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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무레 요코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 2025년 1월
평점 :

우리 집에도 ‘사에코’와 동일한 인물이 하나 있다.
그는 바로 ‘나’ 자신이다.
무엇을 버리지 못하는 자.
그런데 그것도 이 책에서와 같이 동일하게 좋아하는 것도 똑같다.
우리 집에는 정말이지 “책”밖에 없는 것 같다.
이사를 할 때마다 아저씨들이 좋지 않은 소리들을 하신다.
짐이 없는 줄 알고 좋아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가장 힘들고 무거운 책만 잔뜩 있다고...
나도 어릴 적에는 책이 너무 좋아 생일 선물로 문화상품권이나 책을 받는 것이 좋았고, 성인이 되어서는 신간이 나오면 용돈을 모아 무조건 책을 사들였다. 그것이 결혼 후에도 다 집에 가지고 와 한 방을 가득 매웠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 집에 내 책이 반이요. 아이들 책이 반이다.
그렇게 지금도 우리 집에는 책이 자꾸만 쌓여간다.
그리고 우리 시어머님도 나와 같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자이다.
결혼하고 집에 갔을 때 온 집안이 여러 가지 다양한 물건들로 가득차 있었다.
어딘가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물건들이 정말 잔뜩 있었고, 요상하고, 신빡하고, 이건 정말 획기적이야!! 하는 것들도 있었다.
그리고 ‘이런 건 정말 어디서 구하신 거지..?’ 하는 것들도 있었다.
어머님은 어딘가에서 물건을 모으시는 게 취미이고 누가 주거나 하면 버리지 못하고 언젠가 쓰겠지, 쓸거야 하시면서 버리지 못하시는 분이셨다. 그것이 몇 십 년이 흐르신 것이다.
이렇 듯 우리는 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어떠한 결핍이 있어서일까?
아니면 정말 그것이 소중하고 좋아서일까?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일부를 읽으면서 잠시 생각에 빠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