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 도토리숲 시그림책 2
김영미 지음, 홍지연 그림 / 도토리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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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그림을 보면, 코스모스, 채송화, 분꽃, 맨드라미에 둘러싸인 콩알이

화사한 자태와 색감을 뽐내는 꽃들보다 단연 돋보이는 걸 느낄 수 있다.

 

책을 다 보고 나서 다시 찬찬히 훑어보니

면지의 수북이 쌓인 콩알이 평범한 개인들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어서 이어지는 시골집의 정겨운 풍경.

마당을 기웃대던 닭의 발끝에 채여 화단 가에 떨어진 콩알이

화려한 꽃들과 대비되어 가뜩이나 위축되었을 법한데

콩 옆에 내려앉은 무당벌레가 아예 대 놓고 못생겼다고 조롱한다.

하지만 밭에서 돌아온 할머니가 눈여겨보고 챙긴 것은

시무룩해 있던 콩알이다.

무당벌레와 콩알을 아이처럼 의인화해 표현한 시에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오일 파스텔로 밀도 있게 그려진 그림은 담백한 구도와 색상에

힘입어 시어에 담긴 의미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그림책을 다 보고 난 여운은 그림 작가의 말에 감동을 더 해 힐링이 된다.

무당벌레는 한철 살다 죽고 꽃은 금방 시들지만,

콩알은 싹을 품은 단단히 여문 존재가 아니던가.

 

특히 기죽어 있다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장 소중하고 어여쁜

콩알임을 잊지 말아 달라던 당부는 아이뿐 아니라

코로나 정국에 지쳐있는 어른들에게도 힘이되고 격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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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걸의 탄생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5
이조은 지음, 홍지연 그림 / 서유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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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있다는 말엔 뭔가 개성이 뚜렷하고 특징이 분명하다는 뜻을 내포한다.

바로 이 책이 그렇다.

캐릭터도 내용도 기존의 이야기와는 다른 분명한 색깔이 보이기 때문이다.

까칠 손녀, 주인공 수아.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 맡겨진 아이임에도

주눅 들거나 기죽은 기색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스스로 자신을 나쁜 아이라고 낙인찍고 벌 받아 마땅하다고 독백한다..

착한 아이가 되고 싶은 생각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을뿐더러

자발적 외톨이가 되기를 꿈꾸는 아이.

내용을 살펴보면 그렇다고 해서 나쁜 아이는 결코 아닌데 말이다.

무엇이 이 아이가 세상으로부터 또 타인들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자신과 세상을 냉소적으로 보게 했을까?

이상한 할아버지 샤를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라지만 화장을 하는 할아버지라니.

설정부터가 범상치 않다. 이 둘의 조합이 조마조마하기만 한데

까칠한 손녀와 여성스럽고 섬세한 할아버지와의 동거는 당연히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그런데 그 불협화음이 묘한 템포와 박자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할아버지라는 말이 거부감 든다며 샤를로 불러 달라는 우아하고 정중한 요청에

수아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실은 긍정의 뜻이 아니라 그런 샤를 오를 조롱하기에

아주 적합한 별명을 찾은 것에 대한 만족감을 표한 것이었다.

오여사!

기발하지 않는가. 남자임에도 섬세한 메이크업을 하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깔맞춤 차림새에

말끝마다 오!, 또는 오우! 하며 감탄사를 연발하며 한껏 혀를 굴린 특유의 말투로

자신의 이름 조수아를 조슈아~로 바꿔 버린 할아버지에게 이보다 절묘한 응수가 있을까?

그러나 이들의 좌충우돌은 단순히 삐그덕 대는 소동에 그치지 않는다.

샤를오의 서툴지만, 진심 어린 애정이 까칠한 어린 손녀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오묘한 깔맞춤의 세계

자발적 외톨이가 되어 자신만의 견고한 세계에 은둔하려 했던 수아의 계획은

샤를오가 입혀준 깔맞춤옷으로 인해 어긋난다. 옷차림 하나로 졸지에 전교에서 제일

눈에 띄는 아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본의 아니게 세상에 노출됨으로써 수아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과 소통하게 된다.

깔맞춤 옷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아의 노력은 자아 찾기와 다름이 없으며 수아에게 과제를 내준

오여사 마저 수아로 인해 자신의 트라우마를 직시하게 되고 둘은 마치 거울처럼 상대에게서

자신의 내면을 보게된다. 이 지점에서 수아가 조롱한 오여사라는 별명은

샤를 오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의미로 전환된다.

보조 캐릭터들의 활약

그리하여 까칠 손녀와 이상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는데

말했듯이 이 책의 묘미는 독특한 캐릭터를 만나는데에 있다.

수아를 통제하려 들지만, 오히려 끌려다니는 빽여사, 우아하고 새침한 개 금달이,

정석대로 살 것 같지만 의외의 매력을 지닌 안정석,

또래와는 급이 다른 세련미를 갖춘 한세련등

네이밍과 기막히게 조화를 이룬 이들의 활약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더구나 시리즈로 기획된다니 좀 더 본격적으로 전개될 저들의 모습이 궁금하지 않는가?

앞으로 보여줄 다채로운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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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걸의 탄생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5
이조은 지음, 홍지연 그림 / 서유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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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손녀와 우아한 할아버지의 좌충우돌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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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장례식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치축 지음 / 고래뱃속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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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는 동안 인류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 하는 묵직한 질문을 받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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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장례식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치축 지음 / 고래뱃속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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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인간의 전유물일까? 나는 오래전부터 그런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결론은 아니다.’ 였다. 그동안 살면서 가까이 지켜본 둥물들...때론 식물 까지도

인간 못지 않은 공감력과 희노애락을 가진 존재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은 결코 인간의 것보다 하찮거나 가볍지 않았다.

나는 오히려 사람에게서 벽을 느낄때가 더 많았다.

아무튼 이 책은 특별한 성찰과 감동을 선사한다.

마치 다큐 영화를 보는 듯한 사실적인 그림체와 구도로

동물들에게도 애도의 감정과 인간 못지 않은 이별의식이 있다는 것.

그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애통함 역시 인간 못지않다는 걸 새삼 일깨우면서

우리 인간이나 그들 모두 다 같이 지구별에서 삶을 영위해 가는 존재이며

여행자라는 걸 보여 준다.

어쩌면 오직 인간만이 생존의 문제를 떠나 피부색이나 삶의 터전,

생활방식이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서로 차별하고 핍박하는 존재인지 모른다.

동물들 관점에서 보면 먹고 사는 문제도 아닌 하찮은 이유로 전쟁을 일삼고

헛된 욕심 때문에 삶의 터전마저 파괴하는 무모한 존재이지 않을까?

오래전 읽은 책에서 인간은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면서

중요한 소통수단 즉 느낌이 무뎌졌다고 지적한 것이 떠오른다.

세상의 모든 존재와 소통할 수 있는 것은 느낌, 즉 직관과 성찰이라고 한다.

인간은 동물에 비해 월등하다고 느끼는 지적 능력으로 이룬 과학기술로

상상을 초월할 만큼 환경을 파괴해 왔다. 인류가 지난 백 년간 이룬 업적(?)

지구 생명체의 수난사라고도 볼 수 있다.

이미 멈출 수 없는 폭주가 되어버린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지구가 죽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생명의 빛과 기운을 잃어가는 지구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애도를 표할 것인가?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 인류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 하는

묵직한 질문을 받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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