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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사람들 - 길에서 만난 세상 두 번째 이야기
박영희 지음 / 우리교육 / 2009년 12월
평점 :
'보이지 않는 사람들', 책을 덮고 나서야 이 제목이 얼마나 아픈 말인지를 알게 되었다. 우리가 보지 못하고 보아도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 함께 세상을 살지만 손 내밀어주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프게 다가왔다.
책은 단숨에 읽혔다. 가끔씩 가슴이 답답하여 한숨도 내쉬어야 했고 가끔씩은 눈물도 글썽거리게 되었으나, 그럼에도 금세 읽어버렸다. 그리고 책을 놓을 때는, 책을 빨리 읽어버린 것마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이 책장을 이렇게 가볍게 넘겨도 되었을까...
올해 6학년을 가르치면서 사회 시간에 아이들과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에 대하여 공부했다. 왠지 다른 수업보다 할 이야기가 많았고 아이들이 더 많이 느끼게 해 주고 싶어 주어진 시간보다 두 세배쯤 더 들여 수업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만들어진 여러 가지 자료도 살펴보고 토의도 하고, 역할극도 해 보았다. 인권을 지키기 위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우리가 배려해야 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눈을 반짝이던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이 났다. 그런데...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친 것은 무엇이었을까? 책을 읽으며, 이 고단한 사람들을 만나며 부끄러웠다.
기본권이란, 그리고 인권이란,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하여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게 되는 권리라고, 아이들 앞에서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세상에서 '인권'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게 될까? 마음이 무거워진다.
하지만, 무거운 마음이 무너지지는 않는 것 또한 우리 아이들 덕이다. 개학한 뒤에 아이들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간추려 읽어줄 것이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포장마차에서 떡볶이 파는 아주머니의 모습을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매일 지나치던 경비아저씨께 음료수 하나 건넬 수 있지 않을까? 어리고 서툴지만 그 아이들에게서 또 배우고 힘을 얻게 될 것임을 믿는다. 우리 아이들 사는 세상이 더 많이 따뜻하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