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기까지 서양에서 소리 내어 읽지 않는 묵독은 드문 일이었다. 동서(西)를 막론하고 독서는 기본적으로 소리 내어 읽는 낭독이었다. 전통사회의 텍스트 대다수는 낭독을 전제로 한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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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아하여 잔뜩 쌓아놓기는 해도 좀처럼 읽지는 않 - P30

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조롱 받아야 할까? 아니다. 그런사람도 책 표지만은 읽지 않겠는가. 표지에 실린 제목과 저자, 출판사 정보만 접하더라도, 표지 디자인과 장정(裝幀)을감상만 하더라도 그 사람은 충분히 독서인이다. 독서 가운데 뜻밖에 보람과 유익이 큰 독서는 바로 표지 독서‘다.
- P31

젊은이들은 어리숙할 뿐, 어리석은 것이 아니다. 어리석음은 연장자의 몫이다. 노년의 가장 큰 어리석음은 젊은이들이 어리석다고 여기는 어리석음이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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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그가 죽이고 싶었던 것은 그 자신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도 나의 행복, 나의 예술, 나의 사랑이었던 게 분명하다. 그가 되살아날 수 없는 것처럼 나도 회복하지 못했으면 하는 집요한 의지의 실행이었다.

"할머니는 할머니의 싸움을 했어. 효율적이지 못했고 이기지 못했을지 몰라도. 어찌되었든 사람은 시대가 보여주는 데까지만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할머니는 시대 너머를 보는 사람이었어."
"그건 그랬지만, 우리 나이에는 그냥 우리 나이의 여자였을 거야. 아니다, 우리보다 더 어렸네.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시선이 쓴 대로 ‘어떤 자살은 가해’였고, 그 가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원망해버렸는지도. 화수에게 시선은 어른 그 자체였고, 그 어른이 무겁고 더러운 사슬 같은 것을 앞에서 끊어줘서 화수에게까지 오지 않도록 해줬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여겼던 듯했다.

언제까지고 딸, 손녀, 보호의 대상일 수는 없었다. 어떻게 하면 어른으로 살 수 있지? 이미 어른이지만 제대로 된 어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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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은 참다운 혁명이란 자리 빼앗기나 하위계급이 주인으로 올라서는 것에 있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 같은 혁명은 아Q식 혁명, 노예식 혁명이라는 지적이다. 주인만 대체했을 뿐 예전의 주인/노예라는 지배관계가 철폐된 것도 아니고, 사람들의의식은 여전히 낡은 사고와 낡은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다는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 P125

혁명이란 단순히 정치적, 경제적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사상과 가치관, 습관과 풍속, 인간관계 등 문명론적 차원에서도 이루어지는 보다 궁극적인 변혁이어야 한다는 것, 그러한 지향과 전망이 결여된 혁명이란 한낱 권력 빼앗기에 불과하고 어둠을 재생산하는 순환기제에 불과하다는 것, 그것이 루쉰이 당시 생각했던 참다운 혁명이다. 그 혁명 과정에서 지배주체는 물론이고 아Q와 같은 저항주체, 하위주체 역시 철저한 해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보자면 루쉰이 상정했던 혁명이란 당시 중국의 다른 혁명 프로그램보다 훨씬 근본적이고 지난한 것이었다.
루쉰의 문학이 아Q정전처럼 촌치의 낭만적 허위도 허락하지 않는 도저한 어둠으로 일관하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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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깼을 때는 오후 세시였다. 긴 시간 먹은 게 없어서 어지러웠다. 여기까지 와서 요리를 하지는 않을 거라는 모친의 선언은 진심이었던 듯 냉장고에는 물과 주스와 맥주 외에는 든 게 없었다. 집

경아는 오래전에 식어버린 커피와, 오래전에 끝난 대화를 하와이에서 곱씹었다. 만약에 경아가 완벽한 코나 원두를 사서 엄마가 좋아하던 묵직한 미국식 머그에 내려 제사상에 올리면 죽고 없는 사람이라도 웃을 것이다. 그것은 두 사람만의 유머였으니까. 엄마, 그때 말했던 그 코나 원두야, 하고 죽고 없는 사람을 웃게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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