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우별이 뜨던 날 ㅣ 단비어린이 문학
유하정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월
평점 :
여우비는 들어 보았지만, 여우별은 몰랐다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흐린 밤하늘에 잠깐 보인다는 신비한 별. 그 별처럼 일상생활 중에 스치듯
다가온 판타지를 비롯해 네 편의 특별한 인연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의 주인공들 마음은 여우별이 뜬다는 흐린 날씨와 같다.
그래서 그들은 예상치 못한 별빛을 발견했을 때의 환희처럼
위로의 순간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우리의 삶은 예기치 않은 만남과 이별로 순환되기 마련인데
받아들이기엔 당혹스럽고 힘겨운 지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가운데, 마치 반짝이는 순간을 선물하듯 스치듯 다가와
작은 위로를 던져 주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들며 잔잔하게 그려 내었다.
‘난생 처음 본 할아버지 덕분에 흐린 날에도 가끔은 하늘을 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미새도 굴러들어온 알이 미웠을까?’
‘네 편이 되어 줄게 무조건.’
‘메탈 콩이란 이름에 어떤 추억이 있는지 까먹어버린 듯한 얼굴이다.’
프롤로그처럼 요약된 문장만 보더라도 허전함, 상실감, 외로움, 그리움등
주인공들이 겪는 감정의 결을 밀도 있게 짚어 내는 작가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누군가 나에게 곁을 내어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