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 사라진 소녀들 블랙홀 청소년 문고 13
플러 페리스 지음, 김지선 옮김 / 블랙홀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N번방 사건과 맞물려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물론 이 책 리스크에서 다루고 있는 그루밍 범죄는 N번방 사건과는 결이 다르다고 해도 미성년자를 유인해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본다. 세상 물정 모르거나 미성숙한 순진한 아이들을 상대로 한 범죄라서 안타까움이 크다. 아동 청소년을 상대로 한 범죄가 나날이 잔혹해지는 요즘 간접체험으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데 문학작품만 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리스크의 출간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언젠가 아동 청소년 문학 평론가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지난 세대는 자녀들이 탈선에 빠질까 봐 주로 놀러 스케이트 장이나 나이트, 피시방, 콜라텍 같은 외부를 돌며 단속하기에 바빴다. 소위 문제아들이 가는 장소가 뻔했다면 요즘 아이들은 자기 방에 얌전히 앉아서 네트워크를 타고 위험한 외출을 시도한다. 아이가 위험에 빠진 그 순간에도 부모는 자녀와 함께 있다고 착각할 수 있는 시대다. 아날로그적 사고에 한 다리 걸친 부모 세대가 디지털 이주민에 불과하다면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원주민격이라는 거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범죄자들은 네트워크를 타고 불특정 다수에게 마수를 뻗친다. 이 책의 본문에서 언급된 “그게…나였을 수도 있었어.”라는 말은 비단 피해자한테만 국한되지 않고 가해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현실이다.

이 책은 친구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는 주인공 타일러와 제보자들을 통해 또 다른 피해자를 막고자 하는 연대의식이 얼마나 값지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범죄자들의 손쉬운 접근방식이었던 디지털 네트워크가 아이들의 의지로 전복되는 과정을 보면서 디지털 원주민들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끝내 슬픔을 희망으로 바꾼 어린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