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대한 사람으로 만드는 55가지 원칙
론 클라크 지음, 박철홍 옮김 / 김영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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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시다.
처음 부임하셨던 탓도 있지만 동창회 모임 사이트에서 알 수 있었다. 그분은 그 후에도 22년전 모습 그대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셨다.
미국 1등교사라는 닉네임만큼이나 론 클라크 선생님은 대단하신 분이다. 아이들에게 교실 안에서의 삶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교실 밖의 생생한 삶을 가르쳤다.
이 책을 샀을 때 초등학교 선생님들을 위한 책이군 하며 구입했지만 읽고 나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더없이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한없이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사는 우리 부모들을 위해서. 또한 이 책에서 말하는 '위대한'은 1등의 best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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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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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는 예전에 써놓은 내 일기장을 보는 듯한 느낌에,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순간순간 책읽기를 멈춰야만 했다. 그가 느껴온 감정을, 그가 받은 상처를 어찌 그만의 것이라 할 수 있을까. 딱지가 얇게 앉기 시작한 상처를 조심스레 살짝 벗기기 시작하자 눈물이 흐르고 그것은 곧 상처를 아물게 하는 치유의 그것이 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보이며 독자들을 끌어안는 작가 공지영. 예술가에 대해 그가 내린 정의를 읽으며 그는 자신의 역할을 지금 충실히 해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예술가라는 존재들은 낚싯대의 찌처럼 춤을 추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어두운 물 속에서 물고기가 1밀리미터쯤 미끼를 잡아당기면, 혼자서 그 열 배 스무 배로 춤을 추어서 겨우 물고기가 1밀리미터쯤 잡아당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하는 그 우스꽝스러운, 대개는 그 빛깔이 화려한 그 찌 같은 존재들. 그래서 우리가 알고도 피하고 모르고도 피하고 무서워서도 피하는, 생의 가지가지 모든 고통들이 실은 인생의 주요 질료라는 것을 알려주는 그런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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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창비시선 156
함민복 지음 / 창비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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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여는 순간 맞이하는 첫번째 시, 가슴을 치고 어느새 내 눈가엔 눈물이 고인다.
누군가로부터 함민복 시인의 극찬을 들은 후 이 시인의 몇 권의 책들을 구입했다.
'착한 반찬'에 '악의 양념'을 치는 것이 '철이 드는 것'이 되는 사회에서 시인은 우울증에 걸릴 수밖에 없었다던 시인 차창룡 씨의 글을 보면서 시인의 무상함과 고독, 그러나 사랑의 힘을 만난다. 그리곤 현실에 몰려 있던 ''내''가 다시금 힘을 얻고 사랑을 느낀다.
신에게 부여받은 시인이라는 그의 역할을 새삼 다시 떠올리며 조용히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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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서
담장을 보았다
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
화분이 있고
꽃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

저 꽃은 왜 흙의 공중섬에 피어 있을까

해안가 철책에 초병의 귀로 매달린 돌처럼
도둑의 침입을 경보하기 위한 장치인가
내 것과 내 것 아님의 경계를 나눈 자가
행인들에게 시위하는 완곡한 깃발인가
집의 안과 밖이 꽃의 향기를 흠향하려
건배하는 순간인가

눈물이 메말라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지 못하는 날
꽃철책이 시들고
나와 세계의 모든 경계가 무너지리라

- <꽃> 전문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 <선천성 그리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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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 래퍼 이야기
앨리슨 래퍼 지음, 노혜숙 옮김 / 황금나침반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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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현실이 무겁게 느껴질 때면 나는 서점에 들리곤 한다. 서른의 중반을 넘어서는 이 시기는 누구에게나 분명 무거운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우연히 발견한 책에서 발견한 한마디, "현실이 힘들다면 나를 보라!" 미안했다. 부끄러웠다. 팔다리 없는 그녀가 아이를 품고 있는 모습은 투정에 불과했던 나의 힘겨움을 한껏 비웃는 듯했다.
책을 다 읽은 후 나는 책장에 꽂지 않고 세워두웠다. 수십번의 결심보다 이 사진 한 장으로 앞으로 나는 힘을 얻을 것 같다. 
지금 컴퓨터의 자판을 두드리는 나의 손가락을 들여다본다. 이제야 깨닫는다. 이 못생긴 열 개의 손가락은 내가 이 세상을 버텨나갈 수 있는 조그마한 힘이었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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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이당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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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은 책. 특히 중간중간에 있는 괄호 속의 저자의 속마음은 읽으면서 계속 낄낄거리게 만든다. 다만 이 속에 나오는 축구 선수들에 대해 내가 좀더 상식이 많았더라면 더 재미있게 읽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알베르 카뮈가 골키퍼 출신이었고 가난해서 신발 밑창이 닳을까 봐 골키퍼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 축구황제 펠레의 예상은 늘 빛나가 그의 예견은 '펠레의 저주'로 불리웠다는 사실, 진화 생물학자 로빈 베이커와 마크 벨리스의 정자 전쟁 등도 무척 흥미롭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일부일처제라는 단어보다도 일처다부제라는 말이 훨씬 친숙하게 느껴진다. 저자가 마치 끊임없이 일처다부제를 주입시킨 것처럼. 어린 시절 리버럴리스트를 가장한 몇몇 친구들이 말하곤 했다. "어떻게 한 사람과 50년 60년을 살지?" "살아보고 결혼해야 하는데...."  하지만 그들은 지금 모두 일부일처제의 제도 속으로 일제히 편입되어 그 울타리의 안전망을 열심히 지키고 있다. 그 안전망이 행복으로 연결되길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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