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의 철학
마크 포스터 / 민음사 / 1994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원 제목은 <정보양식론(The Mode of Information)>이다.

원서가 1990년에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1994년에 번역되었으니 꽤나 발빠르게 번역된 셈인데, 꽤 잘 쓰여진 책이다.

아무래도 오래된 책이라 언급되는 사례들은 올드한 면이 있지만 사례들을 분석해 추출한 의미는 결코 올드하지 않다.


마르크스가 생산양식을 통해 사회구성체를 파악했다면, 오늘날 새롭게 출현한 현상들을 정보양식을 통해 보면 어떨까?

이 책에서 말하는 정보양식은 특정 사회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의 구조적 형태를 말하는 것으로, 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미디어에 초점을 맞춘다.

주체가 커뮤니케이션(언어)의 행위와 구조 속에서 구성된다는 구조주의적 논의의 연장선 상에서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이 구어를 매개(media)로 이루어지는가, 문자를 매개로 이루어지는가, 전자기기를 매개로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정보양식의 단계를 이루고, 각각의 정보양식을 조건으로 새로운 주체를 구성한다고 본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의 미덕은 총체화하는 관점을 버리고 정보양식 개념을 어디까지나 문제 탐색적인 가치를 가진 이론적 구성물로서만 다루려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1장에서 다니엘 벨의 탈산업사회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총체화하는 이론적 관점과 단절한다(그리고 행위모델에 기반한 기존의 사회이론들을 기각하고 언어적 메커니즘을 비판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언어모델 기반의 이론을 요청한다. 정보양식론은 이러한 요청 하에 등장한다). 각 정보양식의 단계들은 어디까지나 새롭게 등장하는 흐름들을 포착하기 위해 도입된다. 따라서 기존의 단계를 대체하는 진화론적 관점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새롭게 등장한 정보양식은 기존의 정보양식과 공존한다. 


저자는 특히 후기구조주의자들의 이론적 논의들을 소환하여 전자기기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정보양식을 해석하는 전략을 취하는데, 2~5장은 구체적으로 이를 구성하는 네 가지 새로운 '언어들'을 다룬다.

2장은 보드리야르의 논의를 가져와 '텔레비전 광고'를 해석하고, 3장은 푸코를 소환해 '데이터베이스'를, 4장은 데리다를 끌어들여 '전자 글쓰기'에 대해, 5장은 리오타르의 논의로 '컴퓨터 과학'을 다룬다.



차례

서장 사물없는 말

1장 탈산업사회의 개념: 벨과 수사학적 논리의 문제

2장 보드리야르와 텔레비전 광고: 경제의 언어

3장 푸코와 데이터베이스: 참여 감시

4장 데리다와 전자 글쓰기: 컴퓨터의 주체

5장 료타르와 컴퓨터과학: 포스트모던 정치의 가능성

해설-마크 포스터의 정보양식론에 대하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