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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철학 -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지바 마사야 지음, 박제이 옮김 / 책세상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공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할 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인이라면 나처럼 10여 년 이상을 을 꼬박 매달려야 했던 입시와 시험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학원강사로 일하고 있는 나도 공부가 즐겁지 않은데 하루종일 문제집을 들여다봐야 하는 아이들은 오죽할까, 하는 안타까운 감정도 느낄 것이다. 그런데 별 다를 바 없는 옆 나라 일본에서는 <공부의 철학>이라고 딱 써붙인 이 책에 열광하다니.
이 책을 읽다보면 공부를 '입시공부'에만 한정지었던 것이 민망해진다. 어릴 적. 아버지는 뙤약볕 아래 벼를 베시면서 내게 말씀하셨다. 세상 모든 것이 공부라고. 그러니 벼를 베고 일을 하는 것도 공부라고. 그 땐 잘 이해하지 못했던 그 말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듣게 된다. 아버지의 음성은 아니지만 이 책의 저자 지바 마사야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세상 모든 것이 공부다' 그리고 '공부는 동조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이다'
뉴스의 댓글에 쉽게 가치관을 정하고 다수의 여론에 휩쓸리고, 사회의 질서에 균열을 내는 사람들을 향해 '요즘 사람들은 왜 이렇게 불만이 많아'라고 중얼거려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 지바 마사야가 말한 '동조'에는 '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내 생각대로 살지 않은 사람, 내 가치관대로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한순간에 무언가를 깨닫기란 어려운 법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내가 얼마나 세상을 곧이곧대로 믿어왔는지, 회의하지 않고 순진하게 따르기만 했는지 부끄러워진다.
저자는 이렇게도 덧붙인다. 의심을 품고 세상을 바라보다보면 사람들의 비아냥이나 따가운 눈초리를 받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 또한 긍정적인 현상이다. 내가 다수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지조대로 살고 있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한 가지 더 흥미로웠던 것은 공부는 지식을 더 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삭제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역발상이었다. 즉 공부는 내가 몰랐던 것, 내가 잘못 생각해 왔던 것을 깨고 부수는 과정이다. 빈틈 없이 쌓인 지식이 아니라 비움으로써 지식을 넓히기 위한 과정.
"공부의 철학"은 인생이라는 거대한 시험 문제를 풀 수 있도록 거시적이고 본질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어른을 위한 공부법, 그게 바로 <공부의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