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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우의 비밀 친구 - 저학년을 위한 자신감 동화 ㅣ 마음짱 인성왕
임어진 지음, 김요나 그림 / 알라딘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우리는 흔히 자신감이 칭찬과 격려에서 비롯된다고 오해하곤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칭찬과 격려는 외부적인 영향으로 평가와 비교가 따르게 마련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하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는 기준이 타인 즉 경쟁상대를 의식한 것이 자존심이고 그 기준이 내적 성찰에 닿아 있는 것이 자존감이다. 이 책의 주인공 영우는 은근히 동생과 비교하는 부모를 비롯해 경쟁상대가 되는 학교 친구들한테 주눅 든 나머지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있는 아이였다. 그러던 아이가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내면을 표출한 그림을 통해서였다. 어찌 보면 현실도피였을 수도 있는 그림 그리기는 역으로 바꾸어 말하면 비교와 경쟁을 강요하는 외적 요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한 내적 돌파구였다고 할 수 있다. 아무도 눈여겨봐 주지 않아 공연히 주눅 들고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영우는 자신의 내면으로 파고들어 스스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자존감을 얻는다. 기특하게도 이 아이는 외부적인 요인이 아닌 스스로 성장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비밀친구로 상징되는 내적 자아와 대면하여 자기 성찰을 이룬 영우는 더는 외부적인 요인에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해질 수 있었다. 그런 내면의 힘이 자연스레 외부로 표출되면서 자신감 있는 태도로 드러나고 소외된 이웃까지 돌아볼 여유도 얻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이야기라기보다 어른의 역할에 대해서도 돌이켜보게 한다. 우리는 과연 아이들 스스로 성찰할 시간과 기회를 주고 있는가? 어른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아이들이 자존감 키울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함께 고민해 보게 한다.
자신감의 사전적인 뜻을 찾아보면 ‘어떤 일을 스스로의 능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어릴 때 우리는 자기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경험한다. 그러다가 사람과의 관계와 경험치가 확장되면서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 객관화하게 된다. 이 객관화의 과정에서 자존감과 자존심이 분화된다고 할 수 있다. 기왕 내친김에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를 살펴보자.
자존심-> 1 (기본의미)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신의 가치나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 또는 자신의 가치나 품위를 높이려는 마음.
2. 어떤 집단의 가치나 품위를 지키는데 사표(師表) 또는 선도(先導)될 만한 존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자존감->스스로 품위를 지키고자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두 단어의 미묘한 차이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감 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자존심보다 자존감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한 인간이 성숙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타인이 아닌 자신의 내적 성찰이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아이들 이야기를 통해 어른의 삶도 반추하게 하는 작가의 역량이 놀랍다.
수리대왕은 가만히 영우의이야기를 들어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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