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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악어 아빠 - 2021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ㅣ 난 책읽기가 좋아
소연 지음, 이주희 그림 / 비룡소 / 2021년 5월
평점 :
아이와 어른의 관계는 상하 관계 일까?
세상엔 아이보다 못한 어른이 넘쳐나고
어른보다 속깊은 아이도 있게 마련이다.
어른이란 단지 먼저 태어나 세상 경험이 좀 더 있고
생활력을 갖춘 사람들일 뿐이다.
어릴 때를 돌이켜 보면 나의 삶은 나름 어른들 만큼이나
고달팠고 고민도 많았다.
그래서 이 다음에 크면 난 좋은 어른이 될 거라고 다짐했다.
그런데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만약 어린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많이 실망을 할 것 같다.
하지만 깨달은 게 있다. 어른이라고 해서 자라지 않는 건 아니라는 걸
어른도 꾸준히 성장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난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다만 지금은 꼰대가 되지 않으려 노력할 뿐이다.
그마저도 쉽지가 않다.
이 책에서 보여준 부모가 동물로 변하는 상징성은
어른과 아이의 권력 관계를 묘하게 전복시킨다.
동물과 사람과의 관계는 아이와 어른과의 관계와 아주 흡사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키우는 동물을 애완동물이라고 했다.
지극히 사람 중심의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숙하고 서툰 사람들을 총칭하는 의미로
‘어린이’ 명칭에서 따온 ‘린이’를 붙여 비하하는 표현을 종종 보게 된다.
부동산 초보자를 ‘부린이’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이 책은 어른들의 그런 오만함을 통렬하게 꼬집는다.
우리가 상기해야 할 것은 ‘애완동물’이란 표현이 ‘반려동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동등한 존재라는 의미가 반영된 만큼
우리가 어린이를 동등한 존재로서 존중하지 않을 때
도리어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을
유쾌하게 보여준다.
반려동물로 변한 부모라니……. 기발하기도 하지만
아이들 처지에선 정말 통쾌하게 느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