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나폴리 4부작 중 2부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를 읽었다.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긴 내용이, 주인공의 삶 만큼이나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래도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고, 계속 다음 장을 넘겨보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남편 스테파노와 잘못된 결혼생활을 시작한 릴라는 잘못 꿰어진 첫단추에 걸려 계속해서 삶을 암흑으로 이끌어간다. 그녀는 자신을 만지려는 남편에게 반항하고, 남편과 그 가족들을 비아냥거리고, 때론 무기력한 모습으로 주위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해보지만 이미 그렇게 혐오하던 "카라치 부인"의 식구가 된 이상 결코 그 집단을 벗어날 수 없었다. 

자신의 아름다운 육체가, 뛰어난 정신이, "카라치 부인"에 종속되어 여느 아줌마들처럼 여성성을 잃고, 남편이나 아이에 매달리는 것이 될까 봐 릴라는 두려워한다. 그래서 자신의 몸이지만 남의 몸처럼 낯설게 느낀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날카롭게 반항한다. 릴라는 자신의 결혼 사진을 아무렇게나 칠하고 찢어발긴다. 그렇게 해서 잘못된 결혼과 자아 상실에 대한 스트레스를 완벽한 예술로 승화 해 낸다. 

이후 니노와 불륜을 저지르는 것도, 그 사이에서만 자신이 진정한 릴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는 점에서 그녀가 가엾어 보였다.

한편 레누는 릴라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무의식에 사로잡혀 계속 열심히 공부를 하고 결국 어릴 때부터 꿈꿨던 소설을 쓰게 된다. 그 작품이 출판이 되고 독자간담회까지 열 정도로 인기를 얻자, 레누는 자신의 그 작품 모태가 릴라가 썼던 "푸른 요정"에서 시작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릴라는 레누에게 받은 그 푸른요정을 불길 속에 던져버린다. 정말 보잘 것 없는 소설이라고 하면서... 이 장면이 너무 슬프고 가슴이 아파서 한동안 다음 장을 넘길 수가 없었다.

정말 통통 튀고 반짝이는 그녀였는데 이제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아예 그 흔적조차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릴라는 아들 리누차를 교육시키고 자신보다 더 나은 개인으로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한다. 릴라는 아직 자신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왠지 결말을 보면 릴라에게도 해뜰 날이 올 것만 같다. 그 기술은 당대의 혁신적인 기술이 아닌가!
아들 리누차도 똑똑하고! 하지만 1편에서 봤듯이 릴라가 떠나버린다는 것은 기정사실이기 때문에 쉽게 결말이 예측이 되지 않는다.

3권을 빨리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