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은 참다운 혁명이란 자리 빼앗기나 하위계급이 주인으로 올라서는 것에 있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 같은 혁명은 아Q식 혁명, 노예식 혁명이라는 지적이다. 주인만 대체했을 뿐 예전의 주인/노예라는 지배관계가 철폐된 것도 아니고, 사람들의의식은 여전히 낡은 사고와 낡은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다는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 P125

혁명이란 단순히 정치적, 경제적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사상과 가치관, 습관과 풍속, 인간관계 등 문명론적 차원에서도 이루어지는 보다 궁극적인 변혁이어야 한다는 것, 그러한 지향과 전망이 결여된 혁명이란 한낱 권력 빼앗기에 불과하고 어둠을 재생산하는 순환기제에 불과하다는 것, 그것이 루쉰이 당시 생각했던 참다운 혁명이다. 그 혁명 과정에서 지배주체는 물론이고 아Q와 같은 저항주체, 하위주체 역시 철저한 해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보자면 루쉰이 상정했던 혁명이란 당시 중국의 다른 혁명 프로그램보다 훨씬 근본적이고 지난한 것이었다.
루쉰의 문학이 아Q정전처럼 촌치의 낭만적 허위도 허락하지 않는 도저한 어둠으로 일관하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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