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김보경 지음, 김수옥 그림 / 책속의책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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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나는 꽤 어릴 때부터 삶의 고달픔을 느꼈던 것 같다.

이 책에 실린 몇몇 에피소드에서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면서 감정이입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의 시점에서 서술한 이야기는 다양한 아이들의 일상과 더불어 여자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위험한 순간을 잘 포착하였다. 돌이켜 보면 나 역시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더욱 섬뜩하게 다가온 에피소드였다. 엘리베이터에 지켜볼 수 있는 눈이 생기듯 우리 모두가 

어린이를 지켜 봐 주는 눈이 되어 주어야 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종이접기와 꽃물을 읽으면서는 할머니와의 에피소드를 떠올릴 수 있었는데 나의 할머니는 특히 어릴 때 잠깐 맡아 키워 주시기도 했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6년간 치매로 고생하셨기 때문에 피부에 와 닿았다.


어느 뜨거운 날에는 여자아이 또래 집단에서 일어날법한 가스라이팅과 유혹,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잘 포착했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상처가 있던 나는 독서와 그리기로 회피한 채 초등학교 6년 내내 이렇다 할 친구 없이 지냈던 기억이 있다.

스스로에게 떳떳해 지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 이야기다.


어디로 가지?’에서는 어른들의 책임회피로 혼란을 겪는 아이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는데 바로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아이들의 일상은 결코 녹녹지 않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만

아이들 특유의 천진함 덕분에 무겁지 않은 상황으로 전환된다.

그 어느 때 보다 불확실성이 크고 살얼음판 같은 불안감을 딛고 살아야 하는

요즘 어느 뜨거운 날의 윤서와 같은 용기와 어디로 가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동심 어린 마음이 이정표가 되어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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