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오이디푸스』 읽기 리좀 총서 9
이언 뷰캐넌 지음, 이규원.최승현 옮김 / 그린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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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좋은 편은 아님...


번역이 잘못된 부분들을 따로 정리해둔건 아니라 지금 바로 펼친 장에서 예를 들어 보자면, p.94에서 

"그때 수동적 종합은 감각작용을 받아들일 능력일 뿐만 아니라, 칸트가 생각했던 것처럼 감각을 가진 유기체를 구성하는 종합적 능력까지도 나타내는 것이다."

라고 번역된 부분은 

"그때 수동적 종합은 칸트가 생각했던 것처럼 단지 감각작용을 받아들일 능력일 뿐만 아니라 감각을 가진 유기체를 구성하는 종합적 능력까지도 나타내는 것이다."

(Passive synthesis, then, is not just a capacity to receive sensation, as Kant might have it, but implies a synthetic ability to constitute the sensate organism as well)

로 번역되어야 한다.

이외에도 이처럼 맥락만 잘 알고 따라가면 수식하는 부분이 어디에 붙어야 할지 뻔히 보이는 부분들에서 엉뚱한 곳에 가 붙는 경우가 많았다. 원서를 옆에 두고 읽다가 내용이 이상하다 싶으면 확인할 필요가 있음.


책 뒤쪽에 "더 읽어보기" 중에서 p.235에,

"터너Victor Turner: 들뢰즈와 가타리는 빅토르 터너의 유명한 『은뎀부 의사』Ndembu Doctor 중 10장 「상징의 숲」The Forest of Symbols이 정신분석의 가장 완벽한 사례라고 말한다. 이 덕분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간주된다."

여기선 "『상징의 숲』 중 10장 「은뎀부 의사」"가 되어야 맞다. 원문은

"Deleuze and Guattari suggest that Victor Turner's famous essay on the practice of a Ndembu Doctor (chapter 10 of The Forest of Symbols) is a perfect example of schizoanalysis." 

덕분에 터너의 저서 중 은뎀부 의사란 저서가 있는지 한참을 찾아보는 뻘짓을 했다. 책 제목인지 장 제목인지 헷갈렸다면 요즘엔 구글에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었을 텐데..


번역자가 2명이라서 그런지 "body without organs"는 때로는 '탈기관체', 때로는 '기관없는 신체"로 일관성없이 번역되어 있음.


결론적으로 번역자가 번역을 하고 전체적으로 한두번만 제대로 검토를 했어도 이런 문제들은 상당수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별점을 박하게 주었다. 


하지만 국내 출판시장 규모나 번역자에 대한 대우 등등을 생각하면 이런 책을 번역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하는 걸지도...



* 해당 책에 대해 『안티오이디푸스』와 『천 개의 고원』국역자가 부분부분 간단히 평한게 있어 참고할 만 하다.

http://armdown.net/index.php?mid=schizo&page=3&document_srl=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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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y1105 2020-12-07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뢰즈와 언어(그린비)처럼 심각하게 번역이 안좋은 가요.

가시광선 2020-12-08 00:34   좋아요 0 | URL
들뢰즈와 언어보다는 훨 나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원서대조는 필요할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