심지인가 고민되게 만드는 장소, . 어찌 신비로운 장소에 대해 관심을 끊지 않을 없으리. - 생각을 뇌가 한다고 생각하니 만화경에 둘러싸인 느낌이 다만.

 

허나 과학적 이야기에 파고 드는 것은 한편으로는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전공 언어들의 포화를 이겨낼 각오를 해야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두엽이나 편도체 같은 뇌의 일부분을 이르는 단어야 그렇다고 쳐도 '내인성 카나비로이드' '시교차상핵' 같은 아예 들어보지도 못했던 것들이 쏟아져 나오면 독서의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화학 관련 용어들이 잡채처럼 버무려져 나오는 경우는 더할 나위 없다. 허나 ' 디디에 뱅상' 그런 과학을 맛보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다소 친근하게 다가선다그의 문체와 주제에 다가서는 능력은 그의 인문학적 소양과 결합하여 나타났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그의 문학적인 작명 실력을 엿볼 있다잠시 프롤로그에 있는 글을 살펴 보자

 

1,500세제곱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두개골 안에 어떻게 장대한 대성당을 건립할 수 있었을까? 지금부터 그 수수께끼를 풀러 가보자. 뇌가 끊임없이 성스러운 놀라움과 경외심마저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 뇌에 대한 발견이나 탐험은 신대륙 발견보다 한참 뒤에 시작되었다. 그전에는 이 ‘미지의 땅’은 사색과 미신의 소관이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행동하고, 사랑하고, 무엇을 아는 것은 다 뇌라는 도구 덕분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것 뿐만이 아니다. 장의 시작은 항상 시적인 구절의 인용이다.

 

"나의 초는 끝으로 타네, 초가 밤새 타지는 못하리,

하지만 친애하는 벗들이여, 친애하는 원수들이여,

초가 타는 모습을 보시라고요!"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 번째 무화과] (6 여행도 식후경의 개문)

 

그런 면에서 책은 인문학적인 과학 개론서라고 있다. 디디에 뱅상이 괜히 페미나상 수상자인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인문학적 내용이 전문적인 내용의 질을 낮추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마치 권투 선수처럼 치고 빠지는 것을 굉장히 했는데 여행자들에게 문학적인 글로 몰입을 요구하다가도 해부학적 용어와 신경학적인 사례들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점에서 비전공자 독자들에게 다소 미안한 마음을 가졌는지 그는 끊임없이 ' 지루한 여행' 따라온 독자를 칭찬하곤 한다.

 

친애하는 방문객이여, 나는 그대가 벌써 세월아 네월아 주워섬기는 나의 지루한 언변에 그만 잠들어버리지 않았는지 걱정된다. 그대가 침대에 안온하게 누워있다면 나는 검지를 입술에 대고 세상에 조용히 하라 명할 터요, 그대에게는 "지금은 주무시오, 그게 내가 바라는 바요"라고 것이다. 먹고 마실 시간은 내일 터이니. (5 수면의 과학에서 )

 

600여쪽이 길어보이기는 하지만 19개의 장으로 구성 되어 있어 장을 읽다 보면 도전 만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글을 마칠 저자는 소개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간질 관련- 아쉬워 하기도 한다. 짧은 역사 동안 발전해온 뇌과학이지만 다뤄야 내용은 관심 만큼이나 많은 것이다. 다루고 있는 내용들의 장의 분류가 뚜렷한 만큼 시적인 제목을 파악하여 원하는 파트만 읽는 방식도 괜찮다고 본다. 유명한 ,신경과학자들이 써놓은 글들은 분홍색으로 따로 표시가 되어 있으니 전문적인 소양을 원한다면 부분을 따로 읽는 것도 좋다. 기본적으로 뇌과학적 지식이 있으면 있을 수록 책에서 알아가는 것이 많을 것이며 초심자라도 최초의 책으로써 건들...수는 있다고 본다. 요즘에는 교양서적의 분류로써 다른 뇌과학 서적도 많이 나오니 세분화된 책을 원한다면 다른 책을 권하고 싶다. 과학적 글쓰기의 표상으로 여겨질 정도로 디디에 뱅상의 글은 훌륭하므로 의외로 그의 문체를 배우기 위해서 읽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