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그가 죽이고 싶었던 것은 그 자신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도 나의 행복, 나의 예술, 나의 사랑이었던 게 분명하다. 그가 되살아날 수 없는 것처럼 나도 회복하지 못했으면 하는 집요한 의지의 실행이었다.
"할머니는 할머니의 싸움을 했어. 효율적이지 못했고 이기지 못했을지 몰라도. 어찌되었든 사람은 시대가 보여주는 데까지만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할머니는 시대 너머를 보는 사람이었어." "그건 그랬지만, 우리 나이에는 그냥 우리 나이의 여자였을 거야. 아니다, 우리보다 더 어렸네.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시선이 쓴 대로 ‘어떤 자살은 가해’였고, 그 가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원망해버렸는지도. 화수에게 시선은 어른 그 자체였고, 그 어른이 무겁고 더러운 사슬 같은 것을 앞에서 끊어줘서 화수에게까지 오지 않도록 해줬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여겼던 듯했다.
언제까지고 딸, 손녀, 보호의 대상일 수는 없었다. 어떻게 하면 어른으로 살 수 있지? 이미 어른이지만 제대로 된 어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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