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걸즈 ㅣ 바일라 28
윤해연 지음 / 서유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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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음은 혼자 품고 있을 때보다 누군가와 나눌 때 비로소 힘을 얻는다.

『라라걸즈』는 그 마음이 어떻게 한 사람의 용기를 넘어 서로를 지키는 연대로

확장되는지 보여 주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중학교 때부터 둘도 없는 친구였던 보라, 미라, 라진.

‘라라자매’라 불릴 만큼 가까웠던 세 소녀는 12·3 비상계엄 이후

저마다 다른 이유로 광장을 마주한다.

광장에 나가는 친구를 이해하지 못하고 소외감을 느끼던 보라는

점차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자기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한겨울 남태령에서 친구의 다급한 연락을 받은 순간,

세 소녀는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온몸으로 경험한다.

 

이 작품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거창한 대의나 정치적 신념보다 먼저 움직이는 마음이다.

좋아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누군가를

혼자 두고 싶지 않은 마음. 처음에는 사소하고 개인적인 감정처럼 보이지만,

그 마음들이 모이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연대가 특별한 영웅의 결단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내 곁의 사람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작은 선택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또래의 언어와 감각으로 광장의 풍경을 바라본다는 점도 흥미롭다.

아이돌 응원봉과 재치 있는 깃발, 노래와 함성이 어우러진 광장은

익숙한 시위의 풍경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러나 그 유쾌함 속에는 두려움과 불안, 서로를 향한 걱정이 함께 존재한다.

무거운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청소년 특유의 생기와 감각으로

그 시간을 그려 낸다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민주주의와 시민의식이라는 주제를

새로운 세대의 눈높이로 생각하게 한다.

 

무엇보다 『라라걸즈』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한 뒤에야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생각도 사정도 다른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 서서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순간, ‘나’와 ‘너’는 조금씩 ‘우리’가 된다.

이해하기 어려운 타인의 선택 앞에서 판단을 서두르기보다 그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순간 곁에 있어 주는 일. 이야기가 전하는 연대의 의미는

바로 그 지점에서 빛난다.

 

광장의 역사는 시간이 흐르면 기록으로 남겠지만,

그 시간을 살아 낸 사람들의 마음까지 저절로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라라걸즈』는 그 겨울을 통과한 소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서로를 기억해야 하는지 묻는다.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세상을 바꾸는 힘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혼자 두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조용히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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