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으면 좋겠어? -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동화집 햇살어린이 52
임어진 외 지음, 김주리 그림 / 현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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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선천적으로 붉은빛이 도는 갈색 머리칼을 가진 나는

자라면서 늘 타인의 시선과 오해에 시달렸다.

가장 많이 받은 것이 혼혈이라는 오해였다.

사람들이 아이노코니 튀기니 하며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릴 때면 억울하기는 했지만, 상처가 되지는 않았다.

실제로 난 혼혈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혼혈이든 아니든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돌이켜 보면 호기심 어린 시선 때문에 귀찮았을 뿐

차별을 받았다던가 설움을 당했던 기억이 없다.

적어도 내 기억엔 아이들과 어울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이 책에는 다양한 형태의 혐오가 등장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

편견과 차별, 오해에서 비롯된 거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고

편견 없이 대한다면 굳이 공감 능력까지 발휘하지 않아도

적어도 상대에게 상처 주는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읽는 내내 처음엔 비록 호기심 어린 눈빛을 감추지 못했어도

곧 나와 거리낌 없이 뛰어놀곤 하던 내 유년의 친구들이 떠올랐다.

놀다 보면 그랬다. 머리 색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나도 아이들도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 같다.

그랬던 아이들이 요즘 왜 혐오적 요소에 민감해졌을까?

조금은 뜬금없이 아주 오래전 읽은 작품이 떠올랐다. 

이문열의 ‘雅歌' 라는 작품에서 다룬 사회적 변화에서

어렴풋이나마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씁쓸한 현실에도 아이들이 가진 힘을 믿게 한다.

놀다 보면 그 어떤 것도 중요할 게 없는 천진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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