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로 깼을 때는 오후 세시였다. 긴 시간 먹은 게 없어서 어지러웠다. 여기까지 와서 요리를 하지는 않을 거라는 모친의 선언은 진심이었던 듯 냉장고에는 물과 주스와 맥주 외에는 든 게 없었다. 집
경아는 오래전에 식어버린 커피와, 오래전에 끝난 대화를 하와이에서 곱씹었다. 만약에 경아가 완벽한 코나 원두를 사서 엄마가 좋아하던 묵직한 미국식 머그에 내려 제사상에 올리면 죽고 없는 사람이라도 웃을 것이다. 그것은 두 사람만의 유머였으니까. 엄마, 그때 말했던 그 코나 원두야, 하고 죽고 없는 사람을 웃게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