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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앱을 열면 ㅣ 오늘의 청소년 문학 32
김하은 지음 / 다른 / 2021년 6월
평점 :
출판사 서평이 워낙 자세하게 잘 가이드 해 주어서 내용보다는
책 읽으며 느꼈던 단상 위주로 언급하고자 한다.
요즘 자라는 청소년들을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한다.
아날로그 세대인 우리와 달리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세상에서 나고 자란
그들이기에 문화와 정서도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오늘밤 앱을 열면’ 이라는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폰을 매개로 십대들의 네크워크
통로인 앱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이야기다.
작가는 마치 청소년들의 삶을 엿보는 창문처럼 이용해
독자들에게 다채로운 상황을 펼쳐 보인다.
특히 요즘 같은 펜데믹 세상에선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싫든 좋든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혀 있게 마련이고
부모들은 당연히 방에 있는 자녀들과 함께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시대엔 부모 몰래 청소년들이 일탈하는 공간은 뻔했다.
PC방이나 콜라텍, 나이트 정도....
통제하려는 어른들은 그런 곳을 헤매며 아이들을 잡아 오기에 바빴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얌전히 제 방에서 네트워크를 타고 움직인다.
부모 몰래 얼마든지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활동할 수 있다.
심지어 부모의 접근도 통제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이렇듯 부모 세대가 아이들과 함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동안 아이들의 몸과 마음은
통신방을 타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내 블렉홀은’ 에선 그 유혹과 일탈이 아날로스 시대의 물리적 일탈 못지 않게
얼마나 직접적이고 위험하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가 하면
‘우리에겐 오븐이 있고’에선 고립상태의 아이들에게 돌파구가 되어 주기도 한다.
이렇듯 이 책에 실려 있는 각 에피소드는 현실적인 십 대 문화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다양한 주제의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엮어내었다.
그들의 정서와 언어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때론 경고하고 격려하기도 한다.
무엇 보다도 십 대들을 향한 작가의 애정과 신뢰 따뜻한 시선이 전제되어
있기에 깊이 공감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