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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로봇 다요 ㅣ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15
임어진 지음, 안은진 그림 / 리틀씨앤톡 / 2020년 8월
평점 :
이 책의 도입부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러나 다솜이네 보물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다 읽고 나면 이 책에 수록된 다섯 가지의 이야기가 일종의 보물찾기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이야기는 다솜이네 집을 방문한 친구들이 저지른 실수를 계기로 진정한 보물의 가치를 깨닫는 내용이 다루어진다. 친구들한테 할아버지의 보물을 자랑하고 뻐기고 싶었던 다솔이가 할아버지가 보여준 너그러운 아량을 통해 보물의 참 의미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두 번째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성가신(?) 로봇을 통해 문명의 이기를 의존하고 떠받들게 된 우리가 삶 속에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그러면서 살아가는 것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세 번째는 영민의 몸에 박힌 점들의 이야기인데 자리 잡은 위치에 따라 복점으로 인정받기도 하고 빼버려야 할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상황을 점들의 시점에서 풀어가는 구성은 언뜻 고전소설 규중칠우쟁론기를 연상케 하는 유머 코드 마저 느껴진다. 결국, 점 하나조차도 실은 의미 없이 자리 잡은 것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끈끈한 유대관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준다.
네 번째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모르던 나무 솔이가 평소 동경하던 꽃다리를 도와주게 되면서
자존감이라는 소중한 보물을 찾게 되는 이야기다. 다섯 번째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소외된 채
외톨이로 지내던 아줌마가 이웃집에 이사 온 호야라는 아이를 통해 마음을 열어가고 세상과 소통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렇듯 각각의 이야기들은 저마다 품고 있던 미처 몰랐거나 깨닫지 못했던 내면의 보물을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마주하게 한다.
유례없던 전염병의 창궐로 이웃과 소통이 단절될 위기에 처한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동화다. 이 혹독한 시기에도 주어진 일상 속에서 찾아야 할 보물이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