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장례식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치축 지음 / 고래뱃속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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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인간의 전유물일까? 나는 오래전부터 그런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결론은 아니다.’ 였다. 그동안 살면서 가까이 지켜본 둥물들...때론 식물 까지도

인간 못지 않은 공감력과 희노애락을 가진 존재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은 결코 인간의 것보다 하찮거나 가볍지 않았다.

나는 오히려 사람에게서 벽을 느낄때가 더 많았다.

아무튼 이 책은 특별한 성찰과 감동을 선사한다.

마치 다큐 영화를 보는 듯한 사실적인 그림체와 구도로

동물들에게도 애도의 감정과 인간 못지 않은 이별의식이 있다는 것.

그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애통함 역시 인간 못지않다는 걸 새삼 일깨우면서

우리 인간이나 그들 모두 다 같이 지구별에서 삶을 영위해 가는 존재이며

여행자라는 걸 보여 준다.

어쩌면 오직 인간만이 생존의 문제를 떠나 피부색이나 삶의 터전,

생활방식이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서로 차별하고 핍박하는 존재인지 모른다.

동물들 관점에서 보면 먹고 사는 문제도 아닌 하찮은 이유로 전쟁을 일삼고

헛된 욕심 때문에 삶의 터전마저 파괴하는 무모한 존재이지 않을까?

오래전 읽은 책에서 인간은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면서

중요한 소통수단 즉 느낌이 무뎌졌다고 지적한 것이 떠오른다.

세상의 모든 존재와 소통할 수 있는 것은 느낌, 즉 직관과 성찰이라고 한다.

인간은 동물에 비해 월등하다고 느끼는 지적 능력으로 이룬 과학기술로

상상을 초월할 만큼 환경을 파괴해 왔다. 인류가 지난 백 년간 이룬 업적(?)

지구 생명체의 수난사라고도 볼 수 있다.

이미 멈출 수 없는 폭주가 되어버린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지구가 죽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생명의 빛과 기운을 잃어가는 지구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애도를 표할 것인가?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 인류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 하는

묵직한 질문을 받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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