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지금 그대로 좋다
서미태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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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제목과 꽃 표지가 대놓고 주는 위로의 메시지, "당신, 그대로 좋다". 어떤 뚜렷한 순서나 흐름 없이 시, 에세이, 편지 등 다양한 장르의 글들이 예고 없이 등장한다. 일목요연하게 목차와 순서에 따라 논리적으로 진행되는 글이 아니라 툭툭 랜덤으로 던져주는 글들을 찬찬히 따라 읽어나가다 보면 지은이의 생각과 사연들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고개를 끄덕이며 읽다 보면 지은이가 내 나이쯤 되었을까, 이 정도의 인생을 보는 통찰력이면 어느 정도 나이가 있을텐데... 하고 있다가 너무나도(?) 젊은 나이에 까암짝 놀라고 말았다. ^^ 그래,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다 하여 반드시 남들보다 더 많이 보고 느끼는 것은 아니지.... 하며  자연스레 지은이의 본인 소개에 눈이 한 번 더 갔다.

각 장은 짧게는 반쪽만에도 끝나고 길게는 서너장 이어진다. 시는 시대로 에세이는 에세이대로 주는 울림이 다르다. 어느 쪽으로든 울림을 준다는 거...... ^^  살다 보면 굳어지는 생각들(그것이 포기로 인한 것이든 확신으로 인한 것이든)이 있기 마련인데 굳어진 생각들에 물을 뿌려 조금 부드럽게 만든 후 살짝 만져 다른 모양으로 예쁘게 변형시켜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파고들 틈이 없다고 여겨졌던 단단하고 메마른 틈에 기어코 비집고 들어가 꽃씨를 심고 나오는 자의 위로가 담긴 책이랄까? 😭

사랑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싶어 내심 감탄했던 시, "이런," 전혀 내가 좋아할 타입이 아닌데 어느 순간 보니 맘에 들어와 있는 사람이 있다. 깜짝 놀라며 부정도 해보고 그럴리 없다고 손사래도 쳐보지만 한 번 들어와 앉은 이 사람은 나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어찌할 수 없이, 저항할 수도 없이 사랑에 빠지고 마는 사랑이란 놈에 대해...이토록 간결하게 네 줄로 표현할 수 있다니 대단하다 싶어 책 귀퉁이를 살며시 접어두었다. ^^

위로와 격려를 전해주는 책들은 많이 나와있지만 적극적으로 별 거 아냐! 걱정하지마! 네가 최고야! 하며 으쌰으쌰 하는 위로가 아닌 슬며시 다가와 어깨 툭 치며 야, 너 네가 멋진 놈인 거 모르지? 너 진짜 좋은 사람이야... 하고 속삭여주는 듯한, 잔잔한 위로의 결을 느낄 수 있었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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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기획을 만나다
임영균 지음 / 소운서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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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직에 있을 때는 시키는 일만 잘해도 인정받지만  점점 연차가 차고 직위가 올라갈수록 그 사람의 커리어를 좌우 하는 것은 기획력이다. 생각만 기발해서도 안되고 문서의 달인이 되는 것만으로도 안된다. 자기만의 기발한 생각을 효과적으로 문서에 담아내어 상사를 설득시킬 수 있는 기획능력 (혹은 기획서 작성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가 온다. 개인적으로 요즘의 내가 그 기로에 서 있는 것 같아 (반면 내게 기획력은 부족한 것 같아) 이 책의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기획이란 무엇인가, 기획서란 무엇인가를 책으로라도 제대로 배워야겠단 생각에 서둘러 책을 펼쳤다. 


책은 크게 기획력, 구상력, 표현력이라는 세가지 파트에 책의 내용을 담아내었다. 모든 부분을 통틀어 내게 가장 확실하게 각인이 된 건 목적(why)이 기획의 시작이라는 부분이었다. 기획서 하나 써봐라.. 라고 상사에게 지시를 받았을 때 실무에만 익숙한 사람들은 what과 how에 집중해서 기획서를 작성하는 반면 선택받는 기획서를 쓰는 사람들은 지시(기획서)의 목적과 그것의 문제의식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럼 방향이 달라질 수 밖에 없고 오히려 지시보다 더 나은 (혹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안을 도출해낼 수도 있다는 점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직장은 여러 번 옮겼지만 한 업계에서 10년 넘게 일하다 보니 점점 실행능력보다 기획능력을 요구하는 경우를 마주하게 된다. 이미 있는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는 것에 만족해 하던 내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라거나 기획해 보라거나 하는 등의 지시가 참 버겁게 느껴졌는데 이 책을 통해 기획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 바뀌어야 함을 제대로 깨달았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문제 해결에 집중해 있었던 과거는 이제 내려놓고 조금은 보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답이 아니라 문제를 찾는 눈을 길러야 할 때가. 

책 속에는 여러가지 굉장히 실질적인 스킬과 정보가 가득한데 정말 기획서를 어떻게 써야 할 것인지가 한눈에 딱 들어오게 해 준다. 잘 기억해 둔다면 기똥찬 기획서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기획서가 길을 잃고 헤매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기획서 쓸 일이 많아질텐데 막힐 때마다 곁에 두고 펼쳐보게 될 것 같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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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서툴더라도 네 인생을 응원해 - 방황하지 않고 나만의 리듬으로 살아가기
자회독서회 엮음, 정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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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도 위로를 받는 책들이 있다. 감동 먼저 받고 글을 읽기 시작한다는 게 뭔가 뒤바뀐 것 같지만, 그래서 제목 보고 읽었다가 실망한 케이스도 적잖게 있지만, 이 책은 제목의 감동이 마지막 페이지를 읽는 순간까지 지속되었다. 

책의 처음과 끝에 명문장들이 서너개씩 배치되어 있다. 프롤로그 앞에 그리고 에필로그 뒤에. 책 내용 속에 녹여냈어도 되었을텐데 왜 이렇게 별개로 뺐을까 생각해 봤는데 뭔가 에피타이저와 디저트의 느낌으로 더 큰 임팩트를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전에 알지 못했던 굉장히 기발하고 참신한 것들은 아니지만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는데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명확하게 정리해주는 글들, 그리하여 삶에 적용해 보고 새로운 가치관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단 한 문장! 어떤 면에서는 챕터 하나보다 더 큰 여운이 남을 수도 있어 그저 지나가는 페이지로만은 볼 수 없었다. ^^

챕터마다 중요한 부분은 빨간 글씨로 크게 인쇄되어 있는데 눈에 확 들어와서 읽기 전이라면 그 부분이 어떤 내용일지 미리 가늠해보기도 하고 읽은 후라면 휘리릭 넘겨보다가 인상깊었던 내용을 다시 찾아보기 쉽다. 

싫어하는 것을 할 때 어른이 된다는 소주제 속에 속한 글인데 정말 더이상 숨거나 피하지 않고 (원치 않는 일이라 해도) 묵묵히 내 앞에 주어진 일을 할 때....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말이 무척 현실적으로 공감이 갔다. 여전히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고 싶다는 어린 나와 이 단계를 거치지 않고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음을 아는 어른인 내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싸우고 있지만 결국은 어른인 내가 어린 나를 품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바래본다. 부디 화해하고 사이좋게 앞으로 나아가기를. ^^

작가의 마지막 말. 어느 인생도 고통과 어려움이 비껴가지는 않는다. 그러한 것들을 다 겪고 넘어지고 쓰러질지라도 여전히 웃을 수 있는, 다시 한 번 웃어보일 수 있는 어른이 되어가기를 나 자신에게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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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
노구치 사토시 지음, 최화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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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말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더불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말을 적절하게 사용할 줄 몰라 마이너스 인생을 살고 있는지도 많이 목격하게 된다.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은 괜히 생겨난 말이 아닐 것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 또한 언어사용에 있어서는 만고의 진리 같은 말이다. 말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상대의 마음을 얻어내야 하는 경우라면 이 화술은 차라리 생존능력에 가깝다. 이 책에서는 많은 예를 비지니스 상에서 말을 바꿔 사용했을 때 얼마나 다른 반응을 불러오는지를 보여주는 데 할애했지만 비단 비지니스 선상에서만 생각할 게 아니라 친구 관계나 가족관계 등 삶의 가까운 관계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실례를 통해 상당히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상황을 소개하기 때문에 생활에서 누구나 한 번 적용해보기 쉬울 것 같다. 챕터별로 그리 길지 않은 분량과 단순명료한 내용으로 읽기에도 어렵지 않다. 그냥 앉아서 읽기에 술술 넘어가는 정도? 게다가 사전처럼 원하는 부분을 콕 집어서 읽어도 무방하다. ^^

이 책을 관통하는 요점은 내가 주인공이 되려하지 말고 상대방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화법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사물에 대한 얘기를 하더라도 결국 그 사물을 소유한, 또는 그 사물과 관련있는 상대방을 이야기의 주체로 앉혀놓아야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파트의 끝부분에는 핵심 문구들이 재등장하여 중요한 포인트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상대방이 스쳐지나가며 하는 이야기도 잘 기억했다가 다음에 만나 대화의 소재로 사용하면 화알짝 열린다는 이야기. ^^

자기가 빛나는 순간에도 그 빛을 오롯이 받아 혼자 빛나지 말고 주변과 그 공을 나누며 다른 사람들을 세워주라는 이야기.

말하는 사람은 많고 듣는 사람은 없는 시대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을 대화의 주인공으로 올려놓는 실력야말로 이 시대 진정한 화술의 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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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부터 지적이고 우아하게 - 품위 있는 삶을 위하여
신미경 지음 / 포르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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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10년 단위 주기마다 뭔가 해야 할 과업이 있는 것처럼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서른이 되었을 무렵에는 직장생활과 결혼이 그러했고 마흔이 되었을 때에는 건강과 가족이 그러하다. 거기다 삶의 반 정도를 살아왔기에 나머지 반을 (아니 어쩌면 그보다 적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살포시 하게 된다. 이렇게 '마흔'이라는 단어를 책 제목에서 직접적으로 만나면 저항할 수 없이 그 책을 집어들고 만다. 남들의 마흔은 어떤지 궁금해서.....  어느 자리에사건 치열하게 살았을 30대를 지나 40대에는 조금 더 세상을 여유있게 바라보고 교양과 우아함을 좀 탑재해볼까 싶어서... ^^


새로움과 도전보다는 익숙함과 버팀으로 점철되어가는 40대. 엄청난 단일 목표를 세워두고 죽자사자 달렸던 2~30대 때와는 달리 40대가 되면 뭐랄까.. 큰 욕심 안부리게 된다. 대신 잔잔한 관심을 직접 실행에 옮겨보게 된다. 10%, 20%를 수행하더라도 시작했다는 것에 스스로를 칭찬하고 60점, 70점을 맞아도 너그러이 스스로를 용서해 준다. 


개인적으로 이루지 못할 꿈은 애초부터 꾸질 않고 함 번 꾼 꿈은 전력질주해서 이루는 편인데 나이가 들면서 그런 꼬장꼬장함을 (?) 많이 내려놓게 되었다. 마냥 미루거나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달에 하기로 한 걸 이번 분기로 자체 기한연장을 해준다거나 100을 달성하기로 한 걸 70으로 기준을 낮춘다거나 하는 식이다. 삶에 치여 뭔가를 좋아하는 것 자체가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40대, 그러한 감정이나 생각이 든다는 것 자체를 감사히 여기고 그 변화를 알아채고 놓치지 않는다면.... 어떤 모습으로든 처음과 다른 무언가가 만들어질 것이다. 완성품이 아니라도 그것을 붙잡아둠으로 인해 얻는 일종의 선물 같은 거랄까? 


강한 끌림이든 소소한 끌림이든 결국 흐지부지해지는 끝이 오기 마련이다. 한 때 열렬히 어느 가수의 팬이었다가 이제는 생각도 잘 안날 정도로 식어버린 경험이 많이들 있을 것이다. 한 때 열심히 외국어를 배우고 자격증을 따며 전문가가 될 것처럼 노력했지만 단어 하나 기술 하나도 더는 생각나지 않는다거나 말이다.  사랑이 변한다며, 마음이 변한다며 서러워하거나 서글플 일이 아닌 것은 추억이 되어 생각날 때마다 힘이 되기 때문이며 결코 그 시간과 지식들이 허사로 돌아가지 않고 삶에 보이게 또 안보이게 경험으로 들어차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애매해질 수 있는 나이 40대. 이제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낯선 것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해 보며(젊음의 패기와는 또 다른 의미로. ^^) 좋아하는 것들은 주변에 널려있는 지식 플랫폼의 힘을 빌어 직접 해보며 끊임없이 자신을 확장시켜가는 것, 이것이 마흔의 도전이자 품격이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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