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 마들렌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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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6월 서평 도서로 신청한 두 번째 책, 박서련 작가의 <나, 나, 마들렌>(2023)을 제공받았다. 오랜만에 한국 소설가의 소설집이라는 소개만 보고 단숨에 골랐다. 고민할 여지는 없었다.

박서련 소설가를 처음 알게 되었던 책은 <마르타의 일>이었다. 벌써 읽은 지 3년이나 되었던 책. 주로 장편소설로 접해온 작가의 단편소설은 역시나 새로웠다. 좀비, 트렌스젠더, 강박적 모성애, 자아분열 등등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박서련의 세계는 한 편 한 편 넘길 때마다 새로워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작품은 <나, 나, 마들렌>이었다. 표제작이자 표지의 이미지가 반영되어있는 작품. 자아분열이 정신적인 것을 넘어 실제로 몸이 둘로 나뉘는 상황이 충격이었다. 나, 마들렌이 나, 나, 마들렌이 되는 것.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로워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여러 장르의 다양한 인물을 만드는 박서련 작가의 작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싶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되 이전에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신선하고 재밌는 소설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으로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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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나만의 걸작을 만드는 컬러링북
데이비드 존스.데이지 실 지음, 경규림 옮김 / 씨네21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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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6월 서평 도서로 신청한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만의 걸작을 만드는 컬러링북>(2023)을 제공받았다. 이번 기회로 오랜만에 컬러링북을 소소하게나마 색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골랐던 책!


<알폰스 무하>, <구스타프 클림트>, <아서 래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르데코 패션> 총 다섯 권의 책 중에서 랜덤으로 제공되는 것이었는데, 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친근한 이미지의 컬러링북을 받아서 좋았다. 괜히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처음 컬러링북을 받아서 색칠을 시작하려고 했을때 약간 주저하게 되었다. 무슨 색으로 어떻게 칠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모든 걸 정석대로, 완벽하게 하려는 경향이 생기는 거 같다. 이렇게 가볍게 마음대로 색칠할 수 있는 컬러링북을 보고도 주저하는 걸 보면 말이다. 결국 몇 없는 색연필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색칠을 시작했는데… 결과물이 만족스러웠다. 색칠해놓으니 너무 예뻐서.

무엇보다 단편적인 삽화가 담겨 있어서 한 페이지씩 소소하게 부담없이 색칠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아쉬운 건 색연필이 24색… 이참에 색연필을 사야할까ㅋㅋㅋ)

일상을 보내면서 아무 생각 없이 무언가에 집중하고 싶을 때, 혹은 생각을 비우고 싶을 때, 무언가 하고 싶지만 복잡한 건 싫을 때 이렇게 친근한 동화 삽화가 들어간 컬러링북으로 하루의 빈틈 역시 조금씩 채워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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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제비 노란상상 그림책 100
구윤미.김민우 지음 / 노란상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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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에 시골집에 내려간 아이의 제비 관찰기

 

여름방학을 맞이해 왕할머니랑 할머니가 있는 시골집으로 내려간 아이는 심심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비가 오는 바람에 나가서 놀 수도 없는데 어디선가 제비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는 빨랫줄에 앉아있는 어미 제비를 보며 얼른 둥지로 돌아가라고 외치지만, 자식들 비행 훈련을 시켜주는 거라며 할머니가 일러준다. 그리고 새끼 제비들이 둥지 밖으로 날아가는데, 그중 한 마리가 머릴 지붕까지 날아가 버린다. 다시 돌아가지 못한 새끼 제비를 계속 지켜보는데, 새끼 제비는 몇 번의 시도 끝에 둥지로 들어가다가 아이의 머리 위에 똥을 싸버린다. 할머니는 제비 똥을 맞으면 뜻밖의 선물이 찾아온다고 말하고, 비가 그치고 아이의 엄마가 찾아온다.

 

둥지에만 있던 새끼 제비가 날아서 방황하다가 다시 어미가 있는 둥지로 무사히 들어간 것처럼 비 오는 시골집에서 꼼짝 못하고 있던 아이가 비가 그치고 시골집으로 내려온 엄마와 만나는 모습이 겹쳐 보여서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제비 똥을 맞으며 우스꽝스러운 상황과 더불어 뜻밖의 선물이 찾아올 거라는 말 이후로 엄마와 만나게 되는 결말이 훈훈해서 좋았다.

 

비 오는 여름날인 요즘과 딱 어울리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름 휴가 때 낯설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시골집에서 무료한 하루를 보내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어린 시절에 시골에 내려간 경험이 있다면 이 그림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때의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제비똥을 맞으면 운수가 좋단다.”

뜻밖의 선물이 찾아온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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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 - 바람이 없으면 비둘기는 더 자유로울까? 필로니모 8
알리스 브리에르아케 지음, 에밀리 바스트 그림, 박재연 옮김 / 노란상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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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니모 시리즈는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그림책으로, 여덟 편의 동물 우화와 함께 고대와 현대, 동서양을 아우르는 여덟 명의 철학자들이 발견한 삶의 지혜를 담아냈다. 처음에 책을 받아들었을 때 귀여운 크기의 그림책이라 그 자체로도 소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내용까지 의미 있어서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칸트>는 "바람이 없으면 비둘기는 더 자유로울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독일 철학자 칸트가 생각하는 '진정한 자유는 무엇인가'에 대하여 우리도 생각하게끔 만들어 주었다. 바람이 있어야 가능한 비둘기의 날갯짓을 보면서 어느 정도의 제한이 있어야 진정한 자유, 더 커다란 자유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칸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 대 쿵!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것도 없어야 '자유'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제한과 규칙으로 둘러싼 환경이기에 자유를 더 크게 느끼고 즐기고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 새로운 충격이었다.

순수한 질문과 철학자의 지혜가 더해져 아이들에게 생각의 길을 열어주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은 아이들이 필로니모 시리즈를 접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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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밝은 검정으로 - 타투로 새긴 삶의 빛과 그림자
류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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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5월 서평 도서로 신청한 책, 류한경 작가의 <가장 밝은 검정으로>(2023)를 제공받았다. 타투, 그것도 사진집이라는 소개만 봐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바로 고민없이 골랐다!

그리고 '타투'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이 궁금했다. 몸에 지워지지 않는 문장이나 그림을 새긴다는 게 쉽지 않을 텐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졌다.

책장을 넘겨보았을 때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 그들의 몸과 타투 하나하나 가까이 보여주면서 그들의 목소리까지 담겨있어서 더욱 힘있게 전달되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그리고 잡지와 같은 형식과 디자인까지 예뻐서 소장하고 싶은 책이었고, 사진과 인터뷰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가독성도 좋았다.

10명의 목소리가 다 너무 좋았지만, 가장 와닿았던 대목 몇몇을 가져오고자 한다.

"등에 새긴 심해어 '구터'가 가장 마음에 든다.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린 타투기도 하고 다른 타투에는 없는 의미가 구터에는 있어서. 잘 쓰지 못한 습작을 먹어치워준다는 이야기를 붙여주었다. 등에 있으니 막상 거울 없이 실제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지만, 물고기 한 마리가 내 곁에 있어서 든든하고 애정이 간다." (p12, 시인 김선오)

"사람은 극한의 고통 속에서 자신이 어떤 지향을 갖고 살아왔는지 잊기도 한다. 게다가 나는 조울증이 있어서 울증 삽화가 심하게 오면 모든 것을 부정해버린다. 그런 시기에 이 단어를 보면 희미한 삶의 의지가 생긴다. 삶과 죽음의 비밀이 적힌 커닝 페이퍼 같다. 나만 알아볼 수 있는 상징으로 피부를 채워서, 잊기 쉬운 것을 계속 확인하고 각성한다." (p125, 무당 홍칼리)

"어느 날 아침에 눈떴을 때 타투가 사라져 있다면 후련할 것 같다. 타투가 적절한지 아닌지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솔직히 후회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강하다. 어쩌면 내게 타투가 있는 상담사에 대한 편견이 있는지도 모른다. 세례명은 함께 새긴 친구는 탈색 머리에 타투가 있는 상담 사면 더 좋겠다고 했다. 개성 있는
상담사와 소통이 잘 될 것 같았나 보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p207, 상담심리사 임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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