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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가디언 ㅣ 책 읽는 샤미 42
이재문 지음, 무디 그림 / 이지북 / 2024년 12월
평점 :

#도서협찬 #마이가디언
은하와 다미의 관계를 보면서 나는 참 마음이 아팠다. 은하와 같은 일이 내 아이에게 일어나고 있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다미와 같은 성격을 더 좋아할 수도 있다. 누구나가 좋아할 만한 모든 것을 가진 아이. 그렇기에 사랑받는 것이 마땅한 아이. 하지만 그런 아이일지라도 어느 한 부분이 모나다면.. 그런데 그걸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른다면. 오로지 그런 이면적인 모습은 모두에게가 아닌 누군가를 향해서만 저격이 된다면 어떨까. 그러면 은하처럼 내성적이고 조용한 그리고 옳은 일이 무엇인지 아는 아이만 모난 아이가 되고, ‘넌 그러니까 네가 왕따를 당하는 거야!’가 된다. 참 사람의 잣대란 무엇을 향해 가고,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은하는 다미를 통해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고 느끼게 된다.
자신이 다미에게서 구원을 받았다는 잘못된 생각에 내가 원치 않는 일들을 하게 되는 것. 자신이 옳은 것 같은데 다미의 말 한마디면 무너져 자신의 뜻은 꺾고 다미가 원하는 대로만 하려는 것.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원하는 것을 알게 되지만 이는 모두가 다미가 싫어하는 것 일뿐. 정말 찝찝한 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시작은 정말 좋았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은하는 다미와의 관계를 잘 지켜나가기 위해 애를 썼고, 양보하고, 배려했다. 하지만 항상 다미를 거슬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으면 그 관계는 다시 멀어지고 떨떠름해졌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이면을 은하에게 보여준다. 은하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이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특히나 요즘은 옛날처럼 신체적으로, 보이는 곳에서 이런 일들이 행해지지 않는다. 그냥 조용히, 말로, 정신적으로 괴롭힌다. 증거 같은 거 찾기도 어렵다. 신체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당한 것이 없기에 어른들도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은하처럼 마음이 쓰리고, 심하면 정신이 피폐해지는 지경까지 갈 수 있다. 요즘 뉴스들만 봐도 왜 청소년들의 자살이 많아지겠는가. 아무리 봐도 그 아이는 왕따를 당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왜 그런 눈을 기르지 못하는 걸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되는 것을.
난 은하가 다니는 댄스 학원의 솜 쌤이 학교에서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용기 있는 사람. 우리 주변에도 그런 어른들이 정말 많았으면 좋겠다.
은하도 안다. 자신이 다미에게서 벗어나야만 한다는 것을. 하지만 그게 어떻게 쉽겠는가. 두렵겠지. 다시 예전처럼 혼자가 된다는 것에. 남들 눈에는 내가 이상해 보이고,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왕따처럼 보일 것이고, 분명 자신이 외로워질 것이라는 거 은하도 알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자신을 믿고 사랑해 주는 것 또한 자신이다. 그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중심에 서 있어야 할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휘둘리지도 말고, 나의 감정을 바로 알고 헤쳐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