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앙상블 ㅣ 블랙홀 청소년 문고 14
은모든 외 지음 / 블랙홀 / 2020년 4월
평점 :
흔히 청소년기 하면 질풍노도의 시기로 주변과의 불협화음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앙상블은 그 아슬아슬한 경계를 극복했을 때 이들이 얼마나 조화로운 연대가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권장되는 시점이어서 그런지 퍽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방식의 연대를 모색할 것인가가 심각한 화두로 떠올랐고 역설적 이게도
그 어느 때 보다 연대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섯 작가의 다른 듯 묘하게 조화를 이룬 단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주인공과 연대하여 위선을 폭로하거나 비리를 파헤치고 입장 바꾸어서 가족의 문제를 이해하는가 하면 지구의 종말을 걱정하던 소년들처럼 현실에 닥친 문제에 직면하고 막연히 동경하던 작가의 꿈을 향해 함께 발을 내딛게도 된다. 인간은 결코 혼자서 살 수 없는 존재라서 한자의 사람人 자도 서로 기대어 있는 상형 문자가 아니던가.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공포로 인해 인류는 사상 처음으로 혼자이기를 강요받는 상황에 부닥쳐졌다. 이 책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두 이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 어떻게 연대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