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서커스 베루프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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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와의 인연은 '빙과'라는 애니가 나왔을 때였다. 애니 감상을 즐기던 시절은 아니라서 보다가 말았지만 가벼운 추리소설이라는 이미지는 깊게 남았다. 아직 비블리아 고서당 작품을 접하기 전이어서 그런 느낌은 신선했기 때문이다. 어릴 봤던 코난은 애들 만화 취급 받는데도 그렇게 사람이 -무자비하게 죽어 나가는데 소설은 담담히 일상 속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 게다가 탐정이라는 존재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대부분과 토의를 통해 진실에 근접해 나가는 편이다. 사건의 추적을 위하여 서로가 논리적인 벽을 두드려보는 느낌. 그런 점이 신선했다. 후에야 이런 종류의 풀이법을 가진 추리소설이 꽤나 예전부터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없어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고전부 시리즈를 접한 이후 그의 신작 [야경] 나와 바로 읽어봤다. 미스터리 3관왕을 달성한 그의 소설 [야경] 으스스한 추리 단편 6개가 수록되어 있었다. 마치 일본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를 연이어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3관왕까지…?라는 느낌에는 고개를 갸웃했다. 모든 이야기가 암울한 느낌이 가득한 것이 다분히 취향적인 요소가 돋보였던 단편집이었고 그런 느낌은 우타노 쇼고의 단편집(비교용 예시임) 크게 다를 바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왕과 서커스… 이번 작품은 단언컨대 3관왕의 가치가 있었다고 느껴진다. 물론 기존 작품에 비해서는 트릭 같은 부분에서는 떨어진다. 어느 정도 추리 소설을 읽어본 독자라면 작품 곳곳에 있는 친절한 힌트들을 통해 진상의 여러 부분은 알아 맞힐 있는 수준이다. 허나 요네자와 호노부가 소설에서 주력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추리소설, 미스터리 소설적인 부분만이 아니다. 책은 스토리텔링과 주인공의 심리 묘사에 힘이 쏠렸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책을 덮었을 트릭에 대한 상쾌함이 아니라 묵직한 생각 방을 던져준다.

 

네팔에서 실제로 일어난 왕실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네팔에서 취재,저널리즘에 대한 고찰을 겪게 되는 다치아라이의 이야기. 500여쪽이지만 작가 특유의 필력으로 쉽게 넘겨지는 뿐만이 아니라 작품성도 수준급이다. 저널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영화 [나이트 크롤러] 떠올랐는데, 여기서 나오는 주인공은 그와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고 있다.

 

우리는 언론이 전하는 영상,이미지,글들을 접하고 바깥 사건들을 접하게 된다. 세상에는 자극적인 보도가 얼마든지 넘치고 있고 우리는 중에서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들을 수용한다. 그러므로 당사자들에게는 엄청난 비극임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수용자인 우리들은 하나의 서커스 하나로 인식하고 지나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저널리즘은 이에 대한 고민을 의무가 있다. 많은 사람에게 정보를 알리는 행위가 과연 옳은 것인가, 그리고 '' '전하는 ' 목적은 항상 일치될 있는가. [왕과 서커스]에서는 많은 이의 입과 생각을 빌려 이를 고찰한다. 주인공 다치아라이, 저널리즘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던진 라제스와르 준위, 승려 야쓰다, 그리고 소년 사가르. 이들의 견해와 부딪힘이 결국에는 소설의 흐름을 만들어 냈지만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동일하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작가와 더불어 계속해서 고민해 나갈 문제이다.

 

정말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읽었다. 마치 직접 네팔에 갔다 오는 듯한 생생함과 현장에서 보고 있는 같은 필력은 작품 전체를 편하게 해주는 훌륭한 데코레이션이었다. 그리고 단순히 추리 소설에서 멈추지 않고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강력한 사회파 미스터리에 나는 절로 박수를 쳤다. 과연 그는 현재 일본 미스터리의 왕좌에 서있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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