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초등학교 귀신부 -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118
임정순 지음, 김푸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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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측신은 우리 세대에겐 매우 친숙한 캐릭터다.

집의 본체와 동떨어진 곳에 자리한 어두 컴컴하고 음침한 화장실은

무서운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빨간 종이를 줄까파란 종이를 줄까로 시작하는

괴담은 오싹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작가는 백년이 된 오래된 학교를 무대로 설정해

우리의 기억 속에 잊혀졌던 존재 측신을 현대적 캐릭터로 재해석해

요즘 아이들에게도 친근한 존재로 활용했다.

 

측신의 존재 뿐 아니라 낙서 같은 아련한 옛 기억 속의 화장실 문화를

이토록 위트있게 활용하다니.

불가에서 화장실을 칭하는 해우소라는 뜻에는 상념과 근심을 해결한다는

의미도 있으니 작가는 화장실에 대한 상징성을 다각도로 활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달빛 초등학교 귀신부 아이들이 겪는 갈등과 고민은 비단 이들의 문제라기 보다

모두에게 대입해볼 수 있는 관계에 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소문과 오해 그로 인한 불신과 갈등의 골은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겪어보게

되는 일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 독자라면 남의 문제가 아닌 내 문제로

몰입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매우 영리한 선택을 했다고 본다.

 

측신의 과거사라 할 수 있는 노일저대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단순히

옛이야기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각도로 접근해 입체적인

인물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로인해 독자는 선입견을 벗고 그 인물에 대해

다각도로 고찰해 보게 된다.

 

달빛 초등학교 귀신부의 고민 해결사로 나선 측신은 어느새 아이들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되고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존재로 거듭난다.



이로서 무서운 존재였던 귀신이 어느새 만만한 존재가 되어 버린 것처럼

풀리지 않은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듯한 오해와 불신 또한 화해와 회복의

길로 전환되는 것은, 내면 깊숙이 은폐시킨 진실과 마주하는 것 역시 귀신을

대면할 용기에 버금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의 고민 해결사 측신의 상징성과 활용도가 훌륭한

꽤 의미 심장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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